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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쟁 속 ‘문재인 외교’ 승부수 : 운신의 폭 넓히며 ‘약소국 콤플렉스’ 극복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뉴시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변경했다. 외교부가 “한국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가교 역할이 가능한 성공사례임을 인정받은 계기”라고 평가했듯, 향후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지금보다 다변화된 역할과 높은 영향력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인 선진국 외교가 가능하려면 미국과의 비대칭 동맹에 기반한 약소국 외교라는 기존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부터 6월 G7 정상회의, 유럽순방, 한-중미(SICA) 정상회의로 이어진 문재인 정부 외교 행보에서 그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국가존립의 위기에 직면함에 따라 한국으로선 미국과의 동맹은 불가피한 선택지로 여겨졌다. 강대국과 약소국 간의 ‘비대칭동맹’이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안보를 제공하고 한국은 미국에 정치적·군사적 자율성 상당 부분을 양도하는 관계가 수십년간 이어졌다.

당연히 한국 외교는 다양한 대내외적 악조건들 속에서 수동적이고 경직된 행보를 해왔다는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제외하면 남북 대치 상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에 기초한 대미 의존적 태도, 2010년대 이후 심화되고 있는 미중 경쟁 속에서 강요받거나 스스로 빠져든 ‘양자택일의 딜레마’ 등 이른바 ‘약소국 콤플렉스’는 외교 유연성을 발휘하는 데 있어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남북 대립이 실재하고 강대국의 힘이 교차하는 한반도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물리력으로 번영을 도모하긴 어렵다는 것이 주지의 현실인 만큼, 객관적이고 정확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외교 전략의 대안적 선택 범위를 넓혀놓는 것은 우리 외교의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 기초해 살펴봤을 때 문재인 정부의 최근 외교 행보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국제적 지지 기반을 확보하다

한국의 외교는 대북 인식과 그에 따른 남북관계에 따라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북 적대시 정책과 그 영향으로 표출되는 남북관계의 악화는 남북은 물론 동북아 지역 전체의 안보 딜레마와 군비경쟁을 극대화시킨다. 이때 외교 정책은 자연스럽게 한미동맹의 군사·안보적 요인에 높은 비중을 두게 되므로, 한국은 외교적으로 자율성과 유연성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이며, 외교 무대에서 국익이 우선시되는 선택지의 범위는 좁아진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6월에 발간한 ‘미중 경쟁과 한국의 외교 유연성’에서 “우리가 남북 간 군사적 대결의 성격을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따라 우리 외교에 허용되는 여유와 자율성의 폭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과도한 위협인식에 사로잡히지 않고 지나친 생존 민감성을 낮춰야 외교전략의 대안적 선택 범위를 넓힐 수 있고 행동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대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꽤 오랜 공을 들였다. 문재인 정부로선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하기 위해 한미 간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북미대화 재개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시절 남북 간 종전선언 약속과 군사적 적대행위 금지, 군축 실현 등의 내용을 담은 판문점 선언과 한반도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를 약속한 북미 간 싱가포르 성명을 이끌어내는 과정에 큰 역할을 한 동력을 바탕으로, 바이든 정부로 교체된 이후에도 기존 합의 틀을 깨지 않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이 담길 수 있었다. 두 정상이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성명에 기초해 대화를 통한 대북 접근을 모색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 대화, 협력, 관여를 지지한다는 내용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 참석해 조 바이든 대통령 내외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1.05.22.ⓒ뉴시스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3월 외교·국방장관 회의(2+2 회의)에서 양국은 겉으로는 북핵 문제에 대한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했으나, 세부적으로는 인식 차이를 보였었다. 당시 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쓰며 한국 측과 이견을 드러내는가 하면, 트럼프 정부의 ‘싱가포르 성명’을 계승할지에 대해 “포괄적인 대북정책을 검토 중”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정의용 장관이 “(미국이 싱가포르 성명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것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 전 실무접촉을 통해 대북 접근과 관련한 미국과의 이견을 줄이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흔들지 않는 ‘조정된 실용적 접근법’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 대중 ·대러 정책과 이란 핵합의 복원, 아프가니스탄 철군 일정 등에 맞춰져 있던 바이든 정부의 외교 정책 우선순위를 감안하면 꽤 의미있는 성과다. 또한 정상회담 이후 바이든 정부 인사들은 ‘북한과의 외교’를 연신 강조하고 있으며,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인권’ 문제에 대한 대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양국의 대북 접근은 회담 이후 한미 워킹그룹 종료로 이어졌다. 트럼프 정부 시절 남북 협력과 대북 제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로 만들어진 한미 워킹그룹은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교류협력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애물로 작용해왔다. 판문점 선언에 따라 추진하기로 했던 철도·도로 연결 사업은 물론, 독감 치료제 타미플루 지원 등 인도적 교류협력까지 제약한 것이었다. 따라서 한미 워킹그룹 종료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우리가 북한과 독자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줬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미국 외 다른 국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계기로 회원국 정상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고, 결과적으로 G7 공동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등 외교적 관여를 중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럽순방 이후에 이어진 한-중미(SICA)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도 “SICA 회원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했고, 북한과의 대화를 조속히 재개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구체적인 진전을 위한 한국 정부의 계속적인 노력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중 사이에서의 균형외교, 그리고 국익 도모

한국이 한미 정상회담과 G7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미중 대립 구도 속에서 미국을 선택했다는 평가들도 있다.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미중 갈등 현안이 폭넓게 다뤄졌다는 점과 한국이 직접 참여하진 않았으나 G7 공동성명에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재조사, 대만 해협 안정,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문제, 홍콩 문제 등 중국과 관련한 쟁점들이 대부분 담겼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일각에선 향후 한중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 두 굵직한 외교 행보만 놓고 봤을 때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에 한발 다가간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미국에 경사됐다’라고 평가를 단순화하는 건 무리가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한국은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공조를 약속받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하는 대가로 미국이 원하는 대중국 견제 전선에 한 발을 내디뎠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만 놓고 보자면 한국은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을 벗어나 미국 쪽으로 기우는 ‘전략적 경사’를 선택한 측면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우리 정부의 선택은 가능한 포괄적·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면서 한중 관계를 고려한 흔적이 관찰된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된 것을 두고 “내정 간섭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발했으나, 중국 관련 이슈에서 노골적으로 미국 편을 든 일본과 비교해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비난 수위도 일본에 비해 높지 않았으며, 특히 신화통신의 경우 “한국이 ‘미사일 주권’을 되찾는 대신 코로나 백신과 반도체 등에서 ‘미국 우선’ 정책을 받아들였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러한 중국의 인식에는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에 대한 양해가 반영됐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 양자회담장 앞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2021.06.13.ⓒ뉴시스

G7 공동성명의 경우 중국 견제가 겉으로 선명하게 드러난 것이 사실이며, 비록 한국은 초청국 자격이긴 했으나 정상회의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공동성명에서 제시하는 행동의 요구에서 완전히 자유롭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디테일을 살펴본다면 우리가 미국과 중국, G7과 중국 사이에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확보해나갈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프랑스의 경우 G7 회의가 반중국으로 비춰지는 것을 반대했고, 독일은 중국과 밀접한 경제적 연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탈리아의 경우 G7 국가 중에 유일하게 일대일로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박 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는 G7 정상들이 중국 견제에 일치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각국별로 중국 견제전선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상이한 입장이 존재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대중국 견제를 형성하는 G7 각국의 미묘한 입장 차이는 향후 유럽과의 연대를 모색할 수 있는 ‘전략적 자율성’의 공간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중 관계와 달리 한중 관계에 있어 한국은 체제와 이념이 다른 중국을 대하면서 모든 사안을 가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기 어렵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필요하고, 한중 교육과 투자규모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는 등 현실적 제약 요인이 있다.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체 시장도 마땅치 않다. 따라서 중국의 부상을 약화시키기 위해 가치와 주권을 연계해 접근하는 미국이 전략에 편승한다면 자칫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대로 동북공정 등 중국의 패권화를 경계해야 하는 입장에서 중국으로의 일방적 경사도 위험하다.

우리는 이 교훈을 박근혜 정부 때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테안먼에서 열린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서방국 정상이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혼자 참석했고, 시진핑과의 면담 자리에서는 사드 배치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당시 중국은 박 전 대통령의 행보를 ‘친중’ 접근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에 대해 미국의 강도 높은 불만이 표출되자, 박 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직후 미국을 방문해 이른바 ‘충성 서약’을 했다. 펜타곤에서 공식 의장행사를 사열하고 브리핑을 받은 데 이어, 중국에 끝까지 하지 않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했던 사드를 배치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한중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결과적으로 중국 문제에 있어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했다는 점과 G7 정상회의라는 다자외교 무대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G7 중 미국의 일방주의에 편승하기 어려운 국가들과 협력해 대중 노선을 전략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는 등 운신의 폭을 넓혔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이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원장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6.02ⓒ김철수 기자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미국과의 동맹 또는 파트너 국가의 숫자가 60개국 조금 넘고, 중국과의 무역이 가장 많은 국가가 110개국이 넘는다. 이게 사실 거의 겹쳐 있다”며 “우리만 끼어있는 게 아니고 전 세계가 다 끼어있기 때문에 오히려 (다자 외교 무대에) 더 참여해서 영국이나 프랑스, 캐나다, 호주 같은 국가들과도 연대를 해야 미중 대결을 완충할 수 있다. 또 나중에 중국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는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대중 외교 전략과 관련해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보편적 가치와 지정학, 역사적으로 배태된 특징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며, 최대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외교를 강화하고 주권과 가치 문제를 최대한 분리하며, 동류 국가와 함께 다자주의를 활용하면서 사안별로 지지와 반대를 표명하고, 고위급 전략대화 등을 통해 공개와 비공개 방식을 활용해 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원장은 “한국 외교의 경쟁력은 게임체인저에서 얼마나 값비싼 신호를 발신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으며, 미·중 전략경쟁의 틈새를 찾고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더라도 한국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및 미국의 공급망 구축이다.

한국은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협력을 통해 사실상 백신 허브국가로서의 지위를 획득했고, 백신 대량생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G7 정상회의에서도 개별 국가들과 백신 생산 협력을 약속했다.

아울러 한국은 반도체·자동차 배터리·전기차 생산 등 분야에서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결정했는데, 이를 통해 미국은 난제였던 공급망 구축 효과를 얻고, 한국은 시장 진출 확대 및 기술 고도화를 얻는 ‘윈-윈’의 결과가 도출됐다.

이를 두고 미중 반도체 공급망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미국을 돕는 길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있으나, 이는 양자택일 논리에 따라 지나치게 평가를 단순화한 것이기도 하다. 반대로는 투자의 균형을 도모한 현명한 투자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었다. 중국 한미 간 공급망 구축 합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 대중 투자, 시스템 반도체 관련 대미 투자는 각국 수요에 맞췄기에 제로섬 게임이 아닌 순수하게 기업 이윤에 입각한 전략적 투자”라며 “이러한 기업의 투자 움직임은 미중 양국 중 한쪽에 기운다는 비판을 받지 않는 현명한 투자 방식으로 사료된다”고 평가했다.

결국 다시 ‘안보’

한국이 아무리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고, 국제무대에서 미중 사이 균형을 취하며 유럽 선진국들과의 다자외교로 실질적인 번영을 모색하더라도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외교적 선택지는 다시 줄어들 것이다. 대외정책에서 군사·안보가 갖는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며, 군사·안보 주권이 취약하므로 당연히 미국 의존도가 높아진다. 이는 한국의 대외적 위상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남북 대치 상황으로 인한 근본적인 문제인 군사·안보상 제약을 풀어나가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주권을 가져온 것도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불완전한 군사·안보 주권은 미중 대결 구도 속 우리의 행동 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주한미군에 부여된 전시작전권 전환, 법적 근거가 사라진 유엔사 해체 등이 향후 풀어야 할 주된 과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풀지 않고선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한국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에 집중했지만, 공동성명에 미국 측의 적극적인 의지와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 완화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데엔 실패했다. 임기 초인 바이든 정부에게 북한 이슈가 선순위가 아닌 만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로선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김준형 원장은 최근 민중의소리와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이 말한 남북 대화와 협력 지지를 근거로 미국을 설득해서 실질적으로 북한에 도움이 되는 걸 줄 수 있게 제재면제조항을 만들어낼 수 있고, 북한과 평화조약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이 다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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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