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인터뷰①] “단식해서라도 ‘드루킹 특검’ 연장하자? 굉장히 위험”

“윤석열, 강한 후보지만 판단 유보하는 마음 얻어야 대세 굳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제1야당 대표의 목표는 단연 정권 교체다. 헌정사상 첫 30대 대표의 탄생으로 '돌풍', '현상' 등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랐던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역시 대선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패장이라는 꼬리표만 남게 된다. 대통령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7개월. 대선 승리까지 숱한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이 대표를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만났다.

여전히 야권 1위 대선주자는 윤석열 전 총장이다. 국민의힘 내에도 '당 밖 인사'인 윤 전 총장을 따르고, 지지하는 의원들이 상당하다. 윤 전 총장이 진짜 책임자를 추궁해야 한다며 '드루킹 특검' 연장을 주장하자, 당내 '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되는 5선 정진석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릴레이 단식 시위를 제안한 모습이 대표적이다.

실제 정 의원은 29일 청와대 앞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고, 윤 전 총장도 이 자리를 찾았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선주자로서) 정치적인 선언 정도의 의미"라고 해석하면서도 "당 차원에서 특검법을 발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사실상 특검이 종료됐기 때문에 새로운 특검이 출범하려면 특검법안을 다시 발의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허익범 특검'도 단서가 잡히면 윗선을 수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위로 확장시키지 못했다"며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다시 한다고 윗선 수사는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표는 "탄핵 이후로 범보수권이 계속 탄압을 받았고, 억울함이 쌓여 있는 게 있어서 투쟁 모드가 발동할 때마다 브레이크가 안 걸리는 상황이 있다"며 "만일 의원들이 주장한 것처럼 단식 릴레이를 시작하면 들어가는 것보다 나오는 게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 머리 깎고 (단식하고) 이러면 대책이 없다. 이건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민생을 챙기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드루킹 사건이 심각한 사건이래도 머리 깎는 순간부터 정책은 없다. 그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이 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마침 휴가를 가신 상황이기 때문에 돌아오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지도부 차원의 논의 여지는 남겨뒀다.

참고로 김 원내대표는 특검 재개 필요성을 이미 밝힌 상태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 몸통을 찾기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허익범 특검 활동을 연장해야 하는 이유"라고 적은 바 있다.

"직접 본 윤석열, 인간적 매력 있지만…"
"8월 버스 탑승 안 한 주자, 야권 후보될 일 없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 두 차례 만났다. 한 번은 비공개로, 또 한 번은 공개로 자리를 가졌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만나 본 윤 전 총장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말 그래도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곧바로 "인간적인 매력이라는 건 사실 많은 분들에게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이 뒤따라왔다. 그는 "저는 홍준표 전 대표에게 엄청난 인간적인 매력을 느낀다. 그분이랑 있으면 그냥 재미있고 대화할 게 많다"며 "그런데 그게(인간적인 매력) 홍 전 대표가 대중의 강한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되느냐와는 별개"라고 구분지어 설명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홍 전 대표도 본인의 매력을 지지율로 치환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계속해나가야 하는 분이고, 윤 전 총장도 자신의 매력도를 지지율로 치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모든 정치 지도자가 가진 고민이고, 윤 전 총장도 그 고민을 푸는 과정에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현재까지 지지율로 보면) 윤 전 총장은 굉장히 강한 후보로 나오고 있지만, 양자 대결에서 보면 '모름' 또는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 못 함'이라는 응답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며 "그 '모름'에 해당하는 의구심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가 당내에서 나오면 상당한 지지를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윤 전 총장이 자신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는 마음을 얻으면 대세를 굳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그동안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입당이 늦어질수록 윤 전 총장에게 손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반대로 국민의힘에는 어떤 득실이 있을까. 그는 "버스는 그냥 가기 때문에 손해라고 얘기할 건 없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흔들리면서 제기되는 '오세훈 차출론'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경선 버스에 탑승하지 않는 후보가 야권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있나'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다"며 "오늘도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과 얘기했는데 그런 모델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암초 만난 합당 논의는 낙관적으로 전망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경중 따져볼 필요 있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 대표 앞에는 복잡한 당 현안도 놓여 있다. 가장 최근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실무협상이 결렬됐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자고 공개 제안했으나 안 대표 측에서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 문제 역시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안 대표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했던 대선 불출마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뿐더러, 현재의 국민의당 당헌당규 상으로는 안 대표의 대선 도전이 어렵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대표는 "안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많은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오롯이 지키긴 어려운 상황이다. 또 본인이 당을 이끌고 있고 인기 있는 대선 주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합당하면서) 그런 (어려운) 부분을 풀어줄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안 대표와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이나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런 것을 기반으로 협상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 의지를 보이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국민의당도 합당에 이견이 없다고 본다"며 "서로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는 것인데, 근본적으로 '나는 네가 싫어' 이런 상황이 아닌 이상 합당에 대한 논의는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 결과도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그동안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강한 대처'를 공언해 온 만큼 국민의힘의 대응 수준에도 관심이 모일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전수조사 결과 문제가 드러날 경우, 민주당과는 다른 "실질적인 조치"를 예고하면서도 "경중을 따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지탄을 받아야 할 경우가 발생했다고 하면, (민주당이 취한) 당적 박탈이나 탈당 권고를 한다고 해서 국민은 엄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런 것보다는 실질적으로 국민 앞에 반성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을 것이지만, 원내지도부와 이 사안은 다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미 부동산 문제가 불거졌던 일부 의원들은 이 대표를 직접 찾아가 해명을 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언론에 부각된 분들의 경우에는 저에게 해명을 하기 위해 보자고 한 분도 있다"며 "제가 (권익위) 발표가 나면 이렇게 할 것이라고 다 얘기해드렸더니 다 수긍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원들의 개별적인 사안을 보면, 당연히 이해가 가는 부분들도 있고, 언론에서 문제가 있다고 봤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니까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었다"며 "그건 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사안을 따지지 않고 일괄 조치하지 않았느냐'는 반문에는 "물론 굉장히 재량을 발휘해서 '이건 되고, 이건 안 된다'를 판단하는 과정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과잉금지의 원칙이라든지, 그런 경중은 따져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 이준석 대표 인터뷰 기사 2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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