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도 노동자다”...소방공무원 노조 준비위 잇따라 출범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 만들 것”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소방공무원의 노동조합이 세워지고 있다. 이번에 소방공무원 노조가 세워지면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70여 년 만의 일이다.

민주노총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준비위원회(이하, 소방본부 준비위)는 11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안전부 소방청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일터를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 4월 26일 한국노총 전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 출범에 이어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도 출범 준비를 마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40여 명의 소방공무원이 최근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다 목숨을 잃은 故 신진규 소방교를 추모하기 위해 근조리본을 가슴에 달고 참석했다.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소방공무원은 정부 수립 이래 73년 동안 헌법에 명시된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받지 못했다. 이렇다 보니 소방공무원은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기회가 없었고, 공무 중 목숨을 잃거나 다쳐도 순직이나 공상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방공무원의 평균수명이 국민 평균 수명(82세)에 한참 못 미치는 69세에 불과하다는 것은 소방공무원의 열악한 현실을 증명한다.

그러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줄여서, 공무원노조법) 개정으로 오는 7월 6일부터 소방공무원도 단결·교섭할 권리가 주어진다. 소방공무원도 노조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공무원노조는 최근 소방본부 건설을 위해 전국의 소방 직장협의회와 소통하며 광역단위 워크숍을 10여 차례 개최하는 등 준비위원을 모집했다. 그 결과, 12개 광역시도 80개 소방 직장협의회에 소속된 600여 명의 소방공무원노동자가 준비위원회에 참여했다.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소방본부 준비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4월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신분이 일원화됐다고는 하나, 근무환경 개선 등 변화를 실감할 수 없으며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고 험하다”라며 “소방업무는 여전히 지방사무로 규정되어 있고 재정과 인사권이 없어 현장에서는 ‘무늬만 국가직’이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노동조합을 세울 것인가, 물었을 때 결론은 간단하고 명료했다”라며 600명의 소방공무원이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에 모인 이유를 설명했다.

소방본부 준비위는 “불과 이틀 전, 우리는 또 한 명의 동료를 안타깝게 잃고 말았다”며 지난 9일 화재 현장으로 출동하다가 차량 전도로 숨진 경기 용인소방서 수지 안전 센터 소속 故 신진규 소방교의 안타까운 소식도 짚었다. 그러면서 “비통한 심정으로 고인을 추모하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새롭게 결의를 다진다”고 밝혔다.

끝으로, 소방본부 준비위는 “다가오는 7월 6일 소방본부 출범에 전국의 6만 소방동지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과 다양하게 소통하고 조직해 나갈 것”이라며 “반드시 소방공무원의 온전한 국가직 전환과 우리의 일터를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박해근 소방본부준비위 위원장이 11일 기자회견에서 손을 모으고 있는 모습.ⓒ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소방공무원도 노동자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공무원노조는 소방공무원들의 온전한 권리를 쟁취하는 날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방본부 준비위 기자회견은 집회신고를 거친 집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는 40명의 소방본부 준비위원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 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지난 4월 26일 전국소방공무원노동조합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의 온전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노동조합 원년을 선포했다. 한국노총 준비위는 출범선언문을 통해 “잃어버린 소방공무원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되찾고, 더 나아가 정치기본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민주노총 공무원노조 소방본부 준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공무원노조 관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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