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수 하사 전역 취소’ 인권위 권고 무시한 육군과 국방부

육군의 전역 결정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 나섰던 변희수 하사의 모습 2020.01.22.ⓒ뉴시스

군 당국이 고 변희수 하사 ‘강제 전역’ 관련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사실상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인권위는 전날 전원위원회를 열고 육군과 국방부가 변 하사 관련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며 국방부에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인권위는 군 당국이 군 복무 중 성 확정 수술을 받은 변 하사에게 심신장애 판정 후 강제 전역조치를 한 데 대해 인권침해라고 지난해 12월 판단했다. 아울러 육군참모총장에게 전역처분을 취소할 것, 국방부 장관에게 트랜스젠더 장병을 복무에서 배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육군은 인권위 권고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육군은 지난 4월 적법한 행정절차에 따라 전역처분을 했다는 점, 현재 전역처분 취소소송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권고 미이행 사유로 제출했다.

국방부는 겉으로만 인권위 권고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방부는 인권위 결정문 취지를 존중한다며 제도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구체적 이행계획을 포함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권고를 수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국방부 등 입장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가 관련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국방부에 제도개선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 육군과 국방부의 무성의한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에서 “죽음에 대한 책임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육군의 태도를 규탄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오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권은 변희수라는 이름 석 자 앞에서 결국 말라비틀어졌다”라며 “육군과 국방부가 어떻게 이렇게 무성의한 태도로 답변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인권위 수난 시절이었던 박근혜 정부 시절인지 의심이 갈 정도”라고 꼬집었다.

한편 변 하사 유족은 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복직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강석영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