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보수적인 외교정책, 군산복합체와의 결탁 때문이다

편집자주:바이든 취임 100일이 지났다. 그간 바이든은 약 210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국내정책에서는 나름 진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중국이나 북한,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매파 같은 강경 발언이 조금은 의아할 수 있다. 군산복합체와 미국 정부의 관계를 알면 이를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트루스아웃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Military-Industrial Complex Exerts Powerful Influence on Biden’s Foreign Policy

2021년 2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국방부 직원들에게 말하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지켜보고 있다. 바이든이 취임 후 처음으로 책정한 국방-안보비는 트럼프의 마지막 국방-안보비보다 1.7% 증가한 7,530억 달러다.ⓒ사진=뉴시스/AP

바이든 정권의 초기 국내정책은 나름 진보적이다. 그런데 바이든의 외교정책은 그야말로 보수적이다. 얼핏 보면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군산복합체가 미국의 외교정책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알면 이 모순을 이해할 수 있다. 

바이든은 오바마 정권에서 일했던 외교 전문가들을 많이 등용했다. 변화를 싫어하는 민주당의 구세대들 말이다. 이들은 군산복합체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었고, 그 관계가 변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일례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보자. 블링컨은 클린턴 정권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참모, 오바마 정권에서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 그리고 국무차관을 역임했다. 그는 이라크 침공도 적극 지지한 민주당의 대표적인 대중국 및 대북한 강경파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블링컨은 트럼프 정권 때 미셀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과 함께 컨설팅 회사 ‘웨스트이그젝’을 공동 창업해 대형 군수업체들과 손잡고 일했다. (플러노이는 미 정보-군사 당국과의 밀접한 관계로 유명한 컨설팅 회사 ‘부즈알렌해밀턴’의 이사로도 있었다. 군산복합체와의 관계 때문에 플러노이는 가장 강력한 바이든 정권의 초대 국방장관 후보였으나 결국 선택받지 못했다.) 웨스트이그젝에는 애브릴 헤인스 CIA 국장도 한 때 일했다. 바이든 정권의 외교라인에서 이런 예는 너무 많다.

바이든 자신의 첫 국방장관으로 초강경파 플러노이를 지명하고 싶어했다. 하지만 진보 인사들과 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힌 바이든은 국방장관 지명을 늦추다가 결국 로이드 오스틴을 발탁했다. 사진은 2010년 미셸 플러노이 당시 미국 국방부 차관이 존 팩스턴 해병 부사령관과 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사진=인터넷 캡쳐

미국의 외교라인이 군산복합체와 얽혀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해충돌 때문이다. 미 연방 정부와 다른 국가들과의 방산 계약으로 먹고 사는 군산복합체는 자동차나 전자제품, 의약품 등 일반 민간 제조업체와는 완전히 다른 경제적 조건에서 운영된다. 일반적인 민간 제조업체는 국내 및 국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들이 제조하는 제품은 효과적일수록, 인건비는 낮을수록 좋다. 그들은 외국의 적도, 외국과의 전쟁도 필요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산비를 낮춰줄 외국 제조업체와 매출을 늘리기 위한 외국 시장이다.  

군수업체들의 시장은 매우 다르다. 핵심적인 무기제품의 대부분은 미국 정부에게 팔리며, 외국 정부에게 제품을 판매할 땐 미 국무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새로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같이 점점 비싸지는 현대 핵무기 대부분의 경우, 미국 정부가 유일한 구매자다.    

국민의 돈을 엄청나게 비싼 무기에 쓰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군수업체들은 위협적인 외국의 ‘적’을 필요로 한다. 그게 러시아든, 중국이든, 이란이나 북한이든 상관없다. 어떤 나라든 미국에게 당장의 위협이 되기 때문에 더 많은 무기를 사야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더 많은 국민의 세금을 미 국방부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911 테러 이후 한동안 국방부 지출은 ‘테러와의 전쟁’으로 정당화됐다. 하지만 1,00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ICBM 체계 같이 엄청나게 비싼 신형 핵무기의 구매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테러리스트’로 약하다. 그래서 군산복합체가 미국이 사방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옛날 냉전 시절의 선전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이 그림은 미국 의회와 국방부 및 군수업체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의원들이 국방부에 예산을, 국방부는 군수업체에게 방산 계약을, 군수업체는 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준다.ⓒ그림=인터넷 캡쳐

핵무기 제조업체가 수익 창출을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다. 미 하원의 에너지-상업위원회와 상원의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를 자기편으로 만들어 무기에 계속 돈을 쓰게 하면 된다.  

미국의회예산처에 따르면 국방부 예산의 1/3, 그러니까 약 2400억 달러가 새 무기체계를 구입하고, 있는 무기체계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무기체계의 연구, 개발, 시험 및 평가하는 데 쓰인다. 여기에 핵무기에 매년 쓰이는 200억 달러의 미 에너지부 예산을 더하면, 국방수권법에 따른 예산과 에너지부 예산을 합친 7,600억 달러 중 2,640억 달러가 무기 개발과 제조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년 간 군수업체들은 한해 평균 1억 2,700만 달러를 (블링컨이 만들었던 '컨설팅' 회사 등을 통해) 의회로비에 쏟아부었고, 지난 두 선거에서는 한 선거당 평균 2,500만 달러를  후원금으로 중앙 후보들에게 주었다. (군수업체들의 로비과정이 궁금하면 '한반도의 선택'에 실린 윌리엄 하퉁의 논문, '미사일 방어를 위한 마케팅'을 참조하라). 

그렇다면 평화 단체들이나 관련 조직들은 로비에 얼마나 쓸까? 온라인으로 공개된 6대 평화 단체와 자매 기관들의  정보를 종합해 보니 군사비 축소와 평화협정을 지지하기 위해 쓰이는 돈은 연간 25만 달러, 선거 후보들에게 준 후원금은 전혀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로비나 후보 지지 운동을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자원봉사자들이 무임금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쉽게 말해, 지난 두 선거를 거치면서 군산복합체가 평화단체들에 비해 로비 자금과 정치후원금을 760배 쓴 것이다.   

군수업체들의 수익은 보장된다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방산 계약은 독점이다. 의회에서 방산 계약이 외국 입찰자에게 아웃소싱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수업체들의 '제품'은 그 작동여부에 관계 없이 수익성이 보장된다. 쉐보레 자동차가 출발을 제대로 못하거나, 브레이크 오작동이 자주 일어나고, 뒤집어지는 일이 잦다면 쉐보레 자동차의 판매량이 곤두박질칠 것이다. 하지만 군수업체들의 제품들은 그렇지 않다. 세계 역사상 가장 비싼 무기체계인 F-35 전투기가 그렇게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이 수정되거나 취소되지 않는다. 공군은 더 많은 F-35를 사들이고, 오작동을 고치기 위해 추가로 돈을 쓴다. F-35가 생산되는 45개 주의 의원들이 로비를 받고 그 예산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그렇게 하는 데에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의원들이 은퇴 후 이 군수업체에서 일하면서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감시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8년에 대부분 국방부, 군과 의회에서 일했던 전직 고위 공무원 약 645명이 20대 군수업체에서 일했다고 한다. 군수업체의 수익이 이런 식으로 보장되는 것이다. 경쟁이 주도하는 민간 시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1981년에 설립된 독립기관 정부감시 프로젝트에 따르면, 2018년에 미 국방부와 방산 계약을 맺은 대형 군수업체에서 일하는 전직 고위 공무원은 645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거의 90%가 군수업체를 위해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로비하는 역할을 했다. 위의 그래프는 그들이 어떤 일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하늘색이 로비, 파란색이 임원, 연두색이 이사나 이사장을 나타낸다.ⓒ그래프=정부감시 프로젝트

현재 추진 중인 무기체계 중에서 가장 위험하고 비싼 것은 향후 25년간 진행될 '3대 핵전력(nuclear triad,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전략핵잠수함, 장거리 폭격기)'의 성능 개량 계획이다. 미국에는 이미 수천 개의 핵탄두가  잠수함과 전투기에 장착돼 있고, 저장고에서 대기 중이다. 미국에서 정말 필요없는 게 있다면, 그건 점점 더 많은 핵무기다. 

그러나 미국의 핵무기 증강은 진행 중이다. 미국에는 현재 375개의 보잉 AGM-86B가 있다. AGM-86B는 장거리 공격 스탠드 오프 병기(LRSO)로, 공군이 쓰는 공대지 순항미사일이다. 2020년 4월, 미 국방부는 이를 대체할 새로운 LRSO개발-제조 계약을 미국 레이시온과 체결했다. 첫 구매계약의 액수가 정해지기도 전에 말이다. (바이든의 국방장관 로이드 오스틴은 임명 직전 4년간 레이시온의 이사로 활동하며 약 140만 달러의 급여를 받았다). 공군은 2022년까지 LRSO에 27억 달러를 쓸 계획이다.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이 미사일 생산에 1기당 1000만 달러, 1000기에 100억 달러가 들어간다고 한다.      

차세대 핵무기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오히려 약화할 것이다

LSRO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높인다. LSRO는 B-52 폭격기에서 발사됐다가 몇년 안에 차세대 B-21 스텔스폭격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B-52는 루이지애나와 노스다코타 주에 있고, B-21은 텍사스, 사우스다코타, 미주리 주에 배치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동이나 중앙 아시아에서 미션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두 비행기 모두 인도양의 영국령 디에고가르시아 섬에 위치한 미군기지에 배치된다. 거기에서 이 폭격기들이 목표물과 가장 가까운 안전한 거리로 갔다가 미사일을 발사해서 그것이 목표물에 도달하는 시간은 약 5~10분이라고 한다. 그 미사일이 핵미사일인지 재래식 미사일인지 '적'이 판단할 시간이 부족해, 그것을 더 위험한 핵미사일로 가정하고 대응할 것이란 얘기다.   

지상배치전략억제전력(GBSD)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 미 공군은 노스롭 그루먼과 133억 달러에 상당하는 대체 GBSD개발 계약을 맺었다. 치명적인 선제공격을 위한 차세대 GBSD는 핵전쟁의 가능성을 높여 국가안보를 해칠 뿐이다. 차세대 GBSD의 진정한 목적은 향후 수십년 간 노스롭 그루먼과 그 하청업체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600개의 GSBD는 가격은 거의 10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를 사용 가능 기간 동안 작동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2,640억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이 2019년 8월 18일, 사거리 500~5,500km인 지상 발사형 중-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탈퇴한지 보름만에 미사일을 발사했다.ⓒ사진=미 국방부 제공

GBSD가 군수업체의 수익을 위해 존재하는 무기라는 것은 그것이 전쟁에서 얼마나 쓸모없는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GBSD는 위치가 노출돼 있고,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전쟁에서 가장 취약한 핵무기다. GBSD는 다른 핵무기에 비해 목표물에 도달하는 시간이 최소한 30분 이상 소요되고, 발사되자마자 쉽게 감지된다. 상대 측에서 공격을 당하기 전에 반격할 수 있는 것이다. 

발사되자마자 감지가 쉽게 되기 때문에 미국이 선제공격으로 GBSD를 사용한다면, 모든 GBSD를 한꺼번에 쓸 것이다. 일례로 미국이 현재 있는 400여 기의 GBSD를 러시아에 한꺼번에 쏜다면 , 러시아는 이에 대응해 미사일이 없는 기지를 공격하지 않고 다른 군사시설과 민간 시설을 목표로 핵미사일로 대응할 것이다. 핵전쟁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얘기다. 

핵무기 를 만드는 군수업체와 핵무기를 운용하는 군, 군수업체 시설이 있는 미국 50개 주 중 45개 주의 의원들은 미국 국민에게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미사일 때문에 차세대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계속 얘기한다. 2020년 3월, 레이시온은 21억 달러에 상당하는 SM-3 블락 1B 미사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을 공격하는 중국이나 북한의 미사일, 그리고 유럽을 공격하는 러시아나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서다. 레이시온은 2023년까지 납품을 완료해야 하는데, 이미 400기가 미국과 일본의 함선, 그리고 루마니아의 미군 기지에 배치돼 있고, 곧 폴란드의 미군기지에도 배치될 예정이다. 

2019년 8월, 일본은 미국 레이시온과 약 32억 9,500만 달러에 아직 개발 중인 SM-3 블락 IIA 미사일을 최대 73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함대공 미사일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공고급과 아타고급 구축함, 그리고 신규 마야급 구축함에 탑재된다.ⓒ사진=인터넷 캡쳐

레이시온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SM-3 블락 IIA는 아직 개발 중이다. 미국은 2020년 이를 처음으로 발사해 ICBM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위치 이동이 가능한 SM-3 함대공 미사일은 다른 핵무기와 마찬가지 이유로 핵전쟁 가능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 미국이 선제공격 능력을 갖추려고 한다는 인식을 주기 때문에 미국의 안보를 더 해친다. (미국은 선제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은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그런데, 요격미사일 예산은 핵무기 예산에 들어가지도 않는다. 물론 군함과 드론, 재래식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는 폭격기 등도 핵무기 예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니, 핵무기를 개발, 생산, 구입하기 위한 미국의 실질 예산은 미국 측이 얘기하는 2조 달러보다 훨씬 클 것이다. 

현재 의회내에 국방부 예산을 삭감하기 위한 노력이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의회진보모임(프로그래시브 코커스)'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진보적인 목소리가 군산복합체의 돈을 이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후보 경선 과정부터 군산복합체와 결탁돼 있는 현직 의원들에게 도전하고, 진보적인 도전자들을 지지해 그들을 의회에서 몰아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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