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진보] 이제는 정말로 2015 한일합의를 폐기해야 할 때

드러난 2015 한일합의의 이면과 국정원-극우세력의 관계

2015년 12월 28일, 망각을 위한 2015 한일합의가 체결되었다. 한일합의 체결 당일 일본 기시다 외상은 “이번에 일본이 잃은 것은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기시다 외상은 잃은 것은 10억엔뿐이라고 답했다. 전범에 대한 책임을 망각한 답변이었다. 역사 망각을 위해 곳곳의 소녀상이 철거되고 있었지만 오히려 국민은 더욱 반발했다. 국민의 거센 목소리에도 박근혜 정부는 “양국이 함께 미래로 나가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께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번 합의를 이해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2015년 한일합의는 피해자를 위한 합의에서 피해자를 망각하였고, 역사적 문제를 다루면서 전쟁의 역사를 망각하였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해결하는 합의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대승적 차원에서 최우선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최우선이라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듣지 못한 채 6년이 흘렀지만 진실은 드러나고 있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일본 혐한 극우 지원 국가정보원 불법 해외공작 규탄 및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8.18ⓒ김철수 기자

지난 8월 10일 MBC PD수첩에서는 ‘부당거래–국정원과 日 극우’ 편을 통해 국정원과 일본의 공안, 극우 세력이 결탁하였음이 드러났다. 국정원은 한국 민간단체의 정보를 일본 공안에게 넘기고 공안은 극우세력에 정보를 넘겼다. 국정원과 극우세력은 국가와 국민을 지킨다는 목적이 명확하게 일치했다. 정확히는 기득권을 유지시키는데 필요한 대상만이 두 집단이 보호하는 국가와 국민이라는 점이 일치했다. 국정원과 당시의 정부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으레 그래오던 것처럼 외부에 적을 만들고 그 적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며 이 땅에 타국의 군대와 최첨단 무기를 들여놓았다. 우방국이라 여기는 일본에도 북한을 공동의 적으로 여길만한 세력을 키우고자 했고 얼추 뜻이 맞았던 세력은 극우세력이었다. 국정원은 일본의 극우세력에게 군대, 경찰 등에서 확보한 북한과 우리 국민에 대한 정보를 넘겨 극우세력이 탈 없이 자라나도록 돌보았다. 그 과정에서 2015 한일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문제를 덮으려는 일본정부의 입맛에 맞는 합의 내용이 비밀리에 만들어졌다. 국정원이 키운 극우세력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한일관계의 방해물이라는 것이 국민의 목소리인 것처럼 만들어졌다. 일본정부가 숙제 검사하듯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할 수 있었던 자신감의 근원은 2015 한일합의였던 것이다. 일본정부도 마찬가지로 외부의 적을 둠으로써 기득권을 유지하고 궁극적으로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 지위를 얻고자 했다. 당시 아베정권은 혐한감정을 통해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고자 했으며 해결되지 않은 역사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역사 왜곡을 자행했다. 국정원이 이 역사왜곡을 목적으로 극우세력을 지원한 것은 아닐지라하더라도 진보운동을 탄압하는데 앞장섰으며 과거사 해결을 방해하고 식민의 역사를 지속시켰다. 실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극우세력을 지원을 하였는지를 차치하고서도 국정원이 지원한 극우세력으로 인해 일본군 성노예제 역사가 왜곡되고 문제 해결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은 명백한 결과로 나타났다.

피해자를 망각하고 전쟁 역사를 망각한 2015 한일합의
배후에서 일본 극우와 손잡은 국정원
이제 진실한 답변을 들을 차례, 그리고 한일합의를 폐기할 시간

사실 이미 2017년 한일 ‘위안부’ 합의 검토 TF보고서에서 한일합의가 내용적, 절차적인 한계와 국정원 개입 의혹이 드러난 바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목적이 피해자의 명예와 인권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원활한' 한일관계를 위해 외교시 언급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고 이에 따라 피해자 중심적 접근이 아닌 주고받기식 협상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치열한 과거사 해결의 현장에서 주고받기식의 협상이 가능했던 것은 고위급 협의가 시종일관 비밀리에 진행이 되었고 피해자는 물론이거니와 대통령, 협상책임자, 외교부 간 소통 또한 부족했던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국정원장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았던 이병기는 시종일관 비밀리에 진행되었다는 회의의 그 ‘고위급’이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제1211차 수요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식민과 분단의 역사로 피해를 본 국민은 여전히 경제와 안보라는 미명하에 국가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이제는 정말로 당시 여권이었던 국민의 힘, 현 정부인 문재인 정부, 그리고 국정원에게 진실된 답변을 얻을 차례이다. 이들은 국민이 겪은 국가 폭력을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졸속적인 2015 한일합의가 여전히 폐기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국민에게 사죄하며 책임질 것인가. 그 책임의 시작은 2015 한일합의 폐기이다. 2015년부터 철거되는 소녀상 옆에서 소녀상을 붙잡았던 국민들은, 수요일마다 평화로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의 시작은 2015 한일합의 폐기”라고 말해왔다. 지금 당장 2015 한일합의는 폐기되어야 한다. 또한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졸속적 2015 한일합의와 같은 것이 나타나 문제 해결의 시작 자리를 차지하지 않도록 국정원과 극우세력의 관계, 2015 한일합의의 관계에 대한 진상규명이 되어야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기득권 유지를 위한 조작의 역사가 반복되기도 하지만 투쟁의 역사도 반복된다는 것을 한일정부는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2015 한일합의의 산물인 화해치유재단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2015 한일합의 폐기를 요구하던 사람들이 체결된 합의에 낙심하지 않고 계속해서 진실을 보고 역사의 퇴행을 막고자 했던 투쟁이 있었기 때문에 해체된 것이다. 전 박근혜 정부가 명예퇴진이 아니라 탄핵으로 내려온 것은 국민들의 투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2015 한일합의 폐기와 국민을 농락한 국정원을 위해 거리에 나와 투쟁의 현장을 만들고 지켜나가는 청년들이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또한 투쟁의 역사가 반복되고 앞으로 나아감으로써 반드시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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