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하면 1시간 내 온다’... 불붙은 유통업계 장보기 즉시배송 경쟁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퀵커머스 속속 도입...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커져

장보기 자료사진ⓒ뉴시스

국내 유통업계에 퀵커머스(Quick-Commerce·즉시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업계 중심으로 진행되던 사업에 오프라인 유통업체들까지 속속 뛰어들면서 유통업체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날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 배송해주는 ‘새벽 배송’을 넘어 주문한 날 1시간여만에 도착하는 즉시배송으로 경쟁이 옮겨 가는 모양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의 성장 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넘어가고 있다”면서 “퀵커머스가 국내 유통업계에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퀵커머스 경쟁 불씨 댕긴 배달앱 업계

퀵커머스 경쟁에 불씨를 댕긴 건 배달앱이었다. 배민은 지난 2019년 11월 ‘B마트’를 통해 가장 먼저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B마트는 배민앱을 통해 마트에서 식재료 등을 구매하면 30분 안팎으로 빠르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품부터 가공식품, 식재료, 우산, 세제, 건전지, 반려동물용품 등 취급하는 품목만 해도 약 7천여개에 달한다.

B마트는 서비스 초기 10여개의 도심형물류창고(물류창고)를 운영하며,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물류창고를 30여개까지 늘렸다. 현재는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B마트를 이용할 수 있다.

배민 관계자는 “관련 수치를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음식배달은 물론 B마트 장보기 주문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배달 오토바이 자료사진ⓒ뉴시스

배민 내 배달 서비스 중 하나인 B마트는 소비자가 앱을 통해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B마트 도심형물류창고로 오더가 떨어진다. 이후 창고에서 피킹(출고할 상품을 꺼내는 일)과 패킹(포장)작업이 이뤄지면 배민라이더(전업 배달원)와 배민커넥트(아르바이트형 배달원)가 배달하는 식이다.

주문은 1만원 이상부터 가능하며, 배송비는 3천원이다. 단 주문금액이 3만원 이상일 경우 무료배송이다.

배민은 별도의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지 않는다. 직매입해 물류창고에 보관 중인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식이다. 굳이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점포를 열 필요가 없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들에 비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B마트는 위치가 좋은 곳에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 굳이 비교하자면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같은 것”이라며 “요즘같이 배달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선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는 유통사들보다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요기요’ 역시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강남지역에서 ‘요마트’를 선보이고 신선식품과 밀키트 등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배달하고 있다. 일반마트 상품군과 전문 아이템을 포함해 약 3천여개의 상품군을 판매 중이다.

이달 6일에는 쿠팡이츠가 ‘쿠팡이츠 마트’를 선보이며,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GS리테일 ‘우리동네 딜리버리’ⓒGS리테일 제공

‘대형마트에 백화점까지’ 퀵커머스 뛰어든 유통업계... 골목상권 침해 우려도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도 기존 매장을 활용한 퀵커머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2일 운영 중인 GS25와 GS수퍼마켓의 배달 전용 주문 모바일 앱 ‘우딜-주문하기’를 론칭했다. 우딜(우리동네 딜리버리)은 말 그대로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편의점과 GS수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소비자에게 즉시배송 해주는 서비스다.

우딜은 전국에 있는 1만4천여개의 GS25 편의점과 320여개의 GS수퍼마켓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전국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소비자는 우딜앱을 통해 GS25 메뉴와 우리동네마트(우동마트) 상품을 주문할 수 있다. GS25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은 1,500여종, 우동마트(GS수퍼마켓) 상품 3,500여종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거점으로 활용하는 만큼 배송과정은 일반 배달앱과 조금 차이를 보인다. 우딜앱을 통해 주문이 접수되면 해당 오더는 가장 가까운 영업점포로 내려간다. 점포 직원이 진열된 매대에서 주문된 상품을 꺼내 포장하면 배달원이 이를 받아 배달한다. 배달은 GS리테일이 계약한 부릉,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원들에 의해 이뤄진다. 주문은 최소 1만원 이상부터 가능하며 배달료는 3천원이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의 각종 혜택을 온라인에 그대로 가져와 소비자에게 타 배달앱과 차별화된 O2O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11월 퀵커머스를 이용한 ‘퇴근길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퇴근하는 직장인을 주요 타깃으로 한 이 서비스는 오후 4시부터 8시 사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1시간 이내에 배달해 준다.

‘퇴근길 1시간 배송’은 지난해 문정, 도곡, 일원, 서초 등 강남 3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 데 이어 최근에는 강서구와 영등포구, 마포구, 동대문구, 노원구 등 서울 14개 구와 인천 서구, 시흥시로 확대했다.

배달과정은 운영 중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GS리테일의 우딜과 동일하다. 배달원은 배달대행업체인 고고엑스와 계약해 운영 중이다.

대형마트 자료사진ⓒ뉴시스

이 밖에도 홈플러스가 슈퍼 사업인 익스프레스를 통해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2월부터 자체 모바일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 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즉시 배송 코너를 통해 1시간 이내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는 전국 250여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가장 먼저 퀵커머스를 도입했다, 지난 19일 현대백화점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내로 배송해주는 퀵커머스를 선보였다.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km 내 지역을 대상으로만 운영되며, 향후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퀵커머스 시장 성장이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짧게는 10분 이내, 길어도 1시간 이내에 동네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배송해 주는 만큼 골목상권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퀵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자본력을 바탕으로 물량공세에 나설 경우 동네 상권은 버틸 제간이 없다”면서 “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제도적인 접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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