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진보] 이준석의 공정은 진실 위에 서 있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6월 11일 국민의 힘 전당대회까지 소위 ‘이준석 돌풍’은 36세 당대표 선출로 이어졌다. 지금껏 논객이나 정치평론가로서 이준석의 ‘말’은 많았다. 하지만 정책실현 등 정치인으로서 이준석의 ‘실천’은 없었다. 앞으로 그의 당 대표 행보가 과거 본인의 언행을 비추는 거울이 될 것이다.

0선 의원, 30대 청년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된 일에 모두 일단은 축하를 보내고 있다. 정치판에 이변이 생길지 모른다는 기대감도 일면 존재하는 듯하다. 하지만 이 대표가 그간 천명한 정치철학을 보면 축하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스럽다. 세대갈등, 젠더갈등, 이념갈등, 맹목적 능력주의라는 구태 기득권과 다를 바 없는 비전을 갖고 갈등을 부추기는 거짓말들을 해왔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올 4~5월 청년 대표성을 획득하기 위해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노이즈 마케팅에 집중했다. 눈치보지 않고 저격하는 시원한 태도, 숫자를 이용해 합리적으로 보이는 포장이 그의 전략이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거짓말이 기반이고 문제의 해결 방법은 없다. 그저 갈등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로 선출된 이준석 대표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1.06.11ⓒ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이준석 대표는 ‘이공계 여성학생 비율은 20%인데 국가장학금 이공계 여성 학생 35% 할당이 있어 불공정’하다며, ‘성별이 칸막이로 등장해 공정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팩트도 틀리고 통계 비교도 잘못했다. 우선 이공계 여성학생 비율은 20%가 아니고 30%를 넘는다. 전체 학생 중 이공계 성별 비율과 국가장학금 대상 중 성별 비율은 모집단이 다른 별개의 통계다. 마지막으로 국가장학금 수혜 대상은 각 학교별 선발 기준에 따라 선정된다. 이미 국가우수장학금 이공계 선발 여성 비율은 45.7%로 권고한 35%를 훌쩍 넘고 있다. 왜곡과 논리비약으로 할당제를 비난하고 성별갈등을 불러일으킨 이 대표의 거짓말이다.

‘여성 장관 할당제 때문에 민생이 무너졌다’는 이 대표의 최고위원 시절 칼럼도 있었다. 성별로만 모든 걸 판별하지 않고 다양한 요인과 ‘능력’을 봐야한다는 본인의 주장과도 배치되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남성장관이 많았던 시절과 경제 성장률을 비교해 보아도 할당제와 민생의 상관관계는 확인해볼 수 없다.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이 여성장관 1명이었던 이명박 정부시절, 그 누구도 남성이 장관해서 민생이 무너졌다는 주장을 하진 않았다.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지난 대선 모두 여성장관 30% 할당제를 공약했던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할까? 여성 장관 할당제 등 여성대표성을 높이는 방법은 여야, 보수, 진보 가를 것 없이 동의하는 사회적 합의였다. 진정성을 보이고자 한다면 정부 비난용 논리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당내에서 토론부터 해보셨으면 한다.

할당제에 대해서 이 대표는 ‘지금은 할당제가 한시적인 법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그들(여성)에게 혜택을 주는 법이 되었잖습니까.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라든지...’라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특정성별이 3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합격할 경우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이다. 실제로는 남성이 미달합격이 많아 이 제도의 혜택으로 추가 합격된 남성 수혜자가 여자보다 많다. 전혀 여성할당제도 아니고 오히려 남성할당제의 기능을 하고 있는 제도를 들어 여성우대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여기에 남성들이 억울함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불공정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기득권과 맞서 싸우는 청년 대표를 표방하더라도
거짓에서 출발하는 것은 과거 구태정치의 연장

이 대표가 주장하는 ‘공정’이 공공선을 위한 가치인가를 차치하고서도 거짓말이 너무 많았다. 이제 더 이상 논객이 아니고 책임정치를 펴야 할 당 대표라면 해명을 하든, 인정하고 사과하든 어떤 입장이라도 밝히길 바란다.

이번 ‘이준석 돌풍’은 실은 정부여당과 기성정치에 실망한 ‘20대 돌풍’이고 지금 잠시 이준석 곁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2019년 초 정부여당에 대한 20대의 지지는 철회되기 시작했다. 20대의 대부분은 그 이후로 1년여 간 무당층으로 정치를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20대들은 정부심판이라는 표심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안으로 야당에 힘을 실어줬던 것이다. 이 현상을 돌풍으로 보이게끔 만든 것은 야당 지지층의 높은 집권의지가 더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보궐선거 이후 성난 민심을 포착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가능성 있는 정치세력’으로 보이는 전략을 실천한 것이 ‘이준석 당 대표’를 만들었다. 그러므로 ‘이준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는 할 수 있어도 ‘이준석(으로 인해 시작된) 돌풍’이라 할 순 없다.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씨의 발탁으로 정계 입문부터 지금의 당 대표까지 실력이 아닌 우연에 기대고 있는 것이다. 그 우연을 실력으로 포장하려니 거짓이 난무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나쁜 정치를 펼치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기득권과 맞서 싸우는 청년 대표를 표방하더라도 거짓에서 출발하는 것은 과거 구태정치의 연장일 뿐이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손솔 신촌기후행동청년넷 대표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