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이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윤석열의 말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시즌5' 초청 강연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2021.08.02ⓒ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페미니즘을 정치적 수단 혹은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2일 오전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페미니즘’을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진단한 것이다.

그는 “저출산 문제의 여러 가지 원인을(원인에 대해) 얼마 전에 무슨 글을 봤다”며 “페미니즘이라는 것이 너무 정치적으로 악용돼서 남녀 간 건전한 교제 같은 것도 정서적으로 막는 역할을 많이 한다 이런 얘기도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또 사회적으로 봤을 때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여건이 너무 안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이런 것과 종합적인 것이기 때문에 출산장려금을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이 정부는 그동안 출산장려 이런 식의 즉대응적 방식으로 해서 엄청난 세금을 썼는데 정말 방식이 잘못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페미니즘을 정치적 수단 중 하나로 인식하는 듯한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페미니즘도 건강한 페미니즘이어야지, 선거나 집권 연장에 유리하게 하고 이렇게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여성할당제와 관련해서는 제도의 무용성을 주장하는 등 이준석 대표와 유사한 인식을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은 “우리의 인식이 조금 더 바뀌어 간다면 굳이 할당제 같은 것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성의 공정한 사회 참여 기회와 공정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지 않겠냐”며 “우리가 지성적으로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성과 여성이 다 합쳐져서 국민 전체,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되는 공정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본 허은아 의원은 “기준을 명확하게 말씀해주신 것 같아서 시원하다”, “흡수력이 엄청나게 빠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35일 동안 국민들의 말씀을 경청하면서 정말 다양하고 깊이 있게 흡수하셨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질타가 이어졌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SNS에 ‘건강한 페미니즘 감별사 자처하는 윤석열 전 총장님’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녀 간 교제에 성평등이 없다면 건전한 교제이기는커녕 폭력과 차별로 얼룩진 관계일 것”이라며 “국민의 절반인 여성이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은 그 자체로 국가를 위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우리는 ‘윤석열이 허락한 페미니즘’ 별로 원치 않는다”며 “건강한 페미 구분 짓는 감별사를 자처하며 훈계하지 마시고, 여성들의 현실과 목소리를 먼저 공부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이준석 대표와의 면담 직후 ‘저출산’ 발언에 대한 지적에 “여러가지 구조적 문제를 얘기하고, ‘그런 주장을 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얘기 하는 분들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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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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