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전면 폐지’ 위한 10만 입법청원 시작…반나절 만에 1만 명 돌파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 준비 중인 민주당 민형배, 정의당 강은미 “이번에는 반드시 사라져야”

1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폐지 10만 국민동의청원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1.05.10ⓒ정의철 기자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국회입법청원운동이 10일 시작됐다. 국가보안법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히는 법안으로, 해당 법안의 전면 폐지 논의가 수면 위로 떠 오른 건 2004년 노무현 정부 이후 17년 만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등 100여 개 단체가 모인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인권 악법"인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10만 국민동의청원 운동'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국가보안법은 일제가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치안유지법을 1948년 제헌국회에서 그대로 옮겨 만든 법이다. 과거 독재 정권에서는 정권 유지를 위해 민주 인사들을 탄압하는 데 쓰였고, 현재는 시민들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구로도 악용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미 수차례 국가보안법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1992년 이후 2015년까지 국가보안법 중에서도 가장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7조 찬양·고무죄를 폐지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안을 채택했다.

공동행동은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는 종교와 양심의 자유도, 조봉암 당수 사건과 이석기 전 의원 사건 등 진보적 정치 활동도, 시민들의 노동기본권과 정치적 자유도 보장받을 수 없으며, 홍성담·신학철 화가와 수많은 문인들의 사건처럼 창조적인 예술 활동도 보장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뒤에도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가 지지부진했기에 직접 입법청원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는 진정한 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앞에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법안을 준비 중인 민주당 민형배 의원과 정의당 강은미 의원도 함께했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10월 민주당 이규민 의원이 국가보안법 7조부터 우선 폐지하는 내용의 개정안만 발의된 상태다.

민 의원은 "죄송하다. 사실 국회가 이렇게 입법 지체를 보여선 안 되는 것이었다"며 "진작 폐기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못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지 모르나 저는 어떤 명분으로도 이 법이 더 이상 지속돼야 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저는 순식간에 1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본다. 거기에 맞춰서 폐지안을 제출하도록 하겠다"며 "이번에는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이 땅에서 사라지도록 힘을 모아나가자"고 호소했다.

강 의원도 "국가보안법은 이미 없어졌어야 할 법인데 아직도 우리나라에 남아있으면서 민주주의가 진전될 때마다 민주주의의 발목을 잡았다"며 "이제 21대 국회에서, 촛불로 만들어진 문재인 정부에서 반드시 폐지해야 할 법안이다. 늦었지만, 늦은 지금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에) 가장 빠른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후 2시에 올라온 해당 청원은 오후 7시를 기준으로 1만 5천명이 넘는 시민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청원서 공개 후 30일 이내에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상임위에 회부돼 입법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10일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폐지 10만 국민동의청원 돌입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보안법 폐지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5.10ⓒ정의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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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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