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임성근에 무죄 선고한 항소심 “부적절 관여했지만 재판방해 아냐”

사법행정권을 남용해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 2021.08.12.ⓒ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관여해 일선 재판에 개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는 12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단은 타당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앞서 임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로 재직 중이던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1심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에게 중간 판단을 내리도록 하고, 구술 판결 내용을 수정하게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임 전 부장판사의 개입으로 당시 해당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선고가 내려지기 전 산케이신문이 제기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이 허위라는 판단을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판결 이유를 설명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행적 관련 보도가 허위라고 명시했다.

또 임 전 부장판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체포치상 사건 1심 재판장에게 양형 표현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 정식 재판을 진행하려 했던 유명 프로야구 선수의 도박 사건에 대해 약식명령을 재검토하도록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임 전 부장판사가 가토 사건에 관여한 데 대해 "부적절한 재판관여 행위에 해당한다"며 "선고 시 말미에 구술할 내용을 미리 알려준 부분은 (이동근 부장판사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재판들에 대해서도 담당 판사들이 먼저 조언을 요구한 적이 없는데도 임 전 부장판사가 재판관여 행위를 한 점을 지적하며 "다소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형사수석부장판사였던 피고인이 법관 독립의 원칙상 법원장에게 재판업무를 지휘·감독할 사법행정권은 없으며, 당시 법원장의 사법행정권을 대행했다거나 법원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위임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과 같은 판단이다.

직권남용죄는 공무원이 자신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해 위법·부당한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임 전 부장판사에게는 애초에 재판을 지휘할 '직권'이 없으니 직권남용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임 전 부장판사는 판결 직후 취재진에게 "저의 행위로 재판권 행사가 방해된 적 없다는 것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밝혀져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저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관해 묻자 임 전 부장판사는 "사법절차가 다 마무리된 상태가 아니어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사법부나 헌재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회는 재판 개입을 이유로 지난 2월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이 진행 중이다. 현재는 지난 10일을 끝으로 탄핵심판의 변론이 종결된 상태다. 탄핵소추 당시 임기를 20여일 남기고 있던 임 전 부장판사는 지난 2월 말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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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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