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 패트리어트와 통합 완료 임박…‘MD’ 참여 다시 논란

한국이 미국 MD의 실험장으로 전락... 전문가, “가랑비에 옷 젖듯 은밀하게 편입”

대니엘 카블러 미 육군 우주 미사일방어사령관 (자료 사진)ⓒ미 국방부 공개 사진

미군 미사일방어 사령관이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올여름 패트리어트와 통합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임시 배치를 명분으로 시작된 성주 사드가 성능 개선 등 업그레이드와 통합 작업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는 있었다. 그러나 미군 담당 사령관이 패트리어트와의 통합 작업 완료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통합 작업 완료에 따라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포함되는 절차를 한 층 더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미국의 MD 체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현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니엘 카블러 미 육군 우주 미사일방어사령관은 지난 9일(현지 시간) 미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사드와 패트리어트 체계의 통합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한반도의 경우 “올해 여름에 실전배치가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이 통합 작업이 “원래 주한미군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면서 “이번에 (개발한) 역량은 2023 회계연도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배치된 모든 패트리어트 대대에 확대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블러 사령관이 이번에 의회에서 진술한 내용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미국 MD 통합 정책의 일환인 사드와 패트리어트의 통합이 주한미군의 요구로 이뤄졌다고 밝힌 점이다. 한반도가 사실상 미국 MD의 실험장으로 전락한 셈이다.

대니엘 카블러 미 육군 우주 미사일방어사령관이 9일(현지 시간) 미 상원 군사위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성주에 배치된 사드가 올여름 패트리어트와 통합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해당 서면답변서 캡처

한국 배치 초기에는 임시 배치라는 해명도 있었으나, 결국 사드는 성주에 배치되는 순간부터 실험장으로서 패트리어트와의 통합 작업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이렇게 개발한 능력을 한국에는 올여름 배치 완료하고 나머지 패트리어트 부대는 2023년부터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사드와 패트리어트 통합의 핵심은 600km 이상 원거리를 탐지할 수 있는 사드 레이더의 탐지 능력을 패트리어트 발사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또 이러한 통합은 미국의 MD 체계를 완성하는 과정의 일환이다. 이러한 모든 탐지 정보들이 미국의 핵심지휘통제체계(C2BMC)를 통해 일괄적으로 처리되면 미국의 MD 체계는 완성된다.

결국, 북한 미사일 공격 방어용이라는 명분으로 성주에 임시 배치된 미국의 사드가 종국적으로 미국의 MD 체계에 그대로 편입돼 하위 체계를 이루는 셈이다. 한반도를 미국의 MD 체계 아래에 두는 이러한 진전은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은 자명하다.

우리 정부는 성주에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의 보복이 계속되자, 이른바 3불 정책을 표명한 바 있다. 즉 성주에 배치된 사드 이외에는 미국의 MD 체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사드 추가 배치도 없고,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책이다.

하지만 성주에 임시 배치된 사드가 착착 패트리어트와의 통합을 완료하고 본격적으로 미국의 MD 체계로 작동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MD 체계에 편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럴 경우 성주에 배치된 사드가 중국이나 러시아의 일차 타격 목표가 되는 시나리오도 불가능하지 않다.

20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기지로 물자를 수송하는 차량이 경찰 호위 속에 반입되는 가운데 소성리 주민들이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2021.05.20ⓒ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

국방부 관계자, “우리 미사일방어체계 미군 편입은 안 할 것” 우려 불식

이에 관해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성주에 배치된 사드의 성능 향상과 통합 작업 등을 확인하면서도, “주한미군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통합이 자동적으로 우리 미사일방어 시스템이 거기에 편입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우려를 불식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에 있는 미군이 MD 체계를 가속화하는 것이 당연히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오는 것이 아니냐’는 질의에도 “우리 MD 체계가 미국에 편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사드 추가 배치나 이동은 물론 우리가 미국의 MD에 편입하지 않는다는 정책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이에 관해 “우리는 지난 20년 가까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미국 주도의 MD에 은밀하게 편입돼 왔다”면서 “특히, 최근 이러한 움직임과 한미동맹이 중국 견제 쪽으로 가는 것이 맞물릴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 대표는 또 “현 정부가 인지하고 있든 아니든 사드와 패트리어트의 통합에서 보듯이, 한반도에 주둔한 미군 자산들이 착착 MD 체계를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제 정말 ‘과연 누구를 위한 사드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현욱 사드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대변인이나 되는 듯 앵무새처럼 옮기며 사드배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며 관계 당국의 처사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그는 “중요한 사실은 사드는 현재 정식배치를 결정하지 않은 임시배치 상태”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말했던 효용성에 대한 재검토도 주민들의 입장도 전혀 수용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되는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원점 재검토해 사드 철회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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