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집값 하락 경고 대신 집값 떨어뜨릴 행동이 필요하다

홍남기 부총리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며 추격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금 아파트 실질가격과 주택구입 부담지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등 주택가격 수준·적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들이 최고 수준에 근접했거나 이미 넘어서고 있다”며 “기대 심리가 가격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현 주택가격 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되어 있다는 건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정부가 내놓은 경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는 있을 것이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주택 사전청약 확대 방안을 제시했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하반기 중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시사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투기비리 뿐만 아니라 부정 청약·기획부동산 투기 등 시장교란 행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관계 장관은 물론 경찰청장까지 등장한 회견은 정부의 강한 의지를 내보이려는 뜻일 테다.

하지만 홍 부총리 등의 경고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질 지는 의문이다. 우선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이후 여당이 주도한 종부세 감경방안이 국회에서 논의중이다. 주택가액 상위 2%에 대해서만 종부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인데 그동안의 집값 상승에 대해 면세 조치를 하는 셈이 된다. 가계대출을 조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원회의 생각대로라면 올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는 3~4% 수준으로 묶어야 하는 데 이를 위한 금리인상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 ‘안정’에 대한 대책은 여러차례 나왔지만 그 중에서 실효성있는 정책은 거의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시행된 금리인하가 끼친 영향도 있겠지만, 보다 본질적으로는 정부의 의지와 행동이 집값의 현상유지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농수산물이나 생필품에 대해 일상적으로 시장에 개입해 물가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집값에 대해서는 상승분을 인정하면서 그 속도를 늦추는 데만 애를 썼다.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경고는 연구소나 학자들의 몫이다. 정부가 해야할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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