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개국의 반대에도 쿠바 봉쇄 중단 않는 미국

23일 유엔총회의 결의안 채택을 앞두고 지난 6월 초, 미국에서 쿠바 봉쇄 정책을 규탄하는 차량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사진=인터넷 캡쳐

편집자주: 아이젠하워가 시작해 케네디가 본격화한 미국의 쿠바 봉쇄가 60여 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카터와 오바마 정권 시기만 제외하고 미국의 제재 강도는 점점 세졌다. 그리고 바이든이 오바마의 유화정책을 받아들일 기미는 없다. 지난 23일 전 세계 184개국이 미국의 봉쇄 정책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유엔에서 통과시켰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 움직임도 있었다. 이를 다룬 카운터펀치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UN General Assembly Once More Denounces US Blockade of Cuba

지난 6월 23일 유엔 총회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와 상업 및 금융 봉쇄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60년간 이어진 봉쇄를 유엔 총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투표가 연기됐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1992년부터 매년 공식적으로 비난해 왔다. 올해의 투표결과는 찬성 184개국, 반대 2개국(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기권 3개국(브라질, 콜롬비아, 우크라니아)이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반대는 전혀 놀랍지 않았다. 양국은 1992년부터 늘 반대표를 던졌다. 열 번은 두 국가만 외로이 반대를 했다(2010년 이후 양국의 고립은 심해졌다). 가끔 한 두 국가가 동참했지만 주로 미국령인 마샬제도 아니면 팔라우였다.

올해도 투표하기 전에 여러 국가와 지역단체 대표들이 발언을 했다. 쿠바가 많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 만 명의 의대생들을 무료로 받아주고 수십 개 국가에 의료진을 파견한 것을 크게 칭찬하는 국가가 많았다. 그들은 미국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백신들을 개발한 쿠바의 성과에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리고 잔인함, 부도덕성, 국제법 위반 등을 들어 미국의 봉쇄를 비난했다.

게다가 올해에는 유엔의 투표를 앞두고 미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쿠바 봉쇄 규탄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미국과 캐나다 곳곳에서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모여 시위를 벌였고, 수천 명이 규탄성명서에 서명했다. 그럼에도 봉쇄를 완전히 해제할 유일한 미국 법안인 론 와이든(오레건) 상원의원의 ‘2021년 미국-쿠바 무역법’은 공동발의자가 3명뿐이다.

미국의 쿠바 봉쇄를 규탄하는 유엔 결의안이 올해도 지난 6월 23일 또 통과됐다. 29년전부터 해마다 통과 된 미국 규탄 결의안 투표에서 올해는 이스라엘만 미국의 편을 들어 반대표를 던졌다. 투표 결과는 찬성 184, 반대 2, 기권 3개국이었다.ⓒ사진=유엔 제공

쿠바 외무부는 미국의 봉쇄가 쿠바를 어떻게 옥죄는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해마다 심층 보고서를 작성한다. 쿠바의 마지막 보고서는 2020년 10월 22일에 발표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봉쇄가 2019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쿠바 경제에 야기한 손실이 55억 7천만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최근의 업데이트에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12월까지 35억 8,700만 달러의 추가 손실이 있었다.) 봉쇄 때문에 야기된 물자 부족, 수출 경로 봉쇄, 미국이나 봉쇄 동참국의 상품을 우회 수입해야 하는 비용 때문이다.

바이든 정권이 트럼프 정권의 봉쇄 강화 정책을 뒤집고 다시 오바마 정권의 개방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은 벌써 사라졌다. 바이든이 취임 직후 쿠바 정책의 재검토가 중요하지 않다고 발표한데다 아무런 증거 없이 5월에 발표된 미국의 테러지원국 목록에 쿠바를 올렸다. 바이든이 쿠바를 목록에서 뺐던 오바마의 뜻을 뒤집은 트럼프의 선택을 따른 것이다.

쿠바가 테러를 지원한다고 미국이 주장하는 이유는 쿠바와 달러 거래를 하는 국제금융기관을 처벌하기 위해서다. 쿠바의 자금 이체와 신용 접근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봉쇄가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미국은 제3국의 은행과 대출 기관들과 쿠바의 거래를 제한할 뿐만 아니라, 1992년부터 미국 생산 부품이 10%가 넘는 상품과 재료를 쿠바에 수출하는 제3국을 처벌한다.

미국 자국 법을 역외 적용하기까지 한다. 미국은 여러 가지 악질 조항이 있는 1996년 헬름스-버튼법을 만들어 쿠바계 미국인들이 미국 법원에서 쿠바의 국유화로 입은 피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런데 이 조항은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들이 6개월에 한 번씩 일시적으로 효력을 중단시켰었다. 트럼프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트럼프는 2019년 5월 이 조항을 적용하기 시작해 그나마 있던 쿠바의 해외 원조도 거의 다 끊어놓았다. 그로 경제적 타격은 계산조차 불가능하다. 바이든이 이 조항을 어떻게 할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아직까지는 그에 대한 언급이 없다.

2020년 미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도 쿠바 문제가 불거졌다. 과거 샌더스가 쿠바의 발전을 얘기했던 것을 두고 권위주의 정권을 비난하지 않는다고 바이든이 문제 삼은 것이다. 바이든 정권은 2016년 오바마 정권이 쿠바 봉쇄 규탄 유엔 결의안 투표에서 기권 했던 것에 반해, 2021년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사진=인터넷 캡쳐

미국의 쿠바 봉쇄가 부도덕하고 불법일 뿐만 아니라 얼마나 잔인한 지가 이번 팬데믹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봉쇄로 인해 원자재, 특수 도구 및 기계, 연료, 교체 부품 등이 부족해 코로나19 처방제와 백신뿐만 아니라 다른 백신과 주사기, 병원용품과 수술 용품의 개발, 생산 및 분배가 너무 어려워졌다.

유엔 총회의 이번 투표 직전에 마지막으로 연설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 장관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미국의 봉쇄가 쿠바 국민에게 가져온 위험은 헤아릴 수 없다. 미국의 비인간적인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는 쿠바 가정은 없다. 쿠바 민간인들에게 봉쇄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국의 봉쇄는 모든 쿠바 국민의 인권에 대한 방대하고 체계적인 침해임에 틀림이 없다. 미국의 봉쇄는 1948년 제네바 협약에 따른 대량 학살 행위에 해당한다. 현재 미국은 작은 나라를 상대로 자기네 법을 역외 적용하면서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수입을 앗아간 세계 금융 불황과 코로나19 경제적 위기로 인해 이미 어려운 나라를 상대로 말이다.”

참으로 맞는 얘기다. 미국의 쿠바 봉쇄는 오만한 자본주의의 세계 두목이 작은 주권 국가에 대한 엄청난 범죄, 엄청난 갑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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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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