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기 끊은 건보공단 상담사 “왜 우린 공단 밖 무한경쟁에 내몰려야 하나”

이은영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 콜센터 직영화 촉구하며 단식농성 돌입

이은영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23일부터 건보공단 콜센터 직영화 및 상담사 직고용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2021년 7월 23일.ⓒ공공운수노조 제공

건강보험 공공성 강화와 콜센터 직영화를 요구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파업농성이 23일 차를 맞은 가운데, 이은영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수석부지부장이 곡기를 끊었다.

이 수석부지부장은 23일 강원도 원주 건보공단 정문 바로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이 수석부지부장의 단식농성 시작을 알리며 “이 문제에 책임 있는 정부가 최소한의 자기역할을 수행하고, 건보공단이 직접 대화에 나서서 직접고용·직영화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경 수변공원 등 건보공단 주변과 공단 안쪽에서는 각각 50~150명 규모의 동시다발 집회가 열렸다. 원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있다며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고 집회는 4단계에 해당하는 1인 시위만 허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집회는 강행됐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원주의 찜통더위에도 상담사들은 페이스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하며 집회에 참여했다.

공공운수노조 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조합원들이 23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공단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원주 건보공단 집회는 1인시위만 가능한 상황이다. 강원경찰청은 원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함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함에 따라 이날 예정된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의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촉구 집회’를 원천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7월 23일ⓒ뉴스1

집회에서 김경희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본부지회장은 단식농성을 시작한 이 수석부지부장의 글을 대독했다.

이 수석부지부장은 “국민연금,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심사평 등 유사 공공기관 고객센터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은 완료됐다. 그런데 왜 아직도 건보공단만 정규직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나”라며 “그렇게 공공성을 강조했던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있는 건보공단은 왜 몇 년째 기다리란 말만 하나”라고 했다.

또 현재 건보공단 고객센터 운영방식에 대해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에게 10만 원 더 벌고 싶으면 점심시간도 줄이고 화장실 가는 것도 허락을 받도록 하는 외주화”라고 지적하며 “(왜 우리 상담사들은) 공단 밖에 있어야 하고, (10만 원 더 받기 위한) 무한경쟁에 내몰려 병들고 쓰러져야 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곡기를 끊어서라도 우리의 목소리를 알릴 수 있다면 이제 목숨을 건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라며 김용익 공단 이사장과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가 집회를 예고한 23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공단본부 인근 도로에서 경찰들이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원주 건보공단 집회는 1인시위만 가능한 상황이다. 강원경찰청은 원주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과 함께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함에 따라 이날 예정된 민주노총 공공운수서비스노조의 ‘비정규직 노동자 직접 고용촉구 집회’를 원천 봉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7.23.ⓒ뉴스1

한편, 이날 집회가 열리는 원주 건보공단 주변에서는 농성장 집결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경찰의 검문검색 등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공공성 강화와 고객센터 직영화·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집회를 무조건 막을 게 아니라)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선에서 집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어야 한다”라며 “실외에서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을 충분히 지키며 진행하는 집회에서 감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도시 전체의 방역계획과 어긋나는 수준으로 통제하고 금지하는 것은 집회탄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