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칼럼] 한국이 사랑하는 ‘마늘’에는 어떤 효능이 있을까

4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늘이 판매되고 있다. 2021.07.04.ⓒ사진 = 뉴시스

한국의 마늘 소비량은 전 세계를 통틀어 압도적 1위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먹는 김치, 국, 찌개 모두에 마늘이 안 들어가는 경우가 드무니 그럴만도 합니다. 게다가 마늘 피자, 마늘 치킨등 마늘을 많이 넣어 특색 있게 만든 음식들이 잘 팔리는 것을 보면, 정말 한국 사람들은 마늘을 즐겨먹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이탈리아서 건너온 마늘이 들어간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aglio e olio)에도, 본토에서보다 더 많은 마늘을 넣는다니 마늘 사랑을 알만 합니다. 과연 우리 조상들은 이 마늘의 효능에 어떻게 생각하고 먹었을까요?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東醫寶鑑)과 방약합편(方藥合編)의 기록을 통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약합편에서는 大蒜辛溫 化肉穀 解毒散癰 過損目(대산신온 화육곡 해독산옹 과손목)이라고, 마늘의 약성에 대해 설명해 놓았습니다. 한자로는 마늘을 대산(大蒜)이라고 합니다. '대산신온(大蒜辛溫)'은 "마늘은 맛이 맵고 따뜻하다"는 의미입니다.

보통 한의학에서는 '산수신산(酸收辛散)'이라고 하여 "신맛은 거둬들이고 매운 맛은 발산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마늘도 맛이 맵다고 하니 무언가를 발산해 막힌 것을 뚫고 뭉친 것을 헤쳐주는 작용을 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성질이 따뜻하다고 했으니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많이 먹으면 좋지는 않겠구나 하고 추측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구절의 '화육곡(化肉穀)'은 "육류와 곡식을 소화시킨다"는 의미이고, '해독산옹(解毒散癰)은 "독을 풀어주고 옹저를 흩어지게 한다"로 풀이됩니다. 마늘의 매운맛과 따뜻한 성질이 소화를 돕고 옹저(癰疽)를 풀어주는 효과를 한다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옹저'는 종기 같은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가 고기를 먹을 때 마늘을 곁들여 먹는 경우가 많은데, 마늘에 고기를 소화시키는 효능이 있다니 재미있습니다. 놀랍게도 같이 즐겨 먹는 음식들을 보면, 궁합이 잘 맞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다음에 나오는 '과손목(過損目)'은 "과하게 먹으면 눈을 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늘을 너무 많이 먹는 걸 주의시키는 부분입니다. 그러니 평소에 눈이 잘 충혈되고 열이 위로 잘 치솟으시는 분들은 드실 때 조심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3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그 앞 매대에 쌓인 깐 마늘. 2021.08.03.ⓒ사진 = 뉴시스

동의보감에서는 마늘에 대해 "성질이 따뜻하고(溫) 또는 뜨겁다(熱)고도 한다. 맛이 매우며(辛) 독(毒)이 있다"고 했습니다. 거의 방약합편의 서술과 비슷한데, 독이 있다고 명기해 좀 더 강하게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또 "오랫동안 먹으면 간과 눈이 상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마늘의 효능에 대해서는 "옹종(癰腫)을 헤치고 풍습(風濕)과 장기(瘴氣)를 없애며, 현벽(痃癖)을 삭히고 냉과 풍증을 없앤다. 비(脾)를 든든하게 하고 위(胃)를 따뜻하게 하며 곽란으로 쥐가 이는 것, 온역(瘟疫), 노학(勞瘧)을 치료하며 고독(蠱毒)과 뱀이나 벌레한테 물린 것을 낫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옹종'은 종기 같은 것을 뜻하며, '풍습'은 찬 바람과 습한 기온에 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장기'는 산람장기(山嵐瘴氣)의 줄임말로 한의학대사전에 따르면 "전염을 일으키는 사기(邪氣)의 하나로 더운 지방의 산과 숲, 안개가 짙은 곳에서 습열사(濕熱邪)가 위로 올라갈 때에 생기는 나쁜 기운"이라고 합니다. 요즘 질병을 사례로 들어 본다면, 감기나 코로나 같은 감염성 질환을 가리킵니다.

'현벽'은 한의학대사전에 "적취(積聚)의 하나로 배꼽 부위와 늑골 아래에 덩이가 생긴 것을 통틀어 말한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배속에 뭔가 덩어리지고 뭉친 것이 생겼다는 의미입니다. 종양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요즘 마늘이 항암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예전에도 그런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았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냉'은 차가운 것을 말합니다. '풍증'은 외풍(外風)과 내풍(內風)에 의해서 생긴 병증을 통틀어서 일컬는 말입니다. '외풍'은 위에 나온대로 감기 등 상기도 감염을 뜻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풍'은 흔히 풍에 맞았다, 중풍에 걸렸다고 할 때의 그 풍입니다. 때문에 마늘이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에 좋다거나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좋다는 이야기는 '풍증에 좋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 합니다.

'비(脾)나 위(胃)를 든든하게 한다'는 것은 고기나 곡식의 소화를 잘 시킨다는 이야기와 유사한 의미입니다. 더불어 설사로 인해 쥐가 나는 증상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온역'과 '노학'은 열이 나는 감염성 질환을 뜻합니다. '고독(蠱毒)'은 한의학대사전에 "기생충의 감염으로 생기는 고창병(蠱脹病)"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뱀이나 벌레물린데에도 효능이 있다는 것은, 앞서 방약합편에서 언급된 해독작용과 유사한 효능입니다.

이 글에서는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 나온 마늘의 효능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해당 문헌에 따르면, 과하게 먹었을 때는 부작용도 있는 만큼 마늘을 너무 많이 드시는 것은 좋지 않겠습니다. 맛있는 식사를 위해 적당히 곁들이시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질병 치료를 위해서는 가까운 한의원이나 의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으시는 편이 훨씬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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