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실제로 있었다”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 발표

임금체불 등 노동법 위반도 다수 적발...검찰 송치 및 조직문화개선 지도

네이버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동료 사망사건과 관련한 최종 조사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28.ⓒ뉴시스

지난 5월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사망한 네이버 노동자에게 폭언은 물론 과도한 업무지시 등 '직장 내 괴롭힘'이 실제로 행해졌다고 특별근로감독 결과 확인됐다.

네이버 측은 이 같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알고도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임금체불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네이버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 5월25일 네이버에선 리더급 직원 A씨가 과다 업무 등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일었다.

이번 특별감독은 A씨의 사망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한 조직문화와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점검 차원에서 실시됐다.

감독 결과 A씨는 사망하기 전 임원급의 직속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었며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당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겪은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동료 직원들의 진술 및 자료 등을 통해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 온 것도 확인됐다.

고용부는 이 같은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2에 명시된 직장 내 지위 등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봤다.

네이버는 이 같은 A씨를 피해를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는 등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의 조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네이버의 다수 임원들은 A씨를 포함해 다수 직원이 직접 가해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할 신고 채널 또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감독 결과에 따르면 직속 상사의 모욕적 언행, 과도한 업무부여, 연휴기간 중 업무 강요 등 피해가 제기됐으나 사측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지 않는 등 불합리하게 처리했다.

또한 네이버 측은 긴급한 분리 조치를 명분으로 가해자가 아닌 피해 노동자를 임시 부서로 배치하고 직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 불합리한 처우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나 네이버사원노조 '공동성명' 사무장(왼쪽 다섯번째)이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그린팩토리 앞에서 열린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6.07.ⓒ뉴시스

네이버 노동자 절반 이상 "직장 내 괴롭힘 겪어"...성희롱 피해 호소도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에서는 임원급을 제외한 전 직원 4028명 가운데 1982명(49.2%)이 응답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52.7%)이 최근 6개월 동안 한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0.5%는 최근 6개월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답했다.

피해 사례로는 팀 동료가 외부인들과 있는 자리에서 뺨을 맞는 사실이 있었고,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외부기관에서 폭행 가해자에 대한 면직 의견을 제시했지만 회사는 가해자를 정직(8개월) 처분으로 그쳐 가해자는 복직한 반면 피해자는 결국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피해 경험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44.1%는 '대부분 혼자 참는다'고 답했다. 반면 '상사나 회사 내 상담 부서에 호소한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해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하기 힘든 조직문화인 것도 드러났다.

또한 폭언·폭행·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례도 확인됐다. 전 직원 중 1482명이 참여한 설문 결과 응답자의 8.8%가 폭언·폭행을 경험했으며, 19%는 동료의 피해를 보거나 들었다고 답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해선 직접 경험이 3.8%, 동료의 피해를 목격했다는 답이 7.5%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노동부는 "설문 조사에 나타난 폭언·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선 신고할 수 있도록 별도로 안내할 것"이라며 "특별감독 이후 구체적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면 별도 조사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이버.ⓒ제공 : 뉴시스

3년간 연장·야간 수당 등 체불 임금 86억원…노동관계법 위반도 적발

직장 내 괴롭힘 사례뿐 아니라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미지급하는 등 노동관계법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네이버에서 최근 3년간 전·현직 직원에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금액으로는 86억7000여만원에 달한다.

임산부 보호 등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도 있었다. 현행법은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에 대해 시간 외 근로를 금지하고 있다.

감독 결과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3년간 12명의 임신한 여성 노동자에게 시간 외 근로를 시켰으며, 산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노동자에 대해서도 고용부 장관의 인가 없이 야간·휴일근로를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회사는 연장근로 한도 위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근로조건 서면 명시 위반 등 다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례도 적발됐다.

고용부는 감독 결과에 대해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은 사건 일체를 검찰에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네이버 측으로부터 조직문화 개선 방안과 직장 내 괴롭힘 재발 방지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하는 등 적극 지도할 방침이다.

한편, 이번 감독 결과에 대해 네이버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체적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적발된 일부 사례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네이버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설명하지 않고 "관련 내용은 향후 조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추가 소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임금체불 부분에 대해서도 "회사 내에서의 자율적 생활 부분 등 네이버만의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감독 결과를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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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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