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말꼬리 잡기보다 정책 논쟁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엉뚱한 길로 빠져들고 있다. ‘적통’이니 ‘백제’니 하는 엉뚱한 이야기들이 그것이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측과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상대의 발언을 꼬투리 잡아 파문을 키운 뒤 이 과정에서 나온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태를 다시 문제 삼으면서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에서 이런 식의 공방이 벌어지는 것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것이 누구에게도 이익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후보들의 과거 행적이나 소속 계파를 문제삼는 건 지나치지 않아야 한다. 대선에 나선 정치인들은 오랜 경력을 가지기 마련인데, 그 경력 모두가 이상적이기는 어렵다. 한국의 정치는 매우 역동적이었고 이 시기를 거쳐온 사람들은 그 때마다 여러 이유로 선택을 강제받았다. 그 가운데 ‘적통’을 찾아낸다는 건 허상이다.

지역주의의 상처를 본선경쟁력이라는 명분으로 헤집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1970년대 이래 우리 정치를 왜곡시켰던 중요한 쟁점이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지역주의는 점차 힘을 잃었다. 더구나 이를 정치공학적 차원으로 동원하는 건 누구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현행이고 미래다. 특히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들의 미래비전이 무엇이냐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직전 정부에 대한 평가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선 후보 경선은 각 후보자들이 앞으로 5년을 어떤 정책과 비전으로 이끌어나갈 것이냐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야 마땅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렇게 다루어야 할 쟁점들이 많다. 이 지사가 주창해 온 기본소득이나 이 전 대표가 내놓은 ‘신복지체계’만 해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검증하고 토론할 만하다. 성평등 문제나 차별금지 같은 쟁점도 그렇다. 경제, 정치, 사회, 문화 전 부문에서 각 후보들이 다듬고 있는 정책들은 하나같이 논쟁의 무대 위에 올려져 검토돼야 한다. 이런 시점에 지나간 이야기를 붙잡고 사실관계부터 정치적 저의까지 넘겨 짚는 건 낭비적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들 사이의 공방에 대해 자제를 요청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은 각 캠프에 대해 “선을 넘은 볼썽사나운 상호공방을 즉각 멈춰달라”고 했고 송영길 대표도 “다시 지역주의의 강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다만 ‘같은 편이니 적당히 하는’ 게 되어선 안 된다. 바뀌어야 할 건 논쟁의 강도가 아니라 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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