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방역조치 완전 해제, 네덜란드를 보면 그 결과가 보인다

편집자주:전염성 강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110여개 나라로 급속히 퍼져 현재 전세계적으로 3차 대유행이라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의 판단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매일 5만 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영국이 코로나와 '공존'하겠다며 19일 모든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이를 우려하는 호주 ABC뉴스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England will soon abandon almost all coronavirus restrictions. The Netherlands shows what could happen next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파링던의 피아노 웍스가 재개장한 후 젊은이들이 무도장에 올라 춤을 추고 있다. 이날 0시를 기해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수천 명의 젊은이는 ‘자유의 날’ 파티를 열어 춤을 추며 밤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뉴시스/AP

다음 주 월요일이면 영국에서 모든 코로나19 조치들이 해제된다. 일명 ‘자유의 날’인 것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어지고 2020년 9월 이후 처음으로 6인 이상이 실내에서 모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기뻐할 수만은 없다. 영국에서 현재 신규 확정자가 매일 5만 명씩 쏟아져 나와 3차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지금, 과연 모든 조치를 해제하는 것이 현명할까?

적어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그렇다고 믿으며, 이미 인구의 2/3에 이른 백신 접종률 제고에 박차를 가하며 클럽과 유흥업소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전문가들과 의료업계는 걷잡을 수 없는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과 새로운 변종의 등장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정부의 최고의료책임자 크리스 위티가 영국의 병상 가동률이 곧 ‘위험 수위’에 이를 것이라고 시인할 정도다.

영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면 영국 바다 건너에 있는 네덜란드를 보면 된다. 3주 전에 모든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하고 일주일 만에 신규 확진자 수가 500% 증가한 네덜란드 말이다.

아름다운 여름이 될 것입니다

지난 6월 중순, 네덜란드의 코로나 감염률이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1천 750만 인구 중 1천300만 명이 예방 접종을 완료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해제하기 시작했다. 모든 술집과 식당의 영업을 재개했고, 6월 말에는 마스크에 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었다.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의기양양했다. “특별한 순간입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전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여러 번 섰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가능한 것에 집중하면 됩니다”

6월 26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 모두 풀렸고, 백신을 맞거나 음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1.5미터 거리두기만 지키면 가게나 식당, 술집에 마음껏 모일 수 있다는 발표가 났다. 그리고 대중교통과 공항을 제외하면 마스크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뤼터는 “아름다운 여름이 될 것입니다”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변종 때문에 언제든지 등에 칼을 맞을 수 있다”며 국민에게 여전히 조심해 달라는 부탁을 하며 가을까지 여전히 불투명한 요소가 많다고 했다.

나이트클럽 축제들이 돌아왔다

7월 초에 나이트클럽이 다시 문을 열고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전국의 음악 축제에 모여들었다. 접종이 완료되거나 코로나19에서 회복했거나 최근 음성테스트를 받았다는 QR코드만 제시하면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게 파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시험적으로 열렸던 이벤트 중 하나는 7월 첫째 주에 위트레흐트에서 열린 베르크니프트 축제였다. 2만 명이 참여한 축제에 마스크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없었다. 표를 구한 위트레흐트의 샤론 디지크스마 시장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니 ‘특별하고 조금은 긴장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축제로부터 2주가 지나자 결과는 참담했다. 이틀간의 축제동안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이 1천명 넘은 것이다. 디지크스머 시장은 음성테스트를 받은 기간을 축제 시작 전 40시간 이내로 정한 것을 후회하며 “판단 착오였다”며 사과했다.

일주일 사이에 500% 뛴 감염률

네덜란드 정부는 어리석었던 베르크니프 축제의 결과가 알려지기 전부터 제한 조치 완화를 이미 철회하기 시작했다. 7월 7일에 휴고 드종 보건장관은 코로나가 급격하게 확산돼 7월 6일로 끝나는 주에 신규 확진자가 2배 증가해 8천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7월 8일에는 24시간 동안 7천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중 3/4가 청년층이었고 50%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델타 변이 감염자였다.

드종 장관은 감염 급증으로 인한 입원이 아직 크게 증가한 것은 아니지만 전례 없는 코로나19 확산세에 병상 부족 사태가 곧 벌어질 수도 있다며 어쩔 수 없이 방역조치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카페와 술집 및 음식점들은 문을 더 일찍 닫아야 했고, 이들 업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도입됐다. 나이트클럽은 영업중지, 그리고 여러 날동안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축제와 이벤트들은 최소한 8월 14일까지 금지됐다.

판단 착오

지난 12일 마르크 뤼터가 방역 조치 완화가 성급했다며 사과했다. 그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며 “저희는 이런 판단 착오를 후회하며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뤼터 정권의 일련의 결정은 일반 국민과 의료당국, 그리고 야권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실바나 시몬스 야당 총수는 정부가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범죄에 달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완화됐던 방역 조치를 강화한다는 결정으로 네덜란드 F1 그랑프리를 포함해 약 30개의 축제 및 이벤트 주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1,870명을 기록한 영국에서 보리스 존슨은 자기네 나라가 네덜란드와 같은 ‘아름다운 여름’을 맞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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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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