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인권위에 긴급구제신청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중단시켜 달라”

23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내부물품을 수거하기 위해 배치된 서울시 공무원들을 막으며 대치하고 있다.ⓒ4.16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세월호참사대응TF(민변)가 광화문 세월호 참사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기억공간)을 영구 철거하려는 서울시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민변은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겠다는 다짐과 권리를 저버리는 행위에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며, ‘서울시에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중단을 권고해 달라’는 인권침해 진정 및 긴급구제 신청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에 오는 25일까지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기억공간 내부 사진 및 물품을 철수하라고 하면서 오는 26일 기억공간을 영구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어 지난 23일 오후 4시경 유가족들이 2~3km 떨어진 4.16연대 사무실에서 서울시 총무과와 만나 서울시 최종 입장을 전달받는 사이 서울시 직원들은 유가족 측에 통보도 없이 기억공간을 방문해 내부에 있는 아이들의 사진과 물품을 철거하려고 했다.

서울시가 철거를 밀어붙이려는 기억공간에 대해, 민변은 “세월호 참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2019년 4월 12일 광화문 광장에 조성된 시민참여공간”이라고 짚었다.

이어 “참사 직후 광화문 광장에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염원하는 추모공간과 분향소가 마련됐고, 서울시와 4.16가족협의회·4.16연대는 기억공간 조성을 협의하면서, 광화문 광장의 분향소와 추모공간을 철거하고 기억공간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억공간은 피해자들의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의 내용이자 국제인권법상 피해자의 권리인 ‘기억과 추모의 권리’를 실현하는 공간이자,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바라는 시민들의 기억하고 추모할 권리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는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충족할 의무의 주체인 지방자치단체로서 피해자들의 권리, 시민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민변은 특히 “서울시의 이번 기억공간 철거 강행은 ‘이미 보장된 인권을 약화 또는 후퇴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국제인권법상 퇴행금지의 원칙,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의 적극적 보장을 위해 부담하는 최소한의 의무를 실현하지 않을 경우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는 최소핵심의무 등을 위반하여 피해자와 시민들의 기억과 추모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는 어떠한 다른 대안도 마련하지 않은 채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는 일방적인 입장만을 밝혔고, 그마저도 적법한 계고절차가 아닌 구두 통보와 구체적인 이행기간 및 방법을 알 수 없는 공문으로 철거 강행의사를 밝혀 최소한의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았으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물품들을 그 가족의 동의를 받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철거하고자 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민변은 서울시에 “피해자와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야 할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인권법과 헌법상 기본원칙을 위반하여 피해자와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세월호 참사를 지우고자 하는 철거시도를 당장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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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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