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진보] 오토바이 보험료 내면 남는 것이 없어요

“오토바이 보험료 내면 남는 것이 없어요”

누구의 이야기일까? 배달 라이더들의 이야기이다.

도대체 보험이 얼마길래 보험료를 내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일까? SBS에서 올해 3월 뉴스에 20대 라이더가 내는 보험료가 1년에 1200만원이라고 보도했다. 30대 중반인 필자는 현재 유상종합보험으로 오토바이 보험료만 380만원 가까이 내고 있다. 매달 3만원씩 나가는 운전자 보험까지 생각하면 보험료로 나가는 비용이 연 400만원이 넘는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7월 기준 신고된 오토바이 약 220만대 중 약 100만대, 45%만 보험에 가입했다. 나머지 55%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에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된 오토바이 보험 중 비유상 보험은 평균 43만4000원이지만 유상보험의 경우는 184만7000원이라고 한다. 유상보험이 라이더들이 실제 든 보험보다 상대적으로 싸게 나온 이유는 책임보험과 종합보험을 구분하지 않고 조사해서 그럴 것이라고 본다. 라이더들이 필수라고 여기는 유상종합보험으로만 하면 더 높아질 것이다.

130주년을 맞는 세계노동절인 1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 배민(배달의민족)라이더스 조합원들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와 생활물류 서비스법 제정 및 오토바이 보험료 인하 등을 촉구 집회 마친 뒤 오토바이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2020.05.01ⓒ김철수 기자

유상 책임보험이란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배달 일을 하기 위해 소유했을 때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보장범위가 작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다. 오토바이 사고의 특성상 대인, 대물 등을 필수로 해야 하기 때문에 직업으로 배달 일을 하는 라이더는 유상종합보험을 될 수 있는 대로 들려고 한다. 우리가 보통 자동차를 운행할 때 드는 보험이 대부분 종합보험이라는 것을 본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나 이 종합보험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험료를 계산할 때 가해인지 피해인지 상관없이 과실이 조금이라도 붙는 사고가 나면 보험료는 여기에 더해서 천정부지로 뛰어오른다. 높아진 보험료는 라이더들에게 더 일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배달이 생계인 배달 라이더의 입장에서는 높아진 보험료도 부담되고, 가해 사고가 나면 보험사에서 보험 가입조차 잘 받아주지 않는다. 즉 사고가 나면 일을 할 수 없는 것이다.

라이더들은 가입 원하나 종합보험 가격 너무 비싸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 서둘러야

올해 3월 24일 배달의민족에서 배달 라이더들의 입직 보험 기준을 유상종합에서 유상책임 보험으로 바꿨다. 가정용 보험을 들고도 배달이 가능한 쿠팡이츠와는 다르게 배달의민족은 라이더들을 생각한다는 정책으로 유상종합보험 정책을 유지했으나, 라이더들의 보험 가입률이 저조해지자 결국 기준을 낮춘 것이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다.

최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생각대로, 바로고 등에서 올해 1월에 통과된 생활물류서비스법에 근거해서 오토바이 공제조합을 만드는 것을 추진 중에 있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총에서도 자체로 오토바이 보험 인하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통사고 대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문철 변호사는 3월16일에 자신의 유튜브에서 SBS 1200만원 배달 라이더 보험료를 언급하며 오토바이 공제조합 설립을 호소했다.

감사원은 올해 7월 6일 국토교통부에 배달종사자가 가입해야 하는 유상운송용 보험 비용이 가정/업무용 오토바이 보험보다 11배가 높다며, 국토교통부에 라이더의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공제조합 설립 추진 등을 하라고 주문했다.

라이더들의 안전과 소득개선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배달라이더 공제조합을 통한 해결이 필요하다. 공제조합이 설립되기 전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그사이에 높은 보험료로 피해받는 라이더들을 생각하면 하루빨리 공제조합이 설립돼야 한다.

이미 라이더들은 소득에서 오토바이 감가상각, 보험료, 산재 보험비, 기름값 등을 내면 남는 것이 없다고 한다. 더욱이 플랫폼노동자라는 이유로 통상 노동자들이 받는 4대 보험 혜택에서도 산재보험을 제외하고는 배제되기 때문에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퇴직금 등도 없다.

수많은 자영업자가 코로나19 피해로 폐업하고 라이더로 이직을 했다. 이들을 두 번 울게 하지 않는 정부의 정책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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