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국민권익위, 국민의힘 투기의혹도 비공개?

국민의 힘 추경호(왼쪽) 원내수석 부대표,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지난 6월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부합동민원센터 심의실에 '국민의 힘 소속 국회의원 부동산투기 전수조사 의뢰서'를 가지고 들어오고 있다.ⓒ뉴시스

국민권익위원회가 진행 중인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가 8월 말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당초 7월 28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던 조사가 길어져서 한 달 연기됐다는 것이 국민권익위원회 측의 설명이다. 정의당 등 소수정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도 같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국민권익위원회 차원의 전수조사는 일단 마무리되게 된다.
그러나 국민권익위원회의 이번 전수조사 결과 발표가 그렇게 기대되지 않는다. 어차피 전수조사 결과 발표는 부실할 것이고, 또 한번 논란만 예상되기 때문이다.

숫자만 발표, 내용은 비공개?

그것은 국민권익위원회의 발표방식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번에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및 그 가족들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있는 국회의원 및 그 가족은 총 12명, 16건’이라는 식으로 발표했다. 의혹이 있는 숫자만 공개하고, 명단도 비공개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법령을 어떻게 위반한 것인지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6건),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3건), 농지법 위반 의혹(6건), 건축법 위반 의혹(1건)식으로 의혹유형별 건수만 밝혔을 뿐이다.

이처럼 국민권익위원회는 전수조사 결과를 부실하게 발표하면서 법령위반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들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았다. 그리고 특수본과 여당에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 명단과 의혹내용을 비공개로 전달했다.

정작 해당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밝힌 것은 민주당이었다. 그리고 탈당권고 및 출당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 가운데 다수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리고 자신은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혼란만 커졌다. 의혹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해명의 타당성을 판단할 수가 없었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뉴시스

그래서 필자는 국민권익위원회에 의혹의 내용을 공개해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또한 전수조사결과를 심의한 국민권익위원회 전체회의의 회의자료와 회의록을 공개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7월 6일 비공개통지를 해 왔다.

부동산투기 의혹이 사생활?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령을 위반해서 부동산투기를 했다는 의혹 내용이 어떻게 사생활이 될 수 있는가?
국민권익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사생활을 걱정하기 이전에, 부동산투기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걱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국민권익위원회가 조사해서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것을 공개한다고 해서 무슨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초래된다는 것인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제대로 조사를 한 것이라면, 의혹 내용을 공개 못 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해당 국회의원들의 명단은 이미 공개된 상황이다. 진짜 억울한 국회의원이 있다면, 의혹내용의 공개를 오히려 환영할 것이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 상황에서 위법 여부를 따지는 것이 본인에게도 나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수사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도 들었지만, 국민권익위원회가 특수본에 의혹 내용을 전달한 지 2달이 지나도록 특수본은 아직도 ‘수사중’이다. 도대체 국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총선을 이틀 앞둔 13일 국회 사무처에서 21대 국회의원 뱃지를 공개하고 있다. 2020.04.13ⓒ민중의소리

게다가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탈당권유를 받았다는 의원들은 여전히 탈당도 하지 않고 활동중이다. 국회의원의 법령위반 의혹이 또다시 흐지부지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에 이어 국민의힘도
비공개로 전달?

그러니 이번에 국민의힘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다고 한들,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에도 법령위반 의혹이 있는 국회의원 숫자와 건수만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비공개로 특수본과 ‘국민의 힘’에 명단과 의혹내용을 전달할 것이다. 그러면 어느 국회의원이 어떤 법령위반을 했는지? 에 대해 질문이 쏟아질 것이다. 명단 공개 여부도 논란이 될 것이다.

과연 이준석 대표가 민주당처럼 명단공개를 할지, 그리고 어떤 조치를 할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명단이 공개된다고 한들, 당사자인 의원들이 반발하고 일방적인 해명을 하면 또다시 논란만 일어날 뿐이다. 의혹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 해명의 타당성을 검증할 방법이 없다.

그러니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번에는 반드시 의혹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힘’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시점에서, 기존에 발표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의혹을 포함하여 여ㆍ야를 구분하지 말고 모든 의혹내용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부패방지를 총괄하는 국가기관이 조사를 해서 국회의원에게 법령위반 의혹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그 내용을 공개못할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은 사인(私人)이 아니라 공인(公人)이고, 국회의원 스스로 말하듯이 한명 한명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사생활’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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