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편집자주: 이제 나흘 후면 긴급사태가 선포된 도시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의 막이 열린다. 개막을 11일 앞두고 네번째 긴급사태를 선포했건만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악화돼 14일 이후 매일 신규 확진자가 3000명을 웃돌고 있다. 확진자 2명이 있었던 우간다 선수단 중 1명이 오사카에서 잠적해 버렸고, 16일 선수촌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 올림픽 관련 누적 감염자는 모두 45명이다. 이런 상황은 모두가 예상한 바다. 그런데도 이번 올림픽을 꼭 열어야 했을까? 결국 열린 올림픽은 성공할 수 있을까? 관중이 없는 올림픽의 성공 가능성에 관한 파이낸셜 타임스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Tokyo 2020:can the Olympics succeed behind closed doors?

일본 도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장애인올림픽 홍보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뉴시스

아베 신조가 2012년 일본 총리가 된 후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2020년 올림픽 유치 팀을 만난 것이었다. 당시 유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는 스페인의 마드리드와 터키의 이스탄불이었다. 누가 봐도 일본의 유치 팀이 이미 패배를 받아들였다고 할 정도였다. 아베는 유치 팀을 질책한 후 2020년의 개최지가 결정된 2013년까지 직접 총대를 메고 외교전을 벌였다. 도쿄는 결국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고 아베가 슈퍼마리오로 분장을 하고 2016년 리우 올림픽 폐막식에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아베에게 도쿄올림픽은 핵심 사업이 됐다. 도쿄올림픽만큼 아베의 메시지, 그러니까 일본이 수십 년간의 경기 침체를 끝내고 부활해 다시 자신감을 가지고 세계무대에 서야 한다는 메시지, 일본이 강력한 민주국가로 우뚝 섰던 1964년 도쿄올림픽의 젊은 패기를 다시 지닐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곧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막을 올린다. 도쿄올림픽은 서핑이나 스케이트보드 같은 새로운 종목들과 은퇴한 우사인 볼트와 같은 아이콘들을 대체할 시몬 바일스(미국, 체조), 나오미 오사카(일본, 테니스), 디나 애셔-스미스(영국, 육상) 등의 스타들을 선보이며, 모든 역대 올림픽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하고 감동적인 큰 스케일의 대회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경기가 펼쳐지는 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지울 수 없는 큰 의문이 하나 있을 것이다. ‘이 대회는 대체 무엇 때문에 열리고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 말이다.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5분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천418명이다. 올림픽이 개최되는 도쿄도에서만 1천308명의 신규확진자가 발생했다.ⓒ사진=뉴시스/AP

올림픽 개최지 도쿄는 18개월 동안 경제 위기를 겪었고, 올림픽을 11일 남기고 네 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효됐다. 외국 팬들은 일본을 방문하지 못하고, 일본 국민은 경기장에 들어가지 못한다. 선수들은 팬과 대중을 만날 기회가 전혀 없을 것이다.

또, 올림픽 개최 지지율이 너무 낮다. 도쿄 시민의 과반이 올림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싶어하며, 나루히토 일왕마저 궁내청을 통해 올림픽 개최가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경제 부흥의 메시지도 더 이상 말이 안 되고, 1964년과의 비교도 공허하다 (그 메시지의 주창자였던 아베는 더 이상 수상도 아니다). 2011년의 대지진과 쓰나미 이후 이뤄진 일본의 재건이나 올림픽 선수촌에 수소 연료를 사용한다는 점 등 일본이 강조하려 했던 다른 메시지들은 아예 관심을 끌 가능성이 적다.

결국 아베의 뒤를 이은 스가 요시히데는 새로운 메시지를 강조하기로 했다. 올림픽은 전 세계가 함께 코로나19를 어렵게 이겨냈다는 상징이며, 그렇기 때문에 일본은 올림픽을 강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스가는 “일본에서 그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고 싶다”며 올림픽이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이는 정치적인 도박이 아닐 수 없다. 도쿄올림픽이 어떻게 운영될 예정인지를 보면, 그 메시지와 전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스가는 일부 행사에 최대 1만 명의 관중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확진자수가 증가함에 따라 도쿄에 긴급사태를 발효하고 입장을 완전히 뒤집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올림픽은 어떤 관중도 없이 치러질 것이다. 최근 열린 유로 2020과 윔블던에 관중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도쿄올림픽은 승리와는 반대로 우리가 코로나19 때문에 잃은 것들을 상징할 것이다.

물론 스가도 막무가내로 이런 정치적 도박을 한 건 아니다. 스가는 일본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따면 당권 경쟁과 올 가을 열릴 총선에서 유리해진다는 계산이다. 정치분석가 혼다 마사토시는 다른 명확한 목표가 없기 때문에 스가가 올림픽에 매달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에게 스가의 국정 기조나 목표를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가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려고 한다는 얘기뿐”이라며 “스가의 지지율이 최근 30%대 초반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올림픽이라도 열어야 재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야당, 시민사회, 의료계 등 각종 집단에서 터져 나왔고, 일반 국민은 올림픽 개최를 어쩔 수없이 받아들이되 이를 강요한 관계자들(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커진 상태다.

역대 다른 어떤 스포츠 행사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별다른 마케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일본 스폰서들도 반발이 크다(도쿄 2020은 일본 후원사에게만 3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IOC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스폰서들도 마찬가지다.

IOC가 두 차례의 세계 대전 때 올림픽을 취소했던 것과는 달리 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온갖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호텔 예약부터 스폰서 합의까지 수천 개의 계약이 수정돼야 했다. 당시 협상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상위 스폰서들은 대개 1억 달러를 지불했다가 추가로 1천만 달러를 내야 했고, 다른 스폰서들도 약 500만 달러씩 더 내야 했다.

스폰서들이 추가 비용까지 냈지만 올림픽을 후원함으로써 그들의 평판은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많은 후원사들은 이미 올림픽에 TV 광고를 싣지 않기로 결정했고, 여러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이미 경기 티켓을 나눠줬거나 올림픽동안 팔 상품을 미리 비축한 스폰서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올림픽 중계권을 따낸 후원사들(이들의 중계권료가 IOC 수익의 거의 3/4를 차지한다)은 좀 더 낙관적이다. 미국 중계권을 따낸 NBC는 올림픽 광고 매출이 12억 달러를 넘어 12억 5천 달러라는 팬데믹 이전의 예상치에는 못 미치지만 리오 올림픽 때보다는 많다고 했다.

7월 18일, 우크라이나 조정 코치가 쌍안경으로 선수들의 연습을 지켜보고 있다. 도쿄올림픽은 대회내내 이렇게 무관중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사진=뉴시스/AP

관중이 없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이번 올림픽은 매우 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올림픽 선수촌도 참가 종목일 열리는 날짜를 전후로 며칠 동안만 머무를 수 있고, 코로나19 테스트는 매일 해야 한다. 엄격한 방역 수칙을 어길 때에는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방역 수칙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고충이 더 크다. 경기 참여자들도 거의 대부분의 경우 마스크를 써야 하고, 다른 선수와 수건이나 물병을 함께 쓸 수 없다. 그리고 경기장마다 곳곳에 투명 아크릴 칸막이가 있다. 영국의 수영 메달 기대주인 아담 피티는 “이제는 정말 지쳤다. 코로나19 회의는 더 이상 가고 싶지 않다. 그냥 경기를 빨리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오히려 커지고 있기 때문에 방역 수칙도 계속 강화돼야 할 상황이다. 다행히 선수와 감독, 팀 관계자들의 약 84%가 접종을 마치고 도쿄에 올 것으로 예상된다. IOC가 화이자 및 중국과 백신 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발병 및 확산을 막을 가장 큰 수단은 엄격한 방역과 검사다. 크리스토퍼 두비 IOC 도쿄올림픽 총괄본부장은 “우리의 제1목표는 참여자들의 안전이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할 수 없다. 이번 올림픽 때 굉장히 철저한 코로나19 검사가 계속 이뤄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를 완전히 막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관계자들도 시인하는 바다. 7월 이후에 도쿄에 도착한 참여자들 중 우간다 2명과 세르비아 1명이 이미 양성 반응을 보였다. 양성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발열 클리닉’의 관장을 받으며 격리될 것이다. 빡빡한 경기 일정을 감안할 때 잘못된 양성 판정 때문에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선수도 발생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에 약 1만1천명의 올림픽 선수들과 4천400명의 장애인 올림픽 선수에다가 4만1천명의 코치, 심판 및 다른 관계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제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문제다. 올림픽 관계자들은 경기 자체만 빼고 모든 것을 조정했다며 자신감을 보이지만,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은 많은 선수들이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많은 도시들이 올림픽 대비 훈련 캠프를 취소하고 있고, 선수들이 덥고 습한 날씨에 적응할 시간도 적어졌다.

7월 18일 나리타 공항에서 입국하는 중국 올림픽 선수단.ⓒ사진=뉴시스/AP

그래도 이번 올림픽이 ‘과연 대회를 개최해야 했었나’라는 의문에 답을 주고 긍정적인 유산을 혹시 남길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예전 올림픽과는 다른 극도로 간소화된 경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많은 전 세계 도시들이 대회 개최로 인한 잠재적인 경제적 이익이나 국가 분위기 쇄신 등으로 인한 비경제적인 이익으로는 그 막대한 비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올림픽 개최 입찰을 철회해 왔다. 이런 견해는 도로와 기반 시설 구축까지 포함해 약 510억 달러가 들어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널리 확산됐다. 2024년과 2028년 하계 올림픽도 다른 나라들이 낙찰 신청은 철회하면서 파리와 로스앤젤레스에게 돌아갔다.

도쿄 2020의 원래 예산은 122억 달러로 6천억 엔은 도쿄시에서, 1천500억 엔은 정부에서, 그리고 나머지는 상업적 수입에서 충당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2021년이 되자 도쿄올림픽의 예산은 1조 6400억 엔으로 올라갔다. 추가 비용의 대부분은 일본 국민의 세금에서 나온다. 일본은 국민의 세금으로 티켓 판매 수입인 900억 엔을 환불해 줘야 한다. 게다가 도쿄올림픽에 실제로 들어가야 할 일본 국민의 세금은 명확하게 밝혀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250억 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일본 감사원은 당국이 올림픽 공공 지출을 과소평가한다고 오랫동안 말했다).

IOC 관계자들은 ‘지구의 종말이 오지 않는 한 올림픽은 계속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강압적인 발언으로 일본에서 분노를 샀다. 그런데 연기되고 완전히 재구성된 도쿄올림픽은 최소한 올림픽이 크게 축소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선수가 아닌 참가자들이 처음의 14만1천명에서 4만1천명으로 2/3 이상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올림픽에서 무엇이 필수이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지를 보여줌으로써 향후 개최 입찰 참가국들이 더 간소한 대회를 요구할 수 있는 선례를 남길 것이다.

그리고 군더더기를 모두 제거한 대회가 열린다면, 도쿄올림픽에 남는 것은 아주 단순해진다. 누가 더 빠른가? 누가 더 높이 갈 수 있는가? 누가 더 힘센가? 이번이 아니면 영원히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선수들도 어떻게든 결승선을 향해 도전할 기회는 가지게 된 것이다.

한편 일본 총리실에서는 스가가 코로나19 감염이 거의 없고 결승선을 통과한 일본 선수들이 더 많은 금메달을 가지고 오기를 간절히 빌 것이다. 그에게 올림픽은 더 이상 민족 부흥의 문제가 아니다. 그건 정치적 생존의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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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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