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자의 삶을 위한 교육]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2022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진단제안 2

*필자주 - 2022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제안을 두 차례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1회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내용과 방향에 대하여 2회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에 대하여 집중합니다.

1. 고교학점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교육부는 ‘2022개정 교육과정이 고교학점제 도입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와 함께 교육개혁의 핵심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개정 교육과정 종합계획에서는 2022개정 교육과정의 배경을 세 가지로 제시하였다. 첫째는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급격한 사회변화와 학령인구 급감 등 교육환경의 변화에 대응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 적용될 고교학점제 도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코로나19로 확대된 교육기술(에듀테크)활용 온·오프라인 연계수업 및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구현으로 지속가능한 미래교육을 준비한다는 것이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 4. 20).

학교현장에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교육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교육부의 2022개정 교육과정 종합계획을 보면서 ‘2022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와 그린스마트 교육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추진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교육과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교육과정의 가치와 전망을 수립하는 문제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법에 해당하는 고교학점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보다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방향을 수립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와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를 위해서 교육과정을 바꾸는 것은 앞뒤가 바뀐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미래형 교육과정 총론을 통해 미래교육의 가치와 방향을 합의하기도 전에 고교학점제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2022개정 교육과정 추진계획을 통해서 제시했던 ‘2022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22개정 교육과정의 기본 원칙 및 과제ⓒ교육부

교육부에서 제시한 2022개정 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과제는 2022개정 교육과정의 배경으로 제시하고 있는 고교학점제와 그린스마트미래학교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교과목 선택을 강조하고 잇으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디지털 ·인공지능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이 두가지 강조점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2.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이수방안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일정기간(출석일 수의 2/3)의 출석을 하면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고교학점제는 일정기간의 출석일수에 맞춰서 출석하는 것과 함께 일정정도의 학점을 이수해야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하겠다는 연구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현재 시도교육청의 연구시범학교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장점과 단점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중간점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2018년부터 시범 시행한 연구학교들 중에서 교육적 효과가 나타나는 학교의 장점들과 어려움을 겪는 학교들의 문제점들을 종합하여 고교학점제를 시범운영했던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을 정비해야할 시기인 것이다. 학교현장은 전국적으로 교육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에, 광역시교육청과 도교육청의 읍면지역의 학교들의 교육적 격차와 고교학점제의 시행은 일괄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우선 고등학교 교사들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이고 우리나라 교육실정에 맞는 방식을 고민하고 고교학점제를 위해서 선결되어야할 점이 무엇인지 점검하면서 계획을 수립하고 보완해야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2021년 2월 17일에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은 고교학점제가 미래교육을 책임진다는 방식으로 장밋빛 환상과 긍정적인 점만을 부각시키면서 고교학점제 전면시행을 기정사실화하여 추진하는 측면이 있다. 학생들이 진로계획과 학습계획을 세우고 교과목을 선택하여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책임있게 교육해야할 핵심주체인 교사들에게 무엇을 지원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공론화과정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고교학점제 시행과 관련한 우려점을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고교서열화 해소가 우선이다.

고교학점제는 2025년 외고·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고교서열화 해소와 함께 진행되는 고등학교 교육의 전환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고교체제개편은 2016년 촛불항쟁 당시에 제기되었던 ‘특권교육폐지!’라는 국민적 요구에 의해서 제시되었다. 정상적인 공교육이 불가능할 정도로 서열화한 서울과 수도권중심의 대도시에서는 교육정책에서 해결해야할 가장 중요한 점은 고교체제를 개편하여 고교서열화를 해소하는 것이었다. 고교서열화로 인한 교육불평등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배우는 주체적인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것이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에게 절실한 문제로 다가왔던 것이다. 그러나, 교육불평등의 원인이 되었던 고교다양화와 서열화는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중학생들은 고등학교입시를 위한 사교육에 노출되어 있으며, 대학입시를 위한 서열화와 사교육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학교현장의 교사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지 않고 추진하는 고교학점제는 또 다른 교육적 혼란과 교육불평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교육부에서도 고교학점제도입과 함께 고교체제개편(2025년 외고·자사고·국제고 등 일반고 전환)과 더불어 우리나라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핵심국정과제로 제시하였다(교육부. 보도자료, 2021. 2.17). 교육불평등의 원인이 되었던 고교서열화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교학점제는 대학서열화를 완화하지 못한 조건에서 또다른 사교육유발과 교육불평등의 원인으로 작용될 있다는 우려를 갖게 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2교육과정 개정을 서두르다보니 2022교육과정의 미래교육의 내용에 대한 가치와 방향에 대한 공론화와 학생들이 깊게 참여하고 배우는 교수·학습활동에 대한 성찰보다 교과목의 학생선택에 대한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면이 안타깝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 교사들의 목소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 학교업무 정상화, 차등성과급 폐지, 교원평가 폐지 등을 촉구 했다. 2021.5.13ⓒ뉴스1

둘째, 편식교육에 대한 우려가 있다.

학생들의 희망과 요구에 따른 모든 선택이 교육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학업 설계에 따라 이수 과목을 선택하여 학습하고 졸업을 위해 요구되는 기준학점을 충족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학습을 완료하는 것’에 초점이 있다.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 개개인의 희망과 선호에 따른 선택과목을 전체를 열어놓도록 하고 있다. 과목을 조정하지 않고 전체과목을 열어놓고 학생 자신의 진로와 학업 설계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면, 학교에서는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열어서 이수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사회에서 필수적으로 배워야할 공통주제나 과목의 범주를 일정정도 설정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 필요한 영역별 기본교육을 강화해야할 필요도 있다고 할 수 있다. 필수영역 카테고리와 선택 영역카테고리를 제시하여 전인적 성장과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삶을 대비하는 책임있는 교육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핀란드의 경우, 전체이수학점 코스 75 중에서 공공성과 민주성을 배우는 것을 필수이수학점을 47~51코스로 정하고, 경제적 격차에 의해서 차별화되는 문화예술, 스포츠,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 소통과 대화 등 코스를 정하여 선택학점을 24-28코스로 열어두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이주연외.고교학점제 도입에 따른 교육과정이수지도방안 탐색, 연구보고 RRC2020-9).

현재 우리나라는 고교 1학년을 공통교육으로 하여 상대평가를 진행하고, 고교 2~3학년은 학생들이 스스로 정한 진로계획이나 학습계획에 따라서 과목을 선택하도록 보장하는 방식으로 개설하여 절대평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방식이 표면상으로는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으로 강조되지만, 학생들이 대학입시나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편식교육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된다. 학생이 자유롭게 교과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핀란드의 사례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고등학교과정에서 꼭 배워야할 범주를 분야별로 정하고 그 안에서 선택하고 배우는 것도 책임있는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와 ‘디지털·인공지능(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은 잘못된 원칙이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동안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날을 기다렸다. 그리고 학교에 등교할 수 있는 방역조건을 마련하기 위해서 적극 노력했다. 코로나 19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기술이 확대되기도 했지만, 가장 절실하게 경험한 것은 온라인 교육의 효과가 대면교육의 효과와 견줄 수 없도록 교육불평등을 조성한다는 점이었다.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생들의 교육격차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었고, 학교생활을 통한 공동체 활동과 인간관계 등 정서적인 발달과 사회성 발달의 문제가 교육의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었다. 학생과 교사의 만남과 학생과 학생의 만남의 소중함이 절실했고,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도 대면수업의 중요성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방역이 가능하고 대면교육이 가능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급당 학생수와 교사정원확보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또한 교수·학습과정에서도 일방적인 지식전달 교육의 시대가 아니라 교사와 함께 대화하고 경정하면서 배우고, 학급 친구들과도 학습자료를 바탕으로 서로 대화하고 경청하면서 배우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배우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교수·학습의 과정에서 잘 배우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고, 교사들이 충분한 수업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사정원을 확보하여 적정수업시간을 보장해야한다는 것이다.

첫째, ‘디지털·인공지능(AI) 교육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체제 구축’을 2022개정교육과정의 기본원칙 및 과제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

디지털 · 인공지능(AI)은 우리가 삶을 위한 교육에서 대응하고 활용할 대상이며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대화를 통한 배움의 과정과 그 과정을 통해서 사고력을 넓히고 인류의 문화와 기술발전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고 인간의 삶에 적용하는 것이 교수·학습의 평가체제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원격수업이나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삶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 활용할 수는 있으나, 이것이 교수·학습의 이러한 교육과정의 기본원칙이나 과제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 미래학교는 자연과 함께 배우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그린스마트학교는 무엇을 강조하고 있는가. 학교공간이 교사와 학생이 편안하게 만나고 함께 토론하며 배울 수 있는 구조이기를 바란다. 기계가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자연과 인간의 역사와 문화, 삶을 만나는 공간이기를 바란다. 미래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배움의 공간으로 안내하고 스스로도 배우고 연구하는 교사들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교사와 교사들이 협력하고 학생과 더 만이 대화하고 사색할 수 있는 공간이 이어야 할 것이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학급당 학생 수 적정수준 20인 이하' 교육기본법 개정 공청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이번 공청회에서는 학급 규모 개선에 대해 논의한다. 2021.2.19ⓒ뉴스1

4. 교육은 만남과 관계에서 시작한다

교육은 만남과 관계에서 시작한다. 고교학점제에서 교육불평등을 우려하는 것도 바로 교육이 만남과 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학생이 선택한 과목을 가급적 그 분야의 전문가와 교사가 교육적과정을 통해서 이수하도록 권장되어야 하는데, 신청자가 소수이거나 읍·면단위의 소수학생들의 학교라면 전문가와 교사를 통해서 직접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별도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생이 선택한 교과목을 온라인수업을 통해서 이수할 수 있다는 점을 당연시하거나 그러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단순한 진도를 나가는 것을 학점을 이수하였기 때문에 교육과정 이수로 본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 강의에서는 동료학생들과 서로 대화하며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수업을 통해서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다(교수신문, 2021.4.21). 물론 쌍방향 온라인 강의를 통한 노력으로 줄일 수는 있지만 대면강의에 비해서 강의자의 수업설계와 진행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22개정교육과정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급격한 사회변화와 학령인구 급감 등 교육환경의 변화를 제시했다.

학교별 학령인구 변화 전망ⓒ교육부 보도자료(2021.4.20)

이 그래프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은 모든 연령대의 학령인구가 놀라운 속도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학생들이 정말 소중하고 잘 교육해야할 뿐만 아니라, 청년세대들이 자녀교육과 삶의 걱정없이 희망을 담고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맞춤형교육으로 존중받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는 교육부에서 가장 중요한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기 위한 교육정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우리 학생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수업을 통해서 교사와 깊게 대화하고 탐구하며 배우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유치원 14명) 이내로 법제화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교육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과밀학급에서는 지속가능한 안전이 담보되기 어렵기 때문에 방역을 위해 학교문을 닫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만,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또한 수업시간에도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내라면 상호존중이나 토론을 통한 깊은 배움이 가능할 수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5월 28일 32번째 생일잔치를 열고 학급당 학생수 20명이하(유아14명) 입법청원운동을 선포하였다. 가장 좋은 교육과정은 만남과 관계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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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자(교육학 박사, 참교육연구소장,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저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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