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염치없는 ‘시대적 특혜’ 발언 김현아 후보 임명 철회해야

김현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사과 입장을 내놨다. 김 후보자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청문회 과정에서 발언한 ‘시대적 특혜’ 용어가 진정성과 다르게 해석돼 안타깝지만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장문 어디를 봐도 김 후보자의 원래 진정성이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김 후보자는 배우자와 함께 서울 강남구와 부산 금정구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서울 서초구의 상가와 부산 중구의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청담동 아파트 한 채만 해도 최근 실거래가가 20억이 훌쩍 넘는다. 김 후보자는 지난 27일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회에서 4채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다주택 문제로 집중 추궁 당했다.

김 후보자는 “내 연배 상 지금보다 내 집 마련이 쉬웠고, 주택 가격이 오름으로써 자산이 늘어나는 일종의 시대적 특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말 한마디로 같은 시대를 살고도 서울과 부산 요지에 부동산 몇 채쯤도 갖지 못한 99%의 사람 모두를 깊은 허탈감에 빠뜨렸다.

김 후보자가 말하는 모두에게 특혜가 넘쳐나는 그런 시대는 지금껏 있어본 적이 없다. 김 후보자가 한참 부동산을 사 모으던 그 시절에도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이득을 보는 기득권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는 서민이 나눠져 있었을 뿐이다.

김 후보자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재직하며 민간 건설사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고, 국회의원이 된 뒤에는 다주택자에 대한 감세와 재개발 규제완화를 주장했다. 가진 자들만 부동산을 통해서 더 많이 가지게 되는 망국적인 부동산 병폐 유지되고 점점 더 심해져 온 과정에 김 후보자 또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시대적 혜택 운운하며 부끄러움조차 없다.

서울시의회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 부적격 의견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이제 공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넘어갔다. 만약 오 시장이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면 서울시의 부동산정책은 시작부터 실패를 면할 수 없다. 평생 건설자본과 부동산 불로소득의 향유자를 대변해온 사람을 SH 사장으로 앉혀놓고 서울시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시민의 지지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 시장도 선거 때부터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다. 집값 폭등에 따른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의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면 SH 사장 인선은 달랐어야 한다. 차라리 추진하는 정책의 차이라면 공론의 장에서 토론도 할 수 있다. 여론이 지지한다면 민주당이 다수인 서울시의회의 협조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일만은 아니다.

정부가 인선했던 다주택 고위공직자들의 내로남불로 상처받은 민심에 그보다 더한 내로남불 인사로 소금을 뿌리는 일은 하지 않았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은 지금이라도 여론에 귀 기울이고 자기 사람이 아니라 서울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을 새로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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