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0년 만에 돌아온 ‘태양의 노래’… 원필-케이의 풋풋한 첫사랑

아이돌 배우 대거 출연… 다양한 플랫폼 시도

뮤지컬 '태양의 노래' 티저 포스터ⓒ신스웨이브

창작 뮤지컬 ‘태양의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직관의 묘미가 살아있는 뮤지컬 공연을 비대면 관람으로 확장시키는 과감한 시도와, 매력적인 K팝 아이돌의 출연이 결합된 효과다.

지난 5월 1일 개막한 ‘태양의 노래’(제작 ㈜신스웨이브)는 햇빛을 받으면 피부가 말라 위축되는 희귀병인 색소성 건피증(XP)을 가진 소녀 ‘해나’가 소년 ‘하람’을 만나 함께하는 순간을 담은 로맨스 뮤지컬이다.

일본에서는 동명의 영화 및 소설, 드라마, 할리우드에서는 영화 ‘미드나잇 선’(2018) 등으로 리메이크되며 사랑받은 홍콩 영화 ‘태양의 노래’(1993)을 원작으로 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2010년 서울시뮤지컬단이 창작 뮤지컬로 선보인 이후 10년 만이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원필, 케이 캐릭터 이미지ⓒ(주)신스웨이브

‘태양의 노래’로 뮤지컬 데뷔… 아이돌 도전의 장

춤, 노래, 연기, 예능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하는 케이팝 아이돌이 뮤지컬에 오르는 건 더이상 생소한 광경이 아니다. 특히 ‘태양의 노래’는 해당 공연으로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아이돌 배우가 많이 출연한다.

‘하람’ 역에는 뮤지컬 배우 조훈을 비롯해 샤이니 온유, 데이식스 원필, 갓세븐 영재, 뉴이스트 백호가 출연한다. ‘해나’ 역에는 뮤지컬 배우 정혜인과 이아진을 비롯해 러블리즈 케이가 출연한다. 이 중 원필, 영재, 백호는 ‘태양의 노래’가 첫 작품이다.

지난달 25일 원필과 케이가 출연하는 회차가 진행되는 광림아트센터 공연장에는 평일 저녁 시간대임에도 팬들로 북적여 ‘티켓 파워’를 실감하게 했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공연 사진ⓒ(주)신스웨이브

이번 공연은 김한솔 작가와 한보람 작곡가를 주축으로 넘버들이 대중적으로 각색, 편곡된 것이 특징이다. 해나와 하람의 메인 넘버인 ‘Goodbye Days’, ‘태양이 지면 널 만나러 갈게’를 비롯해 ‘Surprise-First date’ 등 넘버들은 팝 장르로 편곡돼 편하게 듣기 좋다.

주연 캐릭터를 비롯해 10대 또래들이 주가 되는 극이다보니 전체적으로 소꿉놀이처럼 아기자기하고 명랑하다. 일본 영화나 할리우드 영화에 비해 해나의 단독 넘버 비중을 줄이고 ‘The sun is my eyes’, ‘You Mystery’ 등 친구들의 앙상블을 늘려 한층 더 밝게 그려냈다.

전개와 소재는 첫사랑의 풋풋함, ‘시한부’의 애틋함과 안타까움, 그를 지켜보는 가족 등 보편적인 감정을 내세웠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친숙함이 느껴지나, 한편으로는 진부하기도 하다.

극적인 전개는 없지만 요령 없는 첫 만남, 애틋한 짝사랑, 설레는 첫사랑 등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에는 잔잔한 웃음이, 해나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하람과 가족의 이야기에는 익숙한 감동이 보장된다.

뮤지컬 '태양의 노래' 공연 사진ⓒ(주)신스웨이브

이 공연을 통해 첫 뮤지컬 무대에 오른 원필은 매 순간 성실하게 이입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수줍지만 다정다감한 ‘하람’의 따뜻한 면모를 잘 담아냈다. 선하고 또렷한 인상도 10대 청춘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

케이는 2017년 뮤지컬 데뷔작 ‘서른즈음에’ 이후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했다. 좋아하는 사람을 앞에 둔 소녀의 애틋함과, 불치병을 원망하는 마음, 첫사랑을 즐기는 설렘까지 부드럽게 끌어냈다.

두 사람 다 그룹 내 보컬리스트인만큼 넘버 소화력이 훌륭하다. 원필은 메인 넘버 ‘태양이 지면 널 만나러 갈게’에 감정을 깊숙이 섞어냈고, 케이는 깨끗하고 맑은 음색으로 해나의 간절한 넘버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공연장·온라인·영화관... 다양한 플랫폼 확장 시도

한편 ‘태양의 노래’는 코로나19 시국에 요구되는 비대면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직관 중심의 뮤지컬 문화를 온라인으로 가져오고자 했다. 직관의 묘미인 ‘현장감’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했다.

‘태양의 노래’는 공연 전문 온라인 사이트인 ‘메타씨어터’에서 전 회차가 실시간 중계된다. 앞서 뮤지컬이 폐막한 후 극장에서 상영되거나 VOD 서비스로 제공되는 경우는 있었지만, 실시간으로 모든 회차를 관람할 수 있는 건 이례적이다.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 '메타시어터' 이미지ⓒ메타시어터

국내 뮤지컬에 관심이 많은 해외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실제로 ‘태양의 노래’ 오픈 당일 146개국에서 2만 6천여 명이 홈페이지에 가입했으며, 최대 80여개 국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특수한 카메라 기술도 동원됐다. 거대한 지미집이나 크레인 대신 ‘협동로봇’ 카메라를 이용했다. 이 카메라는 부피와 크기가 작고 프로그래밍에 따라 정교히 움직여, 현장 관객의 시야 방해를 최소화하고 온라인 공연의 지루함을 덜어냈다.

영화관에서도 공연을 볼 수 있다. 앞서 지난달 7일 회차가 전국 29개 CGV에서 라이브로 생중계됐다. 개인 스트리밍 환경이 열악한 관객과, 직관이 어려운 지방 거주자에게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다.

창작 뮤지컬 ‘태양의 노래’는 메타시어터를 비롯해 오는 27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열린다. 만 7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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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영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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