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방역일선 노동자들에겐 해당 사항 없는 방역대책 전환해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 사업장 코로나19 감염이 확산에 따른 방역 일선 노동자들의 감염 위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2021.07.29ⓒ민중의소리

코로나19 방역 일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과로와 탈진에 몰리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방역대책의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코로나19 방역대책·노동자 건강권 보호 근본대책 수립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을'들에겐 해당 사항 없는 방역대책 말고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효적이고 실질적인 방역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건의료, 공무원 등 방역 일선에 있는 노동자를 비롯해 유통산업, 학교급식, 학교돌봄, 우편·택배업무, 간병·요양보호·장애인활동지원, 콜센터 노동자 등 필수노동분야의 노동자들이 참석해 방역대책의 보호 없이 버티고 있는 현장상황을 전했다.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최근 의료진 감염이 하루 1.5명꼴로 발생하는 등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어 불안에 떨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과로와 폭염까지 찾아오자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탈진·소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선희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부족한 의료인력으로 방호복을 입고 간호업무 외 배식, 청소, 침상정리, 환자이송 등 업무가 가중되고 있고, 여기에 선별검사와 백신접종, 생활치료센터 파견까지 해내야 하는 의료인력의 소진 및 탈진은 이미 만성화된 문제"라며 "그럼에도 정부는 그때그때 파견인력을 주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어 "파견인력은 잠시 한시적으로 와서 머릿수 채워주기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병원이 상시 지속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뽑아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이 의료현장에서는 절실히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업무 과중도 문제다. 지난 6월에는 전남 담양군청에서 감염병 관리업무 담당 공무원이 과로사로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호일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한 코로나19 업무 탓에 공무원노조는 인력확충과 예산증액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현장에 '조금만 더 참으라'고 할 뿐"이라고 지적하면서,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안전한 일터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금은 공무원 확충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필수노동자로 분류됐지만 방역대책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장도 있었다.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은 "'재가서비스'는 서비스 대상자의 집에 개별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정부의 방역지침에서 빠지거나 방역대상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면서 "자비로 체온계를 구비하고 소독도 알아서 해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설 내 돌봄서비스 또한 정부 방역지침이 시설중심으로 정립되어 있으나 내부에서 차별이 작동한다"면서 "코로나19 확산 2년이 다 되어 가는데 국가적 재난이라면 중앙정부가 책임지고 방역지침을 수립하고 이에 수반되는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각 사업장 코로나19 감염이 확산에 따른 방역 일선 노동자들의 감염 위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 2021.07.29ⓒ민중의소리

2학기 전면등교를 앞두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다가올 업무과중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선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노동안전위원장은 "안전하고 건강한 급식을 준비하려면 필연적으로 고강도 노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근골격계 질환과 크고 작은 안전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학교급식실 노동강도 증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으로 정원 외 인력 배치와 온열질환에 대비하기 위한 냉방대책 수립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송인경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강원지부장은 방학에도 학교를 지키는 초등돌봄전담사들은 감염위험과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송 지부장은 "돌봄노동자들은 방학에 하루종일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대체인력도 없는 상황에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서 "현장의 돌봄전담사들은 백신을 맡고 학교로 다시 돌아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는 모두에게 처음이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름방학을 앞둔 초등돌봄교실은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집단 감염의 불안에 떨고 있는 콜센터상담 노동자들은 방역 허점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염희정 서비스연맹 한국장학재단콜센터지회 지회장은 "확진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센터가 업무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장학재단 상담센터 방역의 허점은 고스란히 상담사들에게 업무 과중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고객 문의가 많은 시기이지만 원청인 장학재단과 하청업체들은 근무자에게 집중되는 업무 과중에 대한 대책 매뉴얼도 없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악의 폭염까지 가중돼 노동자들의 건강권 악화는 더 이상 인내할 수 없을 정도로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며 "사업장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제조업, 의료현장, 콜센터, 물류센터뿐만이 아니라 공중교통수단, 다중이용시설 등 모든 곳이 노동자들에게는 하루종일, 1년 내내 일해야 하는 일터"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사업장 지침, 백신 유급휴가는 정부의 권고에 불과하다"며 "작년 10월 일자리 위원회에서 결정한 '업종불문 전 사업장에 대한 방역예방활동 의무 규정 법제화'는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면서 ▲방역일선 노동자 인력충원과 예산확보 ▲하청·특수고용노동자 사업장 방역지침 법제화 ▲유급 질병휴가, 백신접종 유급휴가 법제화 ▲학교 급식, 돌봄노동자 방역 및 건강권 보호대책 수립 ▲현장 노동자 목소리를 전달할 노정교섭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백신 접종으로 조기 코로나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확인되고 있다. 더 이상의 임시방편식 대책으로는 코로나로 가속화된 불평등 양극화 문제와 노동자 건강권의 파탄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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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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