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서의 군비 증강, 확실히 미국이 돌아왔다

편집자주:“이제 미국 대외정책의 중심은 다시 외교가 될 것이다. 미국은 국익에 맞을 경우 적, 경쟁자와도 외교적으로 접촉하며 미국 국민의 안보를 증진해야 한다”고 외교를 강조하며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드러냈던 바이든 대통령. 그러나 태평양부터 대만해협까지 전투기와 전함이 북적이고 있다. 의회는 행정부의 요청에 따라 막대한 국방 예산을 계속 퍼붓고 있다. 과연 미국이 돌아온 것인지, 돌아왔다면 어떻게 돌아왔다는 것인지를 묻는 진보매체 트루스아웃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Biden Promised Diplomacy, But He’s Overseeing Military Buildup Against China

군 행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의 대외관계를 담당하는 국무부를 방문해 “전 세계에게 알리고 싶다. 미국이 돌아왔다. 이제 미국 대외정책의 중심은 다시 외교가 될 것이다. 미국은 국익에 맞을 경우 적, 경쟁자와도 외교적으로 접촉하며 미국 국민의 안보를 증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바이든 외교를 강조하던 말과는 다르게, 태평양에서 대대적인 군사훈련들을 재개하며 군비증강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현재 호주에서는 17,000명이 참여하는 대대적인 미-호주 지상 연합훈련인 ‘탈리스만 세이버’가 많은 호주 국민의 우려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탈리스만 세이버 2021에서는 수륙양용 작전 전술, 중장비 이동, 실탄 사용, 미국 핵 추진 및 핵무기 탑재 수단 등에 대한 연습이 이뤄진다.

‘독립적이고 평화로운 호주를 위한 네트워크’의 아네트 브라운리 대표는 “탈리스만 세이버이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와 환경을 훼손할 가능이 매우 높다... 탈리스만 세이버의 목표는 호주 군을 미국의 군에 더 편입시키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 파괴의 주범이자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군에 말이다. 2013년 탈리스만 세이버 당시 미군이 목표물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 폭탄을 투하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 공군이 가진 F-22 스텔스 전투기의 20%인 25대가 퍼시픽 아이언 2021 훈련에 투입돼 괌으로 향했다.ⓒ사진 = 미국 공군

게다가 7월 중순에는 미국이 놀랄 만큼 많은 수인 25대의 F-22 스텔스 전투기, 10대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폭격기, 그리고 2대의 C-130J 대형수송기를 미국령인 괌과 북마리아나 제도의 티니언섬에 보냈다. ‘퍼시픽 아이언 2021’ 훈련의 일환이었다.

퍼시픽 아이언 2021은 공군 전력의 신속한 전개를 위한 훈련임을 표방하지만, 호놀룰루 스타-애드버타이저가 지적했듯 중국과 갈등이 있을 경우 선제공격을 위해 하는 훈련이다. 미 태평양 사령부 부사령관이었던 댄 리프 중장은 이렇게 많은 F-22를 동원한 훈련은 처음 들어본다고 했다.

호놀룰루에 있는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이번 훈련에 전투기 35대와 병력 800명이 참여한다고 밝혔다. 훈련은 괌에 있는 공군기지 3군데, 괌에서 100마일 떨어진 티니안에 있는 공군기지 1개에서 진행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폭격기도 티니안에 있었다. 게다가 미국은 괌을 대체할 핵심적인 공군기지를 티니안에 새로 짓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해 태평양 전역으로 패트리어트 배터리를 이동시키고 있다.ⓒ사진=미국 국방부

그뿐 아니다. 괌에는 현재 미 육군이 유사시 아시아태평양지역에 지상군을 전개하고 지휘하는 대규모 훈련인 ‘포리저 21’이 진행 중이다. 미 육군 제1군단에서 약 4000명이 참여해 일본 자위대와의 각종 공수 작전 훈련과 아파치 공격형 헬리콥터 실사격 훈련 등을 진행한다. 전쟁 훈련에는 ‘스트라이커스’라 불리는 8륜 장갑 전투 차량, ‘어벤져스’라 불리는 2개의 미사일 포드에 8개의 스팅어 미사일이 있는 가볍고 이동성이 뛰어나며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지대공 미사일 발사 유닛, 그리고 고기동 포병 로켓시스템(HIMARS) 등이 사용된다.

괌 주민들은 미군의 군사훈련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평화 활동가인 리사 나티비다드 괌대 교수는 주민들이 엄청난 변화를 겪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콘크리트로 지은 집조차 본 적 없는 전투기들의 훈련으로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의 영토와 영해, 영공에서 이뤄지는 미군의 전쟁 연습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연속적으로 이뤄질 정도로 너무 잦기 때문이다. 훈련은 군기지뿐만 아니라 공항이나 병원과 같은 민간 시설에서도 이뤄진다. 군기지를 새로 짓거나 확장하기 위해 우리의 국토가 파괴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우리가 미국령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토와 관련된 결정조차 못 내릴 정도로 아무런 정치적 권리가 없다는 점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며 한탄했다.

호놀룰루 스타-애드버타이저에 따르면 미 육군은 중국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해 태평양 전역으로 패트리어트 배터리를 이동시키고 있고, 곧 하와이에서 이를 시험한다고 한다. 매트 달턴 미 육군 대령은 “다음 달에 또 다른 훈련을 위해 오키나와에서 하와이로 패트리어트 배터리를 옮길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이 그렇게 외쳐대던 외교는 이런 것이었나 보다.

욱일기를 걸고 순찰 중인 일본 자위대 군함.ⓒ사진=뉴시스/AP

빽빽할 정도로 군함이 북적이는 남중국해

위에서 얘기한 군비만 지금 태평양에 있는 게 아니다. 이미 미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한국과 호주 함대의 20척의 군함이 ‘항행의 자유’를 내걸고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을 순찰하고 있다.

미 항공모함 USS 아메리카와 그에 딸린 수많은 보안선들로 남중국해가 붐빈다. 미사일 실사격과 대잠 훈련을 위주로한 ‘퍼시픽뱅가드’ 해군 훈련에는 미국 외에도 호주, 일본 및 한국 군함이 참여했고, 서방 함대가 근해에 있다 보니 중국 해군도 남중국해에 군함을 배치했다. 트럼프는 40년 만에 최고 지위의 관리들을 대만으로 보내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훈련을 촉발했다.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 본부를 둔 태평양 공군을 이끌고 있는 케네스 월즈바흐 장군은 ‘민첩한 전투전개’라는 새로운 전략이 있다고 했다. 중추 비행시설을 중심으로 바퀴살 모양으로 수많은 주변 공항에 공군 전력을 분산시켜 “일주일에도 몇 번씩, 아니, 하루에도 몇 번씩 중추 허브와 주변 공항 사이를 오가며 적성국들이 중추 기지뿐 아니라 외곽 공항들도 겨냥하도록 해 화력을 분산하게 할 것”이며 아군의 기민성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평양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미 의회

미국은 군사 훈련 외에도 각종 군 시설과 무기 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태평양에서 언제든 공격을 할 수 있게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미 하원 세출위원회는 최근 2022년 국방 예산을 통과시켰는데, 여기에는 20년간 210억 달러를 들여 국영 조선소 네 곳을 업그레이드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주만 해군 조선소의 인프라 최적화 계획을 위해 22억 달러를 할당했다. 또 탄도, 극초음속, 및 순항 미사일에 대한 괌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위해 6,240만 달러가 할당됐다(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요구했던 금액은 그 5배가 넘는 3억 5천만 달러였다).

가장 논란이 됐던 예산은 하와이의 요청에 따라 잡힌 국토방위 레이더를 위한 7,500만 달러다. 미 국방부가 검토 결과 필요없다고 이미 결론을 내린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이 레이더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레이더가 극초음속 미사일을 추적할 수 없어 우주 기반 센서에 의존하기로 한 것이다.

포항에서 합동훈련 중인 미국 해병대ⓒ사진=미국 국방부

그런데도 필요 없는 이 레이더 프로젝트는 추진 중이다. 그것도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가면서까지 말이다. 하와이 오아후 섬 주민들의 반대로 국방부 미사일국은 결국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바킹샌드 공항의 태평양 미사일 기지에 25피트 높이의 기단 위에 85피트 높이의 거대한 미사일을 놓을 수 있는 발사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카우아이의 반발도 점점 커지고 있다. 카우아이의 기반 시설, 도로 및 교량이 레이더 건설하는데 필요한 중장비와 막대한 양의 콘크리트를 처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고, 지역 관리들은 이미 만성적인 주택 부족과 노숙자 문제에 시달리는 섬에서 몰려올 수백 명의 건설 관련 기술자들과 노동자들을 수용할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게다가 미 연방 항공국에서 공군 병사들에게 “카우아이섬에 있는 태평양 미사일 발사 시설에 2021년 6월 1일부터 2022년 6월 1일까지 지속적으로 존재할 전자기 방사선”에 관해 공고문을 배포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야 일반 국민에게 알려지게 된 이 공고문은 “위 영공 내의 항공기는 직접 방사선에 노출되어 신체와 장비에 유해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에 대해 관련당국은 여러 요청에도 불구하고 함구하고 있다.

조 바이든과 시진핑ⓒ사진=뉴시스/AP

이것이 태평양에서의 미국 외교다

2021년 3월, 바이든 정부와 중국이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처음으로 직접 만났다. 출발이 좋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은 바이든 정부가 세계에서 중국의 일부 행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통보했고, 중국 측은 즉각적으로 반발해 외교에서는 이례적으로 양국이 공개적인 설전을 벌였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7월 11일, 변한 건 없었다. 블링컨은 중국에게 남중국해에서의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13일 ASEAN 외무장관 회의에 처음 참가해 이런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기각한 중재 재판소의 판결 5주년을 맞아 미국은 동남아 국가들과 함께 하며,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불법적인 영유권 주장을 거부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물론 중국은 재판소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른바 ‘9단선(9段線, Nine Dash Line) 해역’ 대부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 군국주의 및 제국주의를 반대하고 태평양 지역의 경제적, 정치적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를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미국이 태평양의 군비 증강에 더 많은 돈을 할당하기 전에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바이든 덕에 ‘돌아온’ 미국의 모습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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