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광훈 의장 등 민주화운동 유공자 25명,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

정부,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서 민주화운동 유공자 29인 포상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뉴시스

정광훈, 강경대, 김근태, 계훈제 등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 온 여러 유공자들이 6.10 기념일에 훈장을 받았다.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이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옛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렸다. 이날 정부는 노동, 농민, 학생 등 각 부문에서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유공자 29명에게 포상했다.

“정광훈 의장,
농민의 권익 보호와
사회운동가 양성 등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정광훈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민중의 벗’이라 불리며 농민운동과 민중운동에 평생을 헌신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을 역임, 농민운동, 민주화운동으로 여러 차례 옥고를 치르며 농민의 권익 보호와 사회운동가 양성 등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서훈 이유를 밝혔다.

1939년 전남 해남에서 출생한 정광훈 의장은 목포공업고등학교 졸업하고, 손재주와 기술이 뛰어나 고향인 해남에서 전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 1970년대부터 농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 1977년 김남주 시인 황석영 소설가 등과 농민운동 조직화에 나섰고, 1978년 전남기독교농민회 창립해 총무룰 맡으면서 농민운동에 본격적으로 투신했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정광훈 전농 의장ⓒ민중의소리

이후 1980년 518 광주항쟁 당시 전남기독교농민회 총무로서 무안, 해남, 영암, 강진 시위를 주도했고 1984년에는 민중교육연구소 교육부장을 맡아 미국대사관 점거 투쟁을 벌이며 미국농수산물 수입 반대에 나섰다. 1992년 농민대회 주도 혐의로 4년간의 수감 생활을 한 뒤 지난 2000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을 맡았고, 이후 부시 방한 반대 투쟁을 벌여 또다시 구속되는 등 모두 4차례나 투옥되는 시련을 겪었다.

2000년대 들어선 2003년 WTO 칸쿤 회의를 반대 투쟁, 2006년 한미 FTA 저지 미국 원정 투쟁 등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여왔고, 2009년 한국진보연대 고문, 2010년 범민련 남측본부 고문, 2011년 민주노동당 고문을 맡는 등 민중운동, 통일운동, 진보정당 운동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청년처럼 열심히 활동했던 정광훈 의장은 201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7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강경대·김경숙 열사 등 총 25명 국민훈장 모란장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계훈제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 고문은 일제시기 학병을 거부하는 등 항일운동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 출신으로 5·16 쿠데타 이후 3선개헌반대투쟁위 상임위원, 「사상계」 편집장, 민통련 부의장을 지내며 3차례나 투옥되는 등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다.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돼 도피생활을 했고, 이후 민통련 의장, 전국연합 상임고문을 역임했고, 고문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투병하다 지난 1999년 78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강경대 열사는 명지대 재학 중이던 지난 1991년 4월 26일 학원자주화 완전 승리와 총학생회장 구출 투쟁 및 노태우 군사정권 타도 시위를 하던 중 백골단의 쇠파이프 난타로 심장막 내출혈이 와 세상을 떠났다. 강경대 열사가 세상을 떠난 이후 민자당 해체와 공안통치 종식을 염원하는 대규모 국민 항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사진 왼쪽부터 계훈제, 강경대, 김경숙, 김근태ⓒ행정안전부 제공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김경숙 열사는 YH 무역 폐업에 항의하며 노조원들과 함께 신민당사 점거 농성 투쟁을 하던 중, 당사에 난입한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인해 ​21살의 젊은 나이에 의문사를 당했다. 이 YH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 독재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고 김근태 전 의원은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초대 의장을 지내는등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왔다. 김 전 의원은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1974년)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1985년) 등으로 구속돼 고문을 당하는 등 고초를 겪었고, 고문 후유증 등으로 2011년 세상을 떠났다. 행정안전부는 “독재와 민주주의 억압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을 전개하여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총 20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됐다.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자 20명의 이력

▲ 고 김병곤 전 민주화운동청년연합 부의장
▲ 긴급조치에 반대하며 1975년 세상을 떠난 서울대생 고 김상진 열사
▲ 부마항쟁 등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김영식 신부
▲ 1980년 광주항쟁의 진실의 알리며 세상을 떠난 서강대생 고 김의기 열사,
▲ 민청학련 사건 계기로 만들어진 구속자가족협의회 총무를 맡았던 고 김한림
▲ 유신정권에 반대하는 학생운동과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민중항쟁의 진실을 기록하고 출판했던 고 나병식 풀빛미디어 대표
▲ 광주항쟁 등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고 명노근 전남대 교수
▲ 1980년 당시 전남대 3학년 재학 중에 총학생회장으로 5·18 직전까지 광주시민과 학생들의 반독재투쟁을 주도했던 고 박관현 열사
▲ 숭실대 인문대 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을 이끌었고, 1988년 광주의 진실을 알리며 세상을 떠난 고 박래전 열사
▲ 저임금과 임금 체불 투쟁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신흥정밀 노동조합 박영진 열사,
▲ 유신체제 반대 등 민주화운동과 교육운동과 인권운동에 헌신해온 고 성내운 광주대 총장
▲ 1988년 명동성당에서 양심수 석방, 한반도의 통일 등을 외치며 세상을 떠난 서울대생 조성만 열사
▲ 불교를 기반으로 한 군부독재 타도 및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며 민중불교운동을 발전시키고 확산시켰던 여익구 민중불교운동연합 초대 의장
▲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을 주도하는 등 반독재 반유신 투쟁에 헌신하고 교육기본권 확립 및 교육 민주화를 위해 매진한 고 유상덕 전교조 부위원장
▲ 유신헌법과 유신체제 반대 활동을 전개하였고, 6.10민주항쟁에서는 개신교계를 대표하는 공동대표로 활동한 윤반웅 신흥교회 원로 목사
▲ 1960년 4월 27일 교원노동조합 결성준비위원으로 선출된 이래, 교육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며 국민의 기본권 신장과 민주주의 확립에 기여한 이목 한국교원노조총연합회 지도자문위원
▲ 1975년 박정희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선 대표적 언론민주화운동인 자유언론실천선언에 참여하는 등 평생을 언론운동에 헌신한 정태기 한겨레신문 대표이사
▲ 고등학생 신분으로 5.18항쟁에 참여하여 민주화운동을 지속하다 1987년 내각제 개헌 반대, 장기집권반대 등을 요구하며 세상을 떠난 고 표정두 열사
▲ 민청학련 사건, YWCA위장결혼사건으로 2차례 구속되었으며, 석방 후에도 민주화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홍성엽 열사

김부겸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열린 제34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유공자 포상을 하고 있다.ⓒ뉴시스

한국 민주화운동을 위해 연대한
외국인 3명에게 국민포장

우리나라 민주화운동을 위해 연대한 외국인 3명에게는 국민포장이 수여됐다.

일본 그리스도교협의회 소속 고 나카지마 마사아키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연대하여 한국사회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을 지원하고 한국 민주화운동을 일본 전역에 알렸다.

미술가인 도미야마 다에코(일본) 씨는 한국 민주화운동 및 민중과의 연대를 지향하는 작품활동 및 시민활동을 벌여, 민주화운동을 일본 및 세계에 알렸다. 지지와 연대의 장을 넓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미국장로교회 고 조지 토드 목사는 1963년 서울 청계천 방문 이후, 한국의 도시문제와 빈민 인권문제, 산업선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 한국의 노동운동, 빈민운동,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

이와 함께 백진호 (사)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부회장에게는 대통령 표창이 수여 됐다. 그는씨는 2.28민주운동의 주역으로서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과 기념관 건립에 앞장서 왔다. 2.28민주운동은 1960년 2월 28일, 3.15 대선을 앞두고 대구시 고교 학생들이 자유당의 독재와 불의에 항거해 일어난 시위로 정부수립 이후 민주 개혁을 요구한 최초의 자생적 시위였다.

이날 김부겸 국무총리는 기념식에 참석해 포상을 받게 된 모든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김 총리는 “정부포상을 수상하신 모든 분과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다시 한 번 드린다”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가 어떤 분들의 피와 눈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후손들에게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선 민주인권기념관 착공식도 함께 열렸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권종술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