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의 직격] 중앙일보 안혜리 기자는 저격 못 할 ‘홍석현의 유아증여’

중앙일보에 연재되고 있는 저격시리즈ⓒ기타

중앙일보가 2030 세대를 시켜서 기득권층을 저격한다는 ‘저격시리즈’를 내놓았다. 중앙일보의 안혜리 기자가 기획했다고 한다.

안혜리 기자는 8월 23일 자로 쓴 글을 통해서 기획에 대한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파격’, ‘내용은 더욱 도발적’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2030 눈높이에서 자신만의 렌즈를 통해 한국 사회의 구태와 기득권층의 위선·기만을 가감 없이 저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안혜리 기자의 글을 보면서, 중앙일보의 ‘저격시리즈’가 저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각지대’가 생각났다. 바로 족벌언론이다. 3세, 4세로 세습되는 족벌언론이야말로 한국사회 기득권층 중에 최고 기득권층이다. 그런데 과연 안혜리 기자가 기획한 ‘저격시리즈’에서 이들을 다룰 수 있을까?

홍석현의 유아증여

생각난 김에 안혜리 기자가 속한 중앙일보 그룹의 사주인 홍석현씨 일가에 대해 조사를 시작해 보았다. 오늘은 그 중 홍석현씨가 즐겨 사용하는 ‘유아증여’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유아증여’란 열 살도 되지 않은 어린 아이에게 막대한 재산을 증여하는 것을 말한다.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증여해서 재산을 불려나가게 하고, 나중에 상속세 부담도 줄이려는 것이다.

물론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에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증여의 효과가 배가되는 것을 노릴 수도 있다.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양지웅 기자

오늘 소개할 홍석현씨의 유아증여 사례 중 하나는 2019년 3월에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토지와 건물을 자신의 외손주들에게 증여한 것이다.

이 토지는 당초에 서울시 소유였는데, 이명박 정권 시절 청와대 경호처가 매입을 해서 홍석현 씨에게 ‘교환’ 명목으로 넘겨준 것이다.

이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거래였고, 당시에 특혜 시비가 일었다. 그리고 홍석현 씨는 그 토지 위에 건물을 지었다.

그런데 2019년 홍석현 씨는 토지와 건물을 자신의 딸(미국 국적)과 두 외손주에게 ‘증여’했다. 증여받을 당시 두 외손주의 나이는 만 6세와 만10세였다.

이 토지와 건물의 가치는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만6세와 만10세가 수십억원 대의 부동산을 갖게 된 것이다.

2019년 홍석현 씨는 토지와 건물을 자신의 딸(미국 국적)과 두 외손주에게 ‘증여’했다. 증여받을 당시 두 외손주의 나이는 만 6세와 만10세였다. 이 토지와 건물의 가치는 1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므로, 만6세와 만10세가 수십억원 대의 부동산을 갖게 된 것이다.ⓒ기타

1979년에는 18개월 아들에게 부동산 매입해 줘

홍석현 씨의 이런 ‘유아증여’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홍석현씨는 1979년에 18개월된 자신의 아들(홍정도 현 중앙홀딩스/중앙일보/JTBC 대표이사)에게 경기도 이천의 농지를 대거 매입해 줬다.

홍석현씨 본인과 어머니(김윤남)가 아들과 함께 3분의1씩 지분을 갖는 형식으로 매입한 것이다. 18개월된 아이가 매매계약서를 썼을 리는 없으니, 사실상 ‘증여’로 봐야 할 것이다. 이 농지는 아직도 홍석현, 홍정도 명의로 남아 있다.

홍석현씨는 1979년에 18개월된 자신의 아들(홍정도 현 중앙홀딩스ⓒ기타

이런 식으로 농사와 무관한 사람들이 농지를 갖고 있으니 헌법상 ‘경자유전’의 원칙이 실현될 리가 없는 것이다. 이런 홍석현씨의 행태는 대한민국 최고 기득권층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유아증여’를 통해 어릴 때부터 부를 대물림해 주면서 세습을 준비하고, 자녀가 크면 해외유학을 거쳐 회사까지 물려준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경쟁’을 강요하고, 그들이 지배하고 있는 언론들은 ‘공정’을 얘기한다. 이것이야말로 ‘위선’이고 ‘기만’이다.

저격이 향해야 할 대상은?

이 글을 쓰면서 안혜리 기자에게 감사드리게 되었다. 덕분에 홍석현씨 일가의 재산에 대해 파헤칠 생각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은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홍석현 씨 일가에 대한 심도 있는 조사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이면, ‘저격’은 필요하다. 이미 기득권이 된 정치권의 586을 저격하는 것도 좋다.

다만, 진짜 저격해야 할 대상을 빼놓고 저격을 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신분’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최고 기득권층들이 있다.

3세, 4세로 넘어가고 있는 족벌언론이 그들이다. 세습에 세습을 거듭하며 특권층이 된 재벌대기업 족벌일가는 물론이다. 이들을 저격하지 않고서 다른 곳만 향하는 총구는 결국 기득권 체제를 유지하는 데 복무하는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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