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품은 ‘신세계’, 이커머스 시장 판도 바꿀까

그룹 중심축 온라인으로 이동... 이마트-이베이코리아 시너지 기대

신세계-이베이코리아 로고ⓒ뉴스1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국내 이커머스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 아직 완전한 인수가 이뤄진 건 아니어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이커머스 업계에선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자체만으로도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공시를 통해 자사 종속 회사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1%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G마켓,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해 온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네이버(시장 점유율 18%·거래액 27조원), 쿠팡(13%·22조원)에 이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위(12%·20조원) 기업이다. 여기에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3%·4조원)까지 합쳐지면 신세계는 쿠팡을 제치고, 네이버에 이어 이커머스 업계 2위 기업이 된다.

그동안 오프라인 유통 공룡으로 불려온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전반에 걸친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50%에 달하게 된 것이다. 사실상 그룹 사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마트 관계자는 “우리는 오프라인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는 유통업체였지만, 이제 이베이코리아라는 거대 이커머스업체까지 인수하면서 전체 거래액이 40조원이 넘는 온·오프라인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며 “향후 사업도 그런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자료사진ⓒ뉴시스

신세계, 오프라인 거점 통한 물류 경쟁력 극대화
... 이베이코리아 ‘풀필먼트’ 시스템 활용도

이커머스업계는 두 기업이 이번 인수합병(M&A)으로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먼저 물류에서는 신세계가 가진 오프라인 거점이 온라인 물류기지로 활용될 수 있어 유통의 핵심인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전국에 이마트 매장을 운영 중”이라며 “이 오프라인 거점들이 언제든 이베이코리아의 물류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세계는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확장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이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들도 하나둘 역시 온라인 물류를 위한 거점으로 변화 시켜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현재도 SSG닷컴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상당 부분을 이마트 내부에 있는 PP센터(피킹·패킹물류센터)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국 이마트에는 총 110여개의 PP센터가 운영 중”이라며 “언제든 PP센터를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베이코리아가 만들어 놓은 풀필먼트 시스템을 신세계가 활용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미 생필품 등을 위주로 주문부터 입고, 재고관리, 포장, 배송까지 모든 주문처리 과정을 직접 진행하는 ‘스마일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가 이를 활용할 경우 물류비용을 절약하면서도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기업간 M&A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가에서도 두 기업의 시너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KB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약 1조원의 물류센터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며 “이는 풀필먼트 서비스와 통합물류, 기존 PP센터와의 시너지를 위한 작업으로 합당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를 운영하기 위한 고정비가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온라인 채널 마진율이 낮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쿠팡 자료사진ⓒ뉴시스

신세계, 네이버·쿠팡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신세계의 이 같은 행보에 경쟁사인 네이버와 쿠팡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통해 투자 자금을 확보한 쿠팡은 올해에만 1조원에 달하는 물류 인프라 투자를 진행했다. 이미 전국에 약 170여개의 물류시설을 갖춘 쿠팡이 다시 한번 대대적인 물류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커머스업계는 쿠팡이 신세계와 취급 상품 수는 물론 양에서도 더욱 격차를 벌릴 것이라고 봤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으로도 단시간 내에 이 격차를 좁히긴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도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사업자들과 손을 잡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확대해 나가는 것은 물론, CJ대한통운과 주식교환을 통한 사업 제휴를 맺고 빠른 배송을 선보이고 있다.

또 네이버는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해 신선식품 배송을 강화하는 한편 타 대기업과 서비스 제휴를 통해 유료 가입자 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수많은 콘텐츠에 쇼핑을 얹어 이커머스업계에서도 막강한 시장 장악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네이버와 쿠팡뿐만 아니라 타 유통 기업들에 견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주요 경쟁사인 네이버와 쿠팡의 성장세를 봤을 때 당장 격차를 좁히거나 벌리긴 어려울 것 같다. 향후 신세계의 운영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지만 당장 기존의 운영 방식을 버리긴 어려워 보인다. 각각의 브랜드들의 개별운영이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월등한 성장세를 보이는 쿠팡, 네이버 등과의 경쟁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네이버-CJ, 주식 교환 통해 사업협력 강화ⓒ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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