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C, 2°C, 그 이상… 기온 상승에 따라 지구는 어떻게 달라질까

편집자주: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폭염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폭염이 올 것이라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정도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를 다루는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What would different levels of global warming look like?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에 설치된 그늘막에서 시민들이 햇빛을 피하고 있다. 2021.07.15.ⓒ사진=뉴시스/AP

2015년 유엔에서 채택돼 유럽연합(EU)과 194개국이 서명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C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가능하면 1.5°C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한 국제협약이다.

하지만 세계는 이미 위험할 정도로 그 수치 가까이 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19세기 말보다 최소한 1°C 높았고, 2020년에는 1.2°C 높았다. 그리고 유엔 산하의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에 1.5°C에 도달할 가능성이 최소한 20%라고 내다봤다.

이런 온난화의 대부분은 1975년 이후부터 지구 평균온도가 10년에 0.15~0.2°C씩 상승하며 발생했다. 온실가스가 대기에 계속 축적되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온난화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0.1°C 혹은 0.2°C 정도의 차이가 그렇게 중요할까?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에 따라 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1.5°C

세계의 기후가 이미 예측불가능해졌다. 더 강한 폭풍, 예측할 수 없고 더 극단적이 된 강우 패턴 등으로 곳곳에서 홍수가 나기도 하고 가뭄이 들기도 한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1.5°C에서 멈춘다 하더라도 이런 현상은 계속 악화될 것이다.

4일 동안 최고 기온이 정상적인 여름 기온의 상위 1%에 머무르는 것으로 정의되는 폭염의 연간 발생 확률은 5%에서 28%로 증가할 것이다. 또, 빙하와 북극 얼음이 녹고, 더 따뜻해진 바다가 팽창하면서 해수면은 40~80cm 상승한다. 이는 몰디브와 같은 저지대 섬 국가를 수몰시키기에 충분한 높이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호주와 미국 서부를 강타한 거대한 산불도 더 빈번해질 것이다.

모든 지역이 같은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극지방과 고위도에서 기온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열대지방에서 더 천천히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열대지방은 강수량의 극심한 변화의 영향을 더 받을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핀란드 빅토리아해협 유빙 사이로 2017년 7월 21일 핀란드의 쇄빙선 MSV노르디카 호가 지나고 있다. 핀란드의 연구소는 지구온난화의 주범 탄산가스를 연료로 만드는 연구에 성공, 시험생산에 들어갔다.ⓒ사진=뉴시스/AP

물론 이런 큰 트랜드조차 확실한 것은 아니다. 온도 상승은 대륙의 크기 등 수많은 요인의 영향을 받고, 곳곳에 ‘핫스팟’들이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부 지역은 비슷한 위도의 북부 호주보다, 북극이 남극보다 온도 상승폭이 크다.

많은 사람들은 이미 위에서 말하는 변화를 직접 겪고 있다. 세계 인구의 20% 이상이 2006~2015년 기준 여름 평균온도가 1.5°C 이상 오른 곳에 살고 있고, 북극과 중동 일부 지역, 유럽 및 아시아 북부를 포함해 지구의 10% 정도가 2014~2018년 기준 평균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2°C 이상 올랐다.

2°C

유엔으로부터 지구 온난화에 관한 연구를 수집, 분석하는 임무를 받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평균온도가 1.5°C 오르는 것과 2.0°C 오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해수면은 2100년까지 추가적으로 10cm 높아질 것이다. 작은 섬나라뿐만 아니라 방글라데시나 나일강과 같은 저지대의 해안 및 삼각주 지역이 매우 위험해진다는 얘기다. 극심한 폭염도 더 잦을 것이다. 파키스탄의 카라치나 인도의 콜카타는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아간 2015년의 무더위와 같은 폭염을 매년 겪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4억 명 이상이 추가적으로 극심한 더위에 노출될 것이다.

농업 손실과 식량 안보의 와해로 수억 명의 빈곤층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다. 이들과 높아진 해수면으로 인한 실향민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이주해야 할 것이고, 물과 식량을 둘러싼 갈등이 증가할 것이다.

거기다 세계 경제가 악화될 것이다. 2017년 발표된 옥스퍼드대의 연구에 따르면, 지구 평균온도가 2°C 오르면, 평균온도가 전혀 오르지 않을 경우에 비해 세계의 1인당 GDP가 2100년이면 13% 감소한다고 한다. (1.5%만 올라도 8% 감소한다고 한다).

고통을 받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곤충 종의 18%가 서식지의 절반 이상을 잃고, 식물 종의 16%와 척추동물 종의 8%도 사라질 것이다. 바다에는 거의 모든 산호가 사라질 것이다(1.5°C의 온난화만 일어나도 70~90%가 죽을 것이다). 전 세계의 생물 다양성이 줄어들면 인류도 영향을 받는다. 곤충은 작물에 수분을 공급하고, 식물은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산호초는 많은 물고기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2°C 이상

지구의 평균온도 상승폭과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정비례하지 않는다. 2°C의 지구온난화가 1°C보다 2배의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 그 정확한 시점은 알 수 없지만, 평균온도가 상승할수록 지구는 일련의 전환점을 통과해 근본적으로 변한다. 전 세계의 열을 분산시키고 지역 기후를 결정짓는 해양순환 패턴이 바뀌고, 열대우림이 사바나로 변하며, 몬순 패턴이 바뀌거나 붕괴할 것이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와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막대한 양의 메탄이 방출될 것이다.

각 시나리오는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경작지의 손실, 기상 패턴의 극심한 변화, 그리고 추가적인 기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 어떤 변화도 좋지는 않을 것이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C 정도로 제한하려는 건 이런 최악의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파리협정의 약속과 그 이후 나온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려는 여러 나라들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지구는 평균온도가 2°C 이상 오를 것으로 여전히 예측되고 있다. 기후학자들은 모든 국가들이 목표치를 달성해도 2100년이면 지구 평균온도가 2.3~2.4°C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겉보기에 작은 온도 차이가 지구의 거주 환경을 넘어 지구에서의 거주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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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연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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