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환경중시’ SK와 최태원, 산업폐기물매립·소각이 친환경?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그룹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도약' 국무총리-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1.06.03ⓒ사진공동취재단

“지구를 거꾸로 돌리기 위해 왔습니다”

환경단체가 아니라 SK 에코플랜트라는 회사의 광고 동영상에 나오는 문구이다. 회사 이름과 광고만 보면, 친환경기업인 것 같다. 과연 그럴까?

농지 없애고 산업폐기물
매립하는 것이 친환경?

SK 에코플랜트(ecoplant)는 SK건설이 이름을 바꾼 회사이다. 올해 5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름을 바꿨다. 그러면서 SK에코플랜트는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SK 에코플랜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한술 더 뜬다. SK 에코플랜트의 대표이사(CEO)인 안재현 사장이 ‘딥체인지 스토리(Deep Change Story)’라는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 캡쳐

그 내용을 보면 “(건설업이) 환경을 파괴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지 못하고 생태계를 이롭게 이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저희는 고심했고 변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구를 지키는 환경업. 지난 60여 년처럼 우리가 신명을 다해 노력할 새로운 영역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SK 에코플랜트가 지구를 지키는 환경사업을 하는 기업일까? 필자가 조사한 사례들을 보면, SK 에코플랜트는 지구를 거꾸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그나마 남아 있는 지구환경과 농촌을 파괴해가면서 돈을 벌려고 한다.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농촌지역에 어마어마한 양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하겠다고 한다.

최근 충북 괴산군 사리면에서 추진하고 있는 ‘괴산 메가폴리스’라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괴산 메가폴리스’는 SK에코플랜트(SK건설)이 괴산군과 협약을 맺고 산업단지와 산업폐기물매립장을 짓겠다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총 180만㎡(약 54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산업단지 뿐만 아니라, 그 안에 194만톤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할 수 있는 매립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산업폐기물 매립은 결코 ‘친환경’일 수 없다. 매립된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와 악취, 그리고 메탄과 같은 강력한 온실가스를 생각하면, 지구를 되돌리기는커녕 그나마 남아있는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이 아닐 수 없다.

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sk에코플랜트 홈페이지 캡쳐

정말 친환경을 생각한다면, 산업폐기물 양을 줄이고, ‘매립’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돈벌이 수단으로 막대한 양의 산업폐기물을 매립하겠다고 하면서 ‘에코’니 ‘친환경’이니 하는 말을 붙이는 것은 언어모독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SK에코플랜트가 산업단지 부지로 예정하고 있는 54만평중 37%인 약 20만평이 농지이다. 대규모 농지를 파괴하고 산업폐기물을 매립하는 것은 기후위기 시대에 결코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암발생 등 주민피해 호소하는
소각장도 에코?

SK에코플랜트가 산업페기물과 관련해서 벌이고 있는 사업은 이것 뿐만이 아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폐기물 소각업체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공시를 보면 SK에코플랜트는 사모펀드인 맥쿼리로부터 2,151억원에 클렌코(주) 100%를 매입한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클렌코(주)는 폐기물 소각과 관련해서는 가장 논란이 많은 업체다. 클렌코는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서 소각장을 운영중인데, 북이면 주민들은 클렌코를 포함한 3곳의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유해물질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10년사이 60명의 주민들이 암으로 숨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지난 5월 13일 환경부가 ‘소각시설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 암 발생 간의 역학적 관련성을 명확히 확인할 만한 과학적 근거는 제한적’이라고 발표했으나, 주민들은 환경부 발표의 신뢰성에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또한 환경부 발표에서도 주민들의 소변 중 카드뮴 농도(2.47㎍/g_cr)는 우리나라 성인 평균의 3.7~5.7배를 보였다고 언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처럼 산업폐기물 매립ㆍ소각은 결코 친환경일 수 없는 산업이다. 당장 소각과 매립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민간기업들에게 맡길 성격의 일이 아니다. 그럴 경우에는 산업폐기물 처리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없다. 그리고 일부 사모펀드와 업체들이 막대한 이익을 누리게 된다.

당장 클렌코(주)만 하더라도 2014년 지분을 매입한 맥쿼리가 수백억원 이상의 차익을 올리고 SK에코플랜트에게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SK에코플랜트의 행태는
기후위기 악화, 환경파괴를 초래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인 안재현 사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친환경의 핵심은 진정성’이라고 했다. 그런데 SK에코플랜트가 지금 손을 대고 있는 산업폐기물 매립과 소각은 전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사업이다. 그야말로 돈벌기 쉬운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사업일 뿐이다.

SK 그룹 최태원 회장은 5월 27일 열린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비즈니스포럼’에서 “기업들도 엄중한 소명의식을 가지고 환경문제 해결에 행동을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산업폐기물을 농촌 지역 땅에 묻고 소각하는 것으로 돈을 벌겠다는 것은 전혀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기후위기를 악화시키고 환경을 파괴할 뿐이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폐만 끼치는 것이다.

SK가 진정으로 환경문제 해결에 약간의 도움이라도 되겠다면, 산업폐기물 매립·소각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산업폐기물의 양을 줄이는데 기여할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발 농촌지역 주민들을 괴롭히고 농지를 훼손하는 것부터 그만하길 바란다. SK 최태원 회장이 먹는 밥도 농민들과 농지가 있기에 먹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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