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증액 안돼”라면서…나랏빚 2조원은 “꼭 갚아야 한다”는 홍남기

신용카드 캐시백 1조1천억원도 “변경 불가”
방역 상황 변했는데 “재정 운용 정치 따라가는 것 아냐” 딴청
여당 해임 건의 카드 만지작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제 2차 추경관련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1.07.13ⓒ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향후 추가 확산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확대 및 조정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를 거듭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가 추진중인 2조원 규모의 국채 조기 상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신용카드 캐시백 지급 정책은 취소나 축소 의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홍 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2조원 국채 상환 계획, 이것이 지금 시급한 문제인가”라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전체 추경의 1/10도 안 되는 2조원을 상환하겠다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얼마 전 국제신용평가사와 협의 과정에서 상환을 약속했고, 평가사도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국제 자본시장, 한국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비 촉진을 위해 기재부가 추진하고 있는 신용카드 추가 사용에 따른 캐시백 지급을, 재난지원금 전국민 확대나 소상공인 피해지원 상향으로 고려하자는 여당의 제안에도 “고소득층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기재부 계획은 변경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추경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최근 악화된 방역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은 이번 2차 추경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소비 진작’ 차원의 추경으로 봤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차 추경안을 발표하며 “소비로 내수를 진작시키고, 민생 경제에 활력을 키워낸다는 포용적 회복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추경안 합의 이후 4차 대유행이 시작됐고 결국 수도권의 경우 방역 수위는 최고 단계로 올라갔다. 강화된 방역 단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할지 미지수다. 정부에선 현 상황이 지속할 경우 오는 8월 중순까지 하루 확진자수가 2천300명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추경이 준비될 당시 전망은 하반기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 되고, 집단면역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있다.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감염 속도가 빠르고 돌파감염 우려가 큰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자신했던 11월 집단 면역에도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재정당국은 방역에 필요한 예산을 증액하고, 소비 위축에 대비할 실탄을 확대해야 하지만 요지부동이다. 기재부 일각에선 “여당이 합의를 또 뒤집었다”는 아전인수식 주장도 나온다. 변화된 상황에 맞춰 예산을 증액하는 것을 ‘합의 불이행’이라고 보는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여당 분석에 따르면 현행 소득하위 80%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으로 확대하면 필요한 예산은 2조원 수준이다. 기재부가 국채 상환 계획을 접으면 추가 예산 확보 없이 전국민 지급이 가능하다. 지급 기준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란과 수백억대 선별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기재부는 고집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에도 1조원 가량의 예산이 잡혀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SNS를 통해 “신용카드 캐시백에 소요될 예산 1조1천억원을 없애고 일부 항목을 조정할 수 있다. 이러면 추가 재원이 필요없다”고 언급했지만 홍 부총리는 여기에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도움이 절실한데, 정부가 그 돈으로 빚을 갚으면, 결국 국민이 빚을 내는 것 아니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타에 홍 부총리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우원식 의원이 “길은 정치가 내고 정부는 낸 길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홍 부총리는 “재정 운용은 정치적으로 결정되면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결국, 홍 부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언급이 나왔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14일 오전 t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당내에서 (홍 부총리)해임 건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예산안을 심의해 확정하는 것은 입법부인 국회의 고유권한”이라며 “재정당국자가 이를 부정한다면 남는 것은 재정 독재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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