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빨갱이 조작’ 한울회 사건 진상조사 나선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자료사진ⓒ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5공 시대 대표적 ‘빨갱이 조작’ 사건인 한울회 사건 진상 조사에 나선다.

양승태 사법부에서 또다시 반국가단체 구성 혐의가 유죄로 확정되면서 여전히 ‘빨갱이’로 살아야 하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이다. 이번 진상 조사로 두 번째 재심이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5일 제12차 위원회를 열고 한울회 사건 등 567건의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조사개시 결정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한울회 사건은 1981년 3월 대전의 평범한 기독교 신앙모임 ‘한울’이 불법 감금·고문 수사를 통해 공산사회 건설을 주장하는 반국가단체로 변질된 사건이다.

당시 수련회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군부를 비판한 점,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인간 상실 문제를 지적한 논문을 발표한 점 등을 들어 검찰과 경찰은 한울 구성원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반국가단체 조직), 계엄법 위반(전두환·국군 등 비판)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1·2심은 유죄를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1982년 6월 한울회를 반국가단체로 인정한 원심이 잘못됐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은 일부 변경된 공소장을 인정해 또다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1983년 2월 구성원들에게 징역 1년 6개월~4년을 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당시 주심 대법관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였다.

한울회 사건 피해자들은 1기 진실·화해위원회의 재심 권고에 따라 2010년 10월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새로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2년 5월 이를 기각했다.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상 조사를 신청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라고 이 사건 재심 변호를 맡았던 남성욱 변호사는 2018년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가에 대한 불신이 큰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특성상 진상 조사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남 변호사는 설명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한울회 피해자들이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표창을 받는 등 믿는 구석도 있었다.

법원행정처가 강제 징용 사건 재판을 고의로 지연하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 실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피해자들은 법원의 재심 청구 기각 결정에 반발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2014년 12월 이 청구를 다시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 하면서도, 재심 청구 핵심 이유인 반국가단체 조직 혐의를 심리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에 계엄법 위반 혐의만 심리하는 재심이 열렸다. 재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3부 재판장 이민걸 부장판사는 심리를 최대한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사건처럼 반국가단체 조직 혐의가 재심 대상에서 빠진 아람회 사건 재심 재판부가 재판 과정에서 심리 범위를 확장해 반국가단체 결성 혐의도 무죄를 선고한 사례와 반대된다.

끝내 계엄법 위반 혐의만 무죄로 인정한 이민걸 부장판사는 지난 3월 사법농단 사건 1심에서 처음 유죄를 선고받을 정도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수족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과거사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진실·화해위원회의 이번 진상 조사에서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경우 한울회 사건 재심이 다시 열릴 수 있다. 형사소송법 제420조는 유죄를 선고받은 자에 대해 형의 면제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 등을 재심 이유로 들고 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위원회의 의결로 현행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해 진실규명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확정판결 사건도 조사할 수 있다. 한울회 사건 외 8건의 확정판결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개시가 결정됐다.

한편 진실·화해위원회가 이날 조사개시를 결정한 주요 사건으로 ▲강릉·삼척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경북 문경 국민보도연맹 사건 ▲충북 청원 오창창고 국민보도연맹 사건 ▲시국사건 관련자 교사 임용제외 사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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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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