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일본 군함도 역사 왜곡 비판 “강제노역 알 수 있게 조치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22일 제44차 회의에서 관련 결정문 채택

다카시마 탄광에서 바라본 하시마(군함도) 탄광 전경.ⓒ뉴시스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는 결정문을 채택했다. 군함도를 세계 유산으로 등재할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인 강제 노동 역사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계속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결정문이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44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관해 설명하는 도쿄의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개선하라고 일본 정부에 촉구하는 결정문을 일치된 의견으로 채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결정문은 지난 12일 세계유산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된 결정문과 동일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이 결정문을 통해 일본이 관련 결정을 아직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데(has not yet fully implemented) 대해 강하게 유감(strongly regrets)을 표명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인 등이 강제 노역한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하고 희생자 추모 조치 등을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2023년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검토할 수 있도록 이행경과보고서(State of Conservation Report)를 올해 12월 1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위원회의 결정문은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에 대한 유네스코-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공동조사단의 조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앞서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7~9일 도쿄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시찰한 후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번 결정문에 대해, 외교부는 “일본이 2015년에 군함도를 세계유산에 등재할 당시 했던 약속과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를 아직까지 이행하지 않았음을 국제사회가 분명히 하고, 충실한 이행을 강력히 촉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는 호주, 노르웨이, 러시아, 스페인 등 21개 국가가 위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위원국이 아니며, 한국은 옵서버 자격으로 김동기 주유네스코 대사를 수석대표로 해 외교부, 문화재청 대표단 및 민간 전문가들이 참관하고 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항 근처에 위치한 섬이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 강제 징용이 대규모로 이루어진 곳으로, 당시 군함도는 가스 폭발 등에 항상 노출돼 있었고 강제 징용으로 끌려간 노동자들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 정도로 좁고 위험한 곳이어서 ‘지옥섬’으로 불렸다. 이렇게 끌려간 조선인 중 20%가 숨진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군함도는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당시 일본은 군함도에 관한 역사를 왜곡해 산업혁명의 상징성만 부각했다. 유네스코 자문기관은 시설 전체 역사를 알 수 있도록 하라고 일본에 권고했지만, 일본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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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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