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인터뷰②] “내가 지적하니 갑자기 ‘열일’하는 통일부, 진정성 없어”

“언제 적 개성공단이냐” 통신선 복원 후 남북관계 개선 모색하는 정부에 ‘혹평’

지난해 6월 끊어졌던 남북 통신연락선이 지난 27일 전격 복원됐다. 이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야 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개성공단, 이산가족 상봉 등을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8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정부의 구상에 대해 "전형적인 오비이락"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준석이 (통일부 폐지 등을) 말하기 전에 저런 걸 했으면 굉장히 진정성 있겠다 생각했겠지만, 내년 대선이 다가오고 하도 두들겨 맞고 있는데 갑자기 이걸 하려고 했다고 말하면 국민이 좋게 바라보지 않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당장 구호도 너무 크다"며 "북한은 다른 사회와의 소통 자체를 차단하고 있는 상황인데 개성공단과 같이 대규모 인력이 교류하는 형태의 경제협력을 진행하겠느냐. 나는 아닐 것이라고 보는데 갑자기 이 장관이 그렇게 얘기한다면 진정성이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통일부, 내가 지적하니 갑자기 '열일' 하는 듯"
문 대통령 임기 말 외교 행보에는 "관리만 잘해주시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 대표는 통일부 역할을 낮춰보며, 부처 폐지 필요성을 띄우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표의 '통일부 무용론'은 당내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지만, 이 대표는 자신의 입장을 유지했다.

오히려 그는 "최근에 제가 통일부를 지적하다 보니 보도자료도 많이 내고, 갑자기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며 "평생 통일부 입장문을 볼 일 없었는데 요즘은 거의 하루에 하나씩 내고 있다. 열심히 뛰어 보라. 그럼 국민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통일부가 국민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그 이유로 "남북 경색 국면에서 통일부 역할이 없었다"며 "장관이 백신을 주겠다며 실없는 소리를 했다가 국민에게 지탄을 받고 정작 통일부가 교섭역할을 할 상황에서는 (연락)사무소를 폭파한다든지, 해수부 공무원의 피살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남북관계 개선의 지렛대가 되는 남북협력 사업들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 대표는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로 "과거에는 성공한 측면도 있지만 개성공단 모델은 실패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사업하는 사람은 안정성을 최고의 가치로 추구하는데 그게 없기 때문"이고, "현장 공장에서 인터넷도 접속하기 힘들다"는 게 그 이유다.

그는 "개성공단에서 만든 최첨단 제품은 내가 알기로는 시계인데, 공단으로서의 상징적 의미 외에는 우리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대신 이 대표는 "발상의 전환"으로 경기도 파주시에 공단을 만드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언제 적 금강산 관광, 언제 적 개성공단이냐.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계속 나오는 레파토리인데, 개성공단은 열었다 닫았다를 20년째 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의 논의는) 지속성이 없어 보인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통신연락선 복구로 남북·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이라는 점을 짚으며, 설령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봤다.

이 대표는 "미국 입장에서는 임기 말 (우리나라의) 대통령과 무엇을 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당장 북한만 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회담을 했을 때는 임기 중반이라 굉장히 효과가 있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말에 한 2차 남북정상회담은 그렇게까지 효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하네' 정도의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에도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임기 말에 하는 건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할 것이고 다른 국제관계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말 외교 행보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외교는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만 밝혔다.

그는 "(임기 말에) 갑자기 새로운 것을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놀랄 것이다. 갑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내가 (한반도 문제에서의) 운전자'를 하겠다고 하면, 바이든이 무슨 표정으로 지켜보겠나. 적당히 하시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

'여성 할당제 폐지' 입장에도 변함이 없었다. 이 대표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여성 장관 30% 임명'과 관련, "수치적 성 평등이 누군가에게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쾌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정책 실패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차례로 언급하며 "여성 할당제가 아니었다면 장관이 됐겠나"라며 전문성 부족 문제를 지적했고, "여성 할당제에 대해 굉장히 어두운 면을 봤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별금지법에 대해 열려있지만, 당론으론 말 못 해"
이재용 가석방 문제에는 "요건 맞기 때문에 검토하는 게 옳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회 국민동의 청원과 잇따른 법안 발의로 여론이 무르익은 차별금지법 제정 논의에 대해서는 양가적인 반응을 보였다. 법안에 대해서는 "되게 열려있다"면서도 "우리 당에서는 (차별금지법이) 당론으로 거론된 적이 없어서, 당론으로 말을 못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처벌 조항에는 반대한다"며 "차별금지법이 기본법으로 존재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보지만, 누가 무슨 표현을 했다고 해서 처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다.

21대 국회에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은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차별금지법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발의한 평등법, 두 가지다. 두 법안 모두 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처벌하지 않는다. 장 의원의 법안에 있는 '유일한' 벌칙 조항은 차별 피해자에게 보복 조치가 가해졌을 때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것이고, 이 의원의 법안에는 아예 처벌 조항이 없다.

'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처벌받는 건 아니다'라는 질문에 이 대표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입법하는 사람들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처벌하자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기본법 형태로 존재해야 한다는 분들도 있다"며 "만일 진보 진영이 차별금지법을 입법하려는 의지가 강하면 구체적인 차별 요소를 명시하지 않으면 된다. (차별금지법이) 아주 포괄적으로 있으면 논쟁 자체가 줄어든다"고 답했다.

최근 정치권 안팎의 여론 조성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문제에 대해선 "가석방 요건에 맞기 때문에 그걸 검토해보는 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의 경우처럼 가석방 제도가 재벌 등 사회 기득권 세력에게만 적용되는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큰 전과가 없는 경우, 일반인에게도 (이 부회장과) 동등한 기준을 적용했으면 좋겠다"며 "아마 그 기준에 따라 이 부회장의 가석방이 큰 특혜는 아니라고 법률가들은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민중의소리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후원회원이 되어주세요.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정기후원은 모든 기자들에게 전달되고, 기자후원은 해당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남소연 기자 응원하기

많이 읽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