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용 가석방 검토, 옳지 않다

숱한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8.15 광복절 가석방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정당성과 실효성을 갖추지 못한 특혜로 옳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목적으로 박근혜와 그 경제공동체인 최순실 등에게 뇌물을 제공해 징역 2년6개월의 형이 확정됐다. 부당한 사욕을 채우기 위해 불법적 수단을 동원한 것이다. 형량은 범행에 비해, 그리고 다른 사례에 비추어 지나치게 가벼웠다. 이재용이라는 이유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가석방으로 풀어주려는 움직임이 청와대와 정부여당에서 강해지고 있다. 법무부는 이재용 부회장이 형기의 60% 이상을 채웠다는 이유로 8.15 가석방 대상에 올려놓고 검토를 시작했다.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곳곳에서도 이 부회장 가석방에 공감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형 사회 사안에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 분명한 청와대는 가석방은 법무부 장관 소관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축소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언급이 부적절하다’며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모두 이 부회장 가석방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해석되고 당사자들도 애써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미 국민의힘과 대기업은 이 부회장 사면이나 가석방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이 부회장 가석방은 법적 형평성을 해친다. 이 부회장은 권력과 유착해 사익을 취했으며, 이를 위해 건전한 경제질서를 해친 경제사범이다. 모든 수감자들이 형기 60%를 채운다고 가석방되지 않는데 왜 이재용은 풀어줘야 하는가? 더욱이 그는 국정농단 사건과 연계된 부정거래·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금고나 징역형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앞서 가석방 결정이 이뤄진다면 재판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의 가석방을 두고 반도체산업 경쟁과 국가경제 발전을 말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미등기 이사일 뿐이다. 삼성전자라는 세계적 기업이 등기임원도 아닌 개인에 의해 흥망이 좌우된다면 창피한 이야기다. 이 부회장이 부재중일 때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았다는 여러 결과 역시 가석방론을 반박한다. 오히려 삼성이 가석방 필요성을 도드라지게 하기 위해 중요한 경영 판단을 미루며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의혹도 있다.

정치적 결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청와대와 정치권이 여론을 핑계 삼아 국민통합을 내세우는 것도 옹색하다. 진보 보수를 망라한 언론 매체가 동원돼 삼성의 상속세 납부를 상찬하고, ‘이건희 미술관’ 유치 경쟁을 중계하는 마당이다. 삼성은 삼성이고 이재용은 이재용이며, 범죄는 처벌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제시하고 여론을 견인하는 것이 정치가 할 몫이다. 만약 청와대와 여당이 이 부회장을 가석방 시키려 한다면 그 이유를 국민 앞에 명확히 설명해야 하다. 형기 60%, 모범적 수형생활, 반도체 경쟁은 국정농단 유죄 확정과 추가 재판을 하고 있는 이재용을 풀어줘야 할 이유라 납득할 수 없다. 선진국은 국민소득 액수나 국제기관 인증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민중의소리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