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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건설현장 중대사고 평일의 1.4배...“이제 일요일엔 좀 쉬자!”

[죽음의 일요 건설현장 ②] 김교흥 의원 “일요일 공사기간으로 산정 못하게 해서, 휴무제 확대할 것”

최근 대구 지역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결혼을 앞두고 있던 서른 살 청년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사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일요일에도 출근해 일하다가 발생한 사고였다. 같은 날 경기도 포천 증축공사 현장에서도 한 건설노동자가 건설자재에 깔려 숨졌다. 지난 4월 4일에도, 지난 3월 1일에도, 지난해 12월 20일에도 노동자가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모두 법정공휴일에 발생한 사고였다. 모두 건설 현장 일요일 휴무제가 시행된 이후 발생한 사고였다. ‘일요일 휴무제’가 시행된 이후에도, 그들은 왜 쉬지 않고 일요일 건설 현장으로 나가야만 했을까.

- [죽음의 일요 건설현장 ①] 결혼 준비하던 서른살 청년이 일요일 공사장서 사망사고 당한 이유
- [죽음의 일요 건설현장 ②] 주말 건설현장 중대사고 평일의 1.4배...“이제 일요일엔 좀 쉬자!”

서울건설기능학교 실습 공간 둘러보는 진성준 의원ⓒ민중의소리

건설 현장 산재사고를 줄이기 위해 일요일 휴무제를 공공에서 민간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3일 서울 건설기능학교에서 열린 청년 건설노동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제 (모든 건설 현장에서) 일요일에는 공사를 안 하게 될 것”이라며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일요일 휴무제 확대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신설된 건설기술 진흥법 제65조의2(일요일 건설공사 시행의 제한)에 따라 12월 13일부터 공공 건설 현장 일요일 휴무제가 시행됐다. 누적된 피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일주일 중 일요일만큼은 쉬어야만 산재사망사고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제도다. 하지만 공공보다 더 촉박하게 공사가 이루어지는 민간에는 적용되지 않으면서, 일요일 건설 현장 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지금은 공공이 발주한 건설 현장에서만 일요일 공사 일수를 산정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민간에도 이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그럼 안전도도 높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발주자가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부터 일요일은 공사기간에서 제외시켜 공사기간을 좀 더 여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하여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설기술 진흥법 제65조의2 일요일 건설공사 시행의 제한ⓒ국가법령정보센터

일요일 산재사고 당한 건설노동자들

지난 4월 18일, 결혼을 앞두고 청년 김시우(가명·30) 씨가 건설 현장에 나갔다가 안타까운 산재사망사고를 당한 것도 일요일이었다.

일요일이다 보니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일하는지 관리·감독해야 할 관리자는 일부만 출근한 상태였고, 기존에 설치된 크레인을 운전하는 기사는 쉬는 날이라서 ‘이동식 크레인’을 새로 불러 위험작업을 해야만 했으며, 시우 씨를 비롯해 이날 투입된 노동자들의 피로도 누적된 상태였다. 촉박한 공사 기간 때문에, 안전이 등한시되기 쉽고 변수까지 있는 일요일 작업이 강행되면서 산재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모두가 쉬는 일요일 건설 현장에 나갔다가 산재사망사고를 겪은 노동자는 시우 씨만이 아니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15분경에도 포천 증축공사 현장에서도 H빔 자재 인양 작업 중 H빔이 떨어지면서 그 밑에 있던 건설노동자가 깔려 숨졌다. 앞서 4월 4일 일요일에도 광주의 한 한옥주택 개조공사 현장에서도 철공빔 보강작업 중 지붕이 무너져 내리면서 건설노동자가 숨졌다. 지난해 12월 20일 일요일 경기도 평택시 소재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선·후 공정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건설자재가 추락하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

모두 공공 건설 현장 일요일 휴무제가 시행된 이후 민간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실제로 평일보다 주말에 더 많은 중대건설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건설 현장 작업 참여 비율을 고려했을 때 주말이 평일보다 중대건설사고가 1.2~1.4배 더 발생한다. 지난달 29일 국토교통부 담당 사무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말과 주중에 투입되는 인력 및 사망사고 발생 건수를 따졌을 때 주말에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비율이 (최대) 1.4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공공 건설 현장에 한정된 ‘일요일 휴무제’를 민간에도 전면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4월 18일 일요일 대구 달서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김시우(가명, 30) 씨가 숨졌다.ⓒ건설노조 관계자 제공
지난해 12월 20일 일요일 경기도 평택시 소재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선·후 공정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건설자재가 추락하면서 3명이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쳤다.ⓒ안전관리공단 조사자료

“일요일 건설 현장 위험하다” 인식 팽배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노동자들 사이에서도 평일보다 일요일 공사가 위험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강한수 민주노총 건설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은 “일요일 건설 현장의 경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다음 공정 때문에 작업이 급한 일부 팀만 일요일에 나와서 일하기 때문에, 평일보다 출근하는 인원도 훨씬 적다”라며 “주말에 몇몇만 나와서 일하다 보면, (당직으로) 현장 지키려고 나온 관리자도 그렇고, 얼마나 안전관리에 신경 쓰겠나. 느슨할 수밖에 없다. 작업하는 노동자도 긴장이 풀릴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10년 이상 세종·대전 지역에서 건설 일을 해온 김 모(40대 중반) 씨는 “일요일에는 아무래도 현장 관리자들의 일부가 휴무이고, 노무자들은 평일과 주말 연속근로로 피로가 누적되고, 주의력 및 안전의식이 약화되기 마련”이라며, 실제 사고도 주말이나 공휴일에 많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은 건설 현장을 관리·감독하는 관리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경기도 지역에서 건설 현장 감리 일을 하는 지 모(34) 씨는 “요즘은 원·하청 관리자도 안전사고 문제 때문에 주말에 일은 되도록 피하고 싶어 한다”라고 말했다.

2005년 12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현장에 대한 일요휴무제 시범실시의 영향 분석 및 합리적 시행 방안’ 보고서에서도, 일요일 휴무제를 시행했을 때 긍정적 영향과 관련해 심층면담조사에 참여한 건설 현장 감리 담당자들은 “안전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라고 답했다. 또 조사에 참여한 건설 현장 노동자들도 ‘산재 감소’ 등의 효과를 확신했다.

일요일 건설 현장이 위험하다는 업계의 공통된 인식은 노·사 공동선언문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16일 건설노조와 전문건설업계는 ‘올바른 건설산업구조 정착과 노사 상생을 위한 건설노동자 전문건설업계 공동선언’을 통해 “일요일 현장 셧다운(Shutdown)” 등을 약속했다.

“일요일에 쉬어서 불만인 건설노동자도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김 씨는 “현장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대부분은 일주일 중 하루는 정기적으로 쉬고 싶어 한다”라고 반박했다. 강한수 토목건축분과위원장도 “예전에는 임금이 적어서, 비가 많이 와서 일요일에라도 일해서 벌어야지 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요즘은 웬만하면 일요일에는 쉬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올바른 건설산업구조 정착과 노사 상생을 위한 건설노동자 전문건설업계 공동선언ⓒ민주노총 건설노조 제공

“공공 한정 휴무제도 안 지켜져”
국토부 관계자 “제도 안착화 중”

하지만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공공 건설 현장에 한하여 시행된 ‘일요일 휴무제’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는 지적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서 나온다.

세종·대전 지역 건설노동자 김 씨는 “법에서 예외 사항을 너무 폭넓게 정하는 바람에, 이를 악용해 조삼모사 편법으로 일요일 공사를 강행하는 공공 건설 현장이 꽤 있다”라고 말했다.

건설기술 진행법 시행령 제103조의2에서 날씨·감염병 등 환경·조건에 따라 작업 일수가 부족한 경우, 공법·공사의 특성상 연속적인 시공이 필요한 경우 등에는 공공 건설 현장이라고 하더라도 공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예외 조항을 확대 적용해 일요일 공사를 강행하는 관급 공사가 꽤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 담당 사무관은 “이미 진행되는 공사도 있고 해서, 제도 시행 후 20주 동안 현장에서 혼란이 많았다”라며 “이제 좀 일요일 휴무제가 현장에 알려지고 관련 민원전화도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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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