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역대급 호황에도 ‘요기요’ 매각 흥행 실패한 이유

자체 경쟁력 부족한 요기요, 인수 후 대대적인 투자 필요... 매각 대금 배민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요기요 자료사진ⓒ뉴시스

국내 배달앱 업계 2위인 ‘요기요’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요기요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예정됐던 본입찰 일정이 두 차례 연기한 데 이어 최근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요기요 매각 시한 연장을 요청했다. 배달앱 업계에서는 DH가 인수자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DH는 “최근 요기요 매각과 관련해 공정위에 매각 시한 연장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다만 DH 측은 매각 시한 연장을 요청한 이유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처음 매물로 나왔을 당시 요기요의 몸값은 2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본입찰이 다가올수록 기업가치는 급락했다. 최근 진행된 본입찰에서는 요기요의 몸값이 5천억원대까지 떨어졌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처음 DH가 요기요의 몸값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것도 있지만 유독 요기요가 박한 평가를 받는 것도 있다.

최근 배달앱 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모바일을 통한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2017년 2조3500억원에서 지난해 16조5200억 원으로 7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 2월 요기요가 처음 매물로 등장할 당시 롯데와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은 물론 카카오, 네이버 등이 유력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본입찰이 시작되자,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신세계는 물론 인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됐던 롯데 등도 잇따라 인수전에 불참했다. 현재 요기요 적격인수후보는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 4개 사모펀드다.

그렇다면 요기요 매각이 흥행에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사이트 캡쳐

“인수 후 대대적인 투자 부담... 매각 대금 배민 투자 자본으로 활용”

배달앱 업계에선 배민과 쿠팡이츠에 비해 요기요만의 강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출범 이후 단건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며 무섭게 성장 중인 쿠팡이츠와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인 배민에 비해 요기요만의 강점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배민의 경우 최근 ‘배민1(단건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며 쿠팡이츠에 대한 견제에 나섰지만 요기요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아직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요기요지만, 언제든 쿠팡이츠에 의해 3위로 밀려날 수 있다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요기요는 2019년까지만 해도 점유율 41.1%로 배민(50.9%)과 배달앱 시장을 양분해 왔다. 하지만 올해 2월(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 기준 배민의 시장점유율이 65.32%까지 오른 반면 요기요는 16.12%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3위인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은 16.10%로 요기요를 턱밑까지 쫓아왔다. 업계에서는 7월 현재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점유율이 이미 역전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한 배달앱 업체 관계자는 “단건 배송을 앞세운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수도권에 한해서만큼은 요기요를 넘어선 걸로 보인다. 최근 배민도 쿠팡이츠의 단건 배송 서비스를 차용한 ‘배민1’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을 정도다”라며 “반면 요기요는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쿠팡이츠와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요기요를 인수하더라도 지금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대대적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상황이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부분들이 요기요 인수를 포기하게 만든 원인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인수 대금이 배민의 투자 자본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도 요기요 인수를 꺼리게 하는 대목이다. 요기요의 운영사인 DH가 배민을 운영하게 되는 만큼 요기요 인수 대금이 향후 배민의 투자금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DH가 요기요의 핵심 정보는 물론 노하우 등을 모두 파악하고 있다는 점도 요기요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향후 요기요 인수자는 배민과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데, 이 같은 부분이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배달앱업계 관계자는 “물론 요기요 인수대금이 모두 배민의 투자금으로 활용되는 건 아니겠지만,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인수전에 참여하는 업체가 나오더라도 어떻게든 인수가를 최대한 낮추려고 들 가능성이 크다. 매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이 말도 많고 탈도 많긴 하지만 미래 비즈니스를 이끌어갈 산업인 건 부인할 수 없다”며 “누가 인수해 다른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윤정헌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