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양의 날’에도 터진 두 살 입양아 학대, 국가 책임 더욱 강화해야

두 살 입양아가 양부에게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16개월의 정인이가 숨진 지 겨우 7개월,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두 살 입양아를 학대한 양부는 아동 학대 혐의로 11일 구속되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112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5,695건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 신고 건수와 비교했을 때 109%나 증가했다고 한다.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적극적 신고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단순 학대만이 아니라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강력사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지금의 법제도가 이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2013년 울산 아동 구타 사망사건, 2015년 인천 초등생 감금 학대 사건, 2017년 고준희양 학대 치사 암매장 사건, 그리고 정인이 사건까지, 아동학대 사망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때마다 정부는 아동학대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아동학대가 감소는커녕 증가하고 있다면, 정부가 마련한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년 10월 정인이 사건 이후, 국회는 ‘정인이법’을, 정부는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정인이법’은 아동학대살해죄를 만들어 형법상 일반 살인죄보다 무겁게 처벌하도록 하는 가해자 처벌강화에 초점을 두어, 예방이 특히 중요한 아동 학대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아동학대 대응체계 강화 방안’의 경우도 학대받은 아동에 대한 초기대응과 즉각 분리대응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흡하다. 정해진 신고 횟수(2회)를 형식적으로 지키는 것보다는 1회 신고에도 바로 분리가 되어야 하는 경우는 즉시 분리조치가 가능할 수 있도록 아동의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전문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동이 분리조치 되었을 때 아동의 상태에 따라 신체적·정신적 치료를 포함한 장기간 관리대책도 함께 준비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동안의 땜질식 대책에서 탈피해 아동 학대가 발생하는 원인에 초점을 두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입양 아동학대가 문제가 된 만큼 입양과 관련한 사전심사와 사후관리에서의 맹점도 보완해야 한다. 입양을 장려하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아동의 행복한 환경조성을 위해 입양적격심사 및 입양상담을 공공기관의 책임으로 두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학대로 인해 사망하는 아동 중 세 돌까지의 아동이 66%나 되기 때문에 아동이 출생한 직후부터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미혼의 부모들이 아동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주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중요해진 아동 돌봄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발의된 지 석 달이 지난 아동학대특별법안도 빠르게 처리되어야 할 것이다.

11일은 정부가 정한 16번째 ‘입양의 날’이었다.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책무인 만큼 입양제도를 비롯해 아동 돌봄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그래야 더 이상 이런 참담한 비극이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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