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해직교사 특채 ‘1호 사건’ 삼은 공수처, 적폐세력 종노릇하나”

“사법적폐를 척결하라고 만들었더니...차라리 문 닫아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1.05.11ⓒ김철수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해직교사 특별채용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첫 수사대상으로 정한 데 대해 전교조가 "허탈함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며 강력 비판했다.

전교조는 11일 성명을 내고 "공수처는 정치적 무권리 상태에서 고초를 당한 해직교사를 특별채용한 일을 '1호 사건'으로 선정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10일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해 '2021년 공제 1호' 사건 번호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달 23일 조 교육감이 지난 2018년 7월 전교조 소속 해직교사 5명을 특정해 특별채용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경찰에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공수처에도 수사 참고자료를 전달했다.

당시 공개전형으로 치러진 특별채용은 17명이 지원, 이 중 5명이 합격했으며 합격자 중 4명이 전교조 소속이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의 특별채용을 반대하는 과장 등을 업무에서 배제해 이들을 채용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 측은 특별채용은 교육감의 권한이며, 특채 과정에서 해직교사를 특정하거나, 심사위원회를 부적정하게 운영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사법적폐 청산' 방안 중 하나로 공수처가 출범한 배경을 고려하면 조 교육감을 1호 사건 대상으로 정한 것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다수 감지된다. 그동안 공수처 1호 사건으로 검사 비위와 관련된 사건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조 교육감의 특별채용 관련 사건은 뇌물수수 등 비위가 아닌 법 해석이 쟁점인 만큼 공수처 출범 배경과는 동떨어져 보인다.

이와 관련, 전교조는 "공수처 출범 후 3개월여 만에 1,000건 넘게 접수된 사건 중 가장 최약체인 이 사건을 택한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보수성향으로 분류되었던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 시절엔 10명 이상의 특별 채용이 있었고, 당시엔 공고도 없이 진행됐지만 감사원은 이를 직권남용으로 고발하지 않았다"며 "공수처의 이번 1호 사건 선정은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내릴 수 없는,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교조는 "공수처의 이번 1호 대상 선정은 공수처의 존재 이유를 무색하게 하는 결정"면서 "적폐 세력의 종노릇을 자처한 공수처는 차라리 문을 닫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를 만든 목적이 고위공직자 법을 어긴 중대범죄 수사인데 이번 발표를 보면 어디에서도 중대범죄라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 교육감은 "특채의 권한은 교육감에게 있다"며 "제도에 따른 인사 절차를 거쳐서 전교조 해직교사들을 특별채용으로 교사로서의 교직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는데 이를 의혹으로 규정해 입건한 것을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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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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