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봉쇄? 미친 소리”, 방역 ‘몰이해’ 넘어 지역분열까지 조장한 윤석열의 폭탄 발언

대구 동산병원을 찾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뉴시스

“대구에 코로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을 지원해주기는커녕 우한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막 나오는 와중에 대구 시민들의 자존심이 아주 상실감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동산병원 의료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작년 2월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때 대책을 논의한 고위 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나온 ‘최대한의 봉쇄정책’이라는 표현을 겨냥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는 당시 방역당국의 코로나19 방역정책과 완전히 동떨어진 발언이다. 그게 아니라면 대구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정부 방역정책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것으로 비춰질 소지도 있다.

과거로 거슬러올라가보자.

그 당시 해당 표현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보수언론 및 야당발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는 감염병 위기 대응 단계를 최고 수위인 ‘심각’으로 격상시킨 데 따라 1차 예방을 넘어 2차 예방에도 총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확진자 관리에 초점을 맞춘 ‘봉쇄’ 전략을 가동한다는 방역정책을 잘못 해석한 것이었다.

이 논란은 방역당국과 여당의 설명으로 늦지 않게 해소됐다.

홍익표 당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봉쇄 개념이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처럼 ‘지역 봉쇄’가 절대 아니다. ‘우한 봉쇄’를 연상하면 안 된다”며 “방역당국에서 전문용어라 ‘봉쇄’와 ‘완화’라는 용어를 쓰고 있다. 조기에 ‘완화’한다는 차원의 ‘봉쇄’이기 때문에 대구·경북 지역 주민들을 고립시키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홍 전 대변인은 “지역이 봉쇄되는 것처럼 오해될 수 있는 언론보도가 나가는 건 지역사회에 큰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여준성 보건복지부 장관 정책보좌관도 당시 SNS에 글을 올려 “방역상의 봉쇄 개념일 뿐 도시 봉쇄는 있을 수 없다”며 “대구 봉쇄는 검토된 적도 없고 그렇게 할 일도 결코 아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정치인들이 ‘봉쇄’ 표현을 갖고 공세를 퍼붓는 등 정쟁의 불씨를 다시 지피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미 논란이 일단락된 상황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에 비춰본다면, 윤 전 총장은 이미 해소된 논란을 또다시 정쟁의 장에 끌고 와 정치에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현장에서 윤 전 총장의 문제적 발언은 ‘봉쇄’ 관련 발언만이 아니었다.

윤 전 총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초기 확산이 대구가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그 정도로 애 많이 쓰셨고, 티 안 내고 당연히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해준 데 대해 정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민들과 동산병원 의료진들의 위기대응 노력과 역량을 추켜세우면서, 동시에 다른 지역을 폄훼한 것이다.

의료진은 오히려 윤 전 총장의 말을 들은 뒤, “전국의 의료진들이 도와줬다. 우리만 주목받는 건 좀 미안하다”, “어쩌다보니 주목받게 됐는데 다른 병원도 고생을 많이 했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정치권의 비판도 잇따랐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이자 시대에 뒤떨어진 구태 정치”라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구의 지역감정을 갖게 하는 언어를 하는 것은 대통령 예비후보의 격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대변인도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윤 후보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합쳤던 노력을 지역감정으로 먹칠했다”며 “윤 후보의 발언은 질서 있게 진료와 처치에 협조했던 대구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드높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그 다른 지역은 어디를 말하는 것이냐. 서울, 부산, 대전, 광주 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것이냐”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폄하하는 정치를 하려면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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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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