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직단념자 역대최대치, 악화일로 청년 일자리

구직단념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1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태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구직단념자는 총 58만3천명. 그런데 이 중 20대와 30대가 46.8%(27만3천명)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이는 1년 만에 10만명이 늘어난 수치이기도 하다. 어제 발표된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서는, 코로나19를 거치며 더욱 심각해진 청년층의 고용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청년취업자수는 1년 전과 비교해 증가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직종을 보면 배달업 등 단순노무직이 증가한 것으로, 그 중 약 70% 정도가 상용직이라 하더라도 일자리의 질이 좋아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실제 첫 일자리의 임금 수준을 보면, 200만원 미만의 ‘저임금’ 비중이 70%가 넘었고, 여기엔 성별 간 차이도 있었다. 200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는 비율은 남성이 31.7%인 반면 여성은 22%로 약10%가량 차이가 난다. 첫 일자리의 질이 낮다 보니 청년들의 이직률도 높아지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의 악순환은 여전했다.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문제 중 하나다. 졸업·중퇴 후 첫 직장을 얻기까지 필요한 기간은 평균 10.1개월로, 3년 이상 장기실업자도 작년에 비해 1만4천명이 증가에 32만3천명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더 나은 직장을 위해 취업을 유예하는 것은 대·중소기업 간 임금 및 고용 양극화 때문이다. 올해 5월 기준으로 보면, 상용 300인 이상 월 임금총액(501만 천원)과 100인 사업체(377만 8천원)의 임금격차는 123만 3천원에 달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남성 대졸자가 30세부터 20년간 벌어들일 수 있는 임금총액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일 때보다 무려 5억5122만원이나 많다. 

그러나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취업준비를 하는 것도 저소득층 가구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부모님이 월세와 학원비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의 청년간 격차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가구소득이 낮은 청년들이 하향취업을 선택하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장기적 임금 손실은 생애 전주기로 확대될 수 있다. 계층이동 사다리는 이때부터 끊어지게 되는 셈이다.

청년층의 첫 일자리를 구하는 기간을 늘어나는데 비해 첫 일자리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의 소득에 따라 일자리의 질도 달라질 수 있고, 이는 장년까지 이어져 구조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유휴노동력이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막대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청년 일자리 정책을 내놓았지만 근본적 해결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코로나19 시국에 최악으로 치달은 청년실업 대란을 누그러뜨릴 만한 특단을 내놓았는가 하면 역시 그렇지 못하다. 오늘의 지표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않은가. 일자리의 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질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 단순노무, 저임금,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으로 전환, 확대하는 기조를 분명히 세우고 이를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

청년고용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정부와 기업 모두에 중요한 책임이 있다. 청년채용을 확대하려면 공개채용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정부 요구에 대해 기업도 응해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들이 모두 채용 문을 닫아버렸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채용 계획이 있는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신입사원을 채용한 곳은 62.4%였고, 전체 채용에서 신입사원 공채 비중은 39.1%에 불과했다. 경력사원 채용 비중이 전체 채용공고의 8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컸으며, 기업들이 수시채용까지 확대하면서 취업문은 점점 좁아지는 상황이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청년 일자리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정부는 기업에 당부만 할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 적극 개입해 기업의 취업문을 넓히는 방안을 시급히 찾아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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