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은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건가

국민권익위원회의 민주당 부동산 투기의혹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민주당이 의혹에 연루된 의원 12명 전원에게 탈당과 출당을 결정하면서 여론의 관심은 국민의힘에 쏠리고 있다. 따가운 시선을 느낀 국민의힘은 9일 감사원을 찾아 소속 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를 의뢰했다. 정치인 출신 인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권익위원회를 믿을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감사원이 국회의원의 투기의혹을 조사하기 어렵다는 건 이미 알려져있다. 감사원법 24조는 국회 소속 공무원들을 직무감찰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이 할 수 없는 일을 감사원에 맡기자고 주장하는 셈이다. 같은 날 정의당·열린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과 합당이 거론되고 있는 국민의당까지 권익위에 부동산거래 전수 조사를 의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어느 곳보다 정치적으로 독립성, 중립성, 전문성이 확보돼 있는 기관이 감사원”이라고 강변했고, 김기현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도 “불가능한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감사원법을 개정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당권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준석 후보도 라디오인터뷰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에 최대한 민주당이 협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원내지도부와 궤를 같이 했다.

감사원법 24조는 삼권분립을 원칙으로 한 헌법 원리를 반영한 조항이다. 이를 개정하자는 것도 황당하거니와, 개정에 착수한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임은 불을 보듯 분명하다. 이렇게 몇 달을 보내고나면 대선 국면인데 특정 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투기 의혹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결국 국민의힘의 감사원 타령은 일단 시간을 벌자는 것에 불과하다.

2016년 온 국민을 분노하게 한 교육부 고위공무원의 망언은 영화 ‘내부자들’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었다. 영화 속 막강 언론사의 논설주간은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살아온 재벌에게 여론을 신경 쓰지 말라며 이렇게 조언한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들입니다. 뭐하러 개돼지들에게 신경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지금 국민의힘의 행태와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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