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재개발지역 건물 붕괴...“무리한 공사기간 단축, 관리·감독 부실 때문”

건설노조, 재하도급 근절 및 적정 공기 보장과 철저한 관리·감독 촉구

10일 오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 버스 매몰 사고' 현장에서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 오후 이곳에서는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지면서 지나가던 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2021.06.10.ⓒ뉴시스

지난 9일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발생한 참사 원인과 관련해 “무리한 공사기간 단축과 관리·감독 부실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10일 성명에서 “철거 현장에서 크락샤(압쇄기, 콘크리트 분쇄 장치)를 조종하는 노동자들은 (이 참사를 접하고) 단박에 2019년 잠원동 철거 현장 붕괴 사고를 떠올렸다”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 철거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되면서 시내버스를 덮쳐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2019년 7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와 비슷하다.

당시에도 철거 과정에서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이 철거 작업 중 붕괴해 왕복 4차로에 있던 차량 3대가 깔리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때도 승용차에 타고 있던 여성 1명이 숨지고, 동승자 3명이 크게 다쳤다.

당시 경찰은 철거 현장에서 필요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현장소장과 감리보조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건축주 2명과 건축주 업무대행, 감리, 굴착기 기사, 철거업체 대표 등 6명을 불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철거 작업 시에는 건물의 무게중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이런 이유로, 건물을 받치는 보나 기둥은 두고 다른 부분부터 철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게 중심이 바깥으로 쏠리면서 건물이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철거 공사 중에는 공사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건설노조는 지적했다. 공사기간을 단축시켜 이윤을 남기기 위해, 건물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작업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철거작업을 진행하거나, 소형 굴삭기를 투입해야 할 곳에 대형 굴삭기를 투입하는 식이다.

경찰은 이번 광주 사고에서도 안전수칙 등 관련규정을 지키면서 공사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건설노조는 “현장 노동자들은 기본 절차나 공사 계획만 잘 지켰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사고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형타워크레인이 지하철을 덮치고, 자재가 인도로 떨어지고, 급기야 건물이 사람을 덮치고 말았다”라며 “이번 참사에서 드러나듯 건설현장 안전은 곧 시민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거 현장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재하도급 근절 및 적정 공사기간 보장, 철저한 관리·감독 등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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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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