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나무 리포트] 종교와 정치·교육 ‘잘못된 만남’

강용석 자료사진ⓒ뉴시스

일부 언론이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출연진이 체포됐다가 석방된 사흘(7~9일) 동안 얼마나 많은 슈퍼챗이 쏟아졌는지 조명해주느라 바쁘다. 특히 강용석 변호사가 10일 가세연 방송에서 CCM 찬양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자 이날 방송에서만 슈퍼챗이 2천만 원 가까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라고’ 싶지만, 잘못을 하고도 어떤 정당성을 찾고자 할 때 악용되는 도구가 또 찬송가요, 개신교라는 사실에 또다시 많은 이들이 분개하는 모습이다. 이런 활용은 역시 효력을 발휘한다. 찬양을 듣고 감동해 슈퍼챗을 쏜 사람 단연 개신교인들이 많을 터.

강용석이 부른 복음성가에쏟아진 개신교인들의 후원금

강용석 변호사가 이날 방송에서 “구치소 안에서 너무나 불안해서 언제나 종교가 기독교라고 얘기한다. 15년 전에 집사 직분을 받았다”라며 “그(구치소)안에서 기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기도를 잘하지 못해서 CCM을 불렀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가 시와그림의 ‘이제 역전되리라’를 오열하며 부르자 ‘아멘’, ‘할렐루야’, ‘주님이 지켜주십니다’, ‘기도했습니다’, ‘기도로 승리하게요, 강 집사님’. ‘주님도 강 소장님 편’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9일 강용석 변호사가 출연한 라이브 방송에 슈퍼챗을 보내는 모습. 슈퍼챗 금액이 높을수록 채팅창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진다.ⓒ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경찰에 따르면 가세연 출연진들은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10여 건 이상 고소당했다. 아울러 10여 차례 넘는 경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했다. 고소를 당한 것만 10건이지, 가세연 방송의 아무말대잔치 수위와 수준은 전광훈 씨의 너알아TV와 쌍벽을 이룰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정치와 종교, 두 개의 신념이 결합하니 어떤 막말을 해도, 어떤 가짜뉴스를 떠벌려도, 어떤 혐오를 양산해도, ‘표현의 자유’로 용인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이들이 버티면 버틸수록, 탄압받는 코스프레를 하면 할수록 슈퍼챗은 쏟아진다. 이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강력한 무기가 되는 셈이다. 이뿐 아니라 이들의 기득권 옹호와 함께 내뱉는 혐오 조장이나 근거 없는 주장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한 축의 의견인 것인 양 받아들여지면서 힘을 발휘해 공권력마저 무력화시킬 것이란 점은, 아니 이미 그런 모습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정치와 종교가 만날 때만큼 위험한 사례가 여기 또 있다. 바로 교육과 종교가 만난 사례다.

개신교 재단 학교에서 벌어진
반인권적인 행태들

서울시 서초구 소재 한 교육기관에서 낸 것인데, 이곳은 소위 5성급(이성·지성·감성·체성·영성) 교육을 하며, 미국 대학에 진학시켜 줄 수 있다며 홍보해 온 교육기관이 있다. 학교는 아니지만, 학생들은 다니던 학교를 자퇴하고 교복을 입고 늦은 시간까지 하루 일과를 거의 그 안에서만 생활한다. 또 학생과 자녀를 이 교육기관에 보낸 학부모까지, 대부분이 이 교육기관의 이사장이 운영하는 교회에 대부분이 출석하고 있다. 건물도 함께 쓰고 있다. 말하자면 학교인 듯 학원인 교육기관의 이사장은 목사이며, 또 교육기관의 운영자와 강사들, 학생과 학부모들이 한 교회를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이 교육기관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지방에서 이사한 사례도 있었고, 그곳이 첫 교회라는 이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개신교인 입장에서 볼 때는 은혜스럽게 들을 얘기다.

그런데 교육내용이나 그곳에서 자행된 반인권적 행태는 혀를 찰 정도다.

보안 설문지ⓒ평화나무(제보자 제공)

위 보안 설문지를 보자, ‘하나님 앞에 설문을 진실하게 답변하지 않을 경우에 하나님의 진노가 임한다는 것을 믿습니다’, ‘만약 하나님 앞에 거짓으로 설문에 답하면 본인은 하나님 앞에 버림받을 수 있음을 아십니까?’ 등의 공포를 심는 내용과 함께 회의 내요을 누군가에게 전달했는지, 또 타인에게 유출할 생각이 있는 지 등을 묻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다.

대체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가는 것이길래, 하나님의 진노와 버림받음까지 걱정해야만 하는 것일까.

쏟아지는 제보
친구끼리, 가족끼리,
혹은 학생이 학부모를,
학부모가 학생을
서로서로 감시

최근 평화나무에는 이 기관에 대한 제보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있다. 이 교육기관은 ‘사랑의119신고’제도를 운영하는데, 친구끼리, 가족끼리, 혹은 학생이 학부모를, 학부모가 학생을 서로서로 감시하는 제도다. 관심과 사랑을 쏟기에 잘못된 행동을 신고한다는 취지라는데, 이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한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북한이 따로 없다”고 비판했다.

이런 제도를 통해 기관의 제도나 기관장에게 불만을 품는 사람이 있다면 책망을 듣거나 왕따를 당하는 분위기로 이어지게 되고, 이사장이자 목사인 이곳의 기관장은 자신만의 강력한 성을 쌓을 수 있었다.

이 교육기관은 2016년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하야 요구 집회 배후는 북한이 있다는 정치적 루머 등을 교사와 학생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올리거나 학생들에게 정치적 행동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나 매스컴에 등장한 이력도 있다. 2018년 조은희 구청장 선거유세에 동원됐다는 이들의 제보도 이어졌다.

이런 문제점 등을 지적하다 결국 교육기관을 나오게 된 학생과 친했던 학생들까지 이른바 사상검증 등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기사에 댓글을 단 학생들은 소송에 시달려야 했다.

“자기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일,
목사가 한 말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말,
예를 들어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먹으라고 했는데
‘그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하면
개박살이 나는 식이었다”

이곳에 자녀를 보냈던 한 학부모는 “자기의 생각이나 개인적인 일, 목사가 한 말에 조금이라도 반하는 말, 예를 들어서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먹으라고 했는데 ‘그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하면 개박살이 나는 식이었다”며 “그러니까 아이들이 전부 다 목사님 말이면 ‘네,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목사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목사님 말씀이 훌륭하십니다’ ‘목사님이 영성이 뛰어나신, 하나님의 계시를 받은 말씀으로 받겠습니다’ 맨날 그런 식으로 하는 거다”라고 꼬집었다.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뉴시스/AP

또 다른 제보자는 “아이들이 서로를 감시하는 눈이 있어서 못 살겠어서 한마디를 하면 불려 가서 ‘당신 딸이 지금 마귀에 사로잡혔다’고 했다”며 “그러면 ‘목사님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할 때까지 계속 추궁하고 종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부모들끼리 따로 만남을 가질 수도 없었다”며 “친한 사람들끼리 몇 명이 만나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는데, 한번은 그랬다가 ‘누구를 만나러 다니는지 적으라’고 했다”며 ”아이가 어떻게 될까 봐 두려움이 너무너무 컸다. 자녀가 볼모였다”라고 말했다.

교육기관 밖에서 친구를 만나는 것도, 다른 목사의 설교를 듣는 것도 영성을 해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했다. 그곳의 말씀을 한때 진리로 믿었던 그는 최근 그곳을 박차고 나와 이렇게 말했다.

“이제 훌륭한 목사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렇게 풍부하고 다양한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데 맨날 ‘나는 죄인입니다’만 강조하면서 진리의 끝판인 것처럼 얘기하냐고요. 그래서 제가 나오고 나서 ‘나는 죄인입니다’에 ‘나는 노예입니다’를 적용하니까 딱 들어맞는 거예요. 맨날 ‘나는 죄인입니다’를 강조해서 그 설교 말씀 듣고 나서 은혜받은 느낌 같은 걸 많이 썼는데요, 그러면 어떤 부작용이 있냐 하면 죄의 바벨탑을 쌓게 되는 거예요. 누가 누가 추악한 죄인임을 고백하는 자가 가장 영성이 뛰어난 것처럼 되는 거예요”

이 교육기관의 이사장측은 평화나무가 수차례 취재 내용에 대한 반론을 요구했음에도 제대로 된 답변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껏 인간의 인격을 말살하고 그루밍한 교회들이 문제가 폭로되면 그러했듯 평화나무를 ‘교회를 해하는 세력’으로 몰고 가려는 듯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다.

종교가 정치 또는 교육과 만나는데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걸까. 감히 하나님이 이들의 편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신이 내 편’이라며 무엇이든 정당화하려 하는 위 사례의 집사님, 목사님 같은 분들께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예수 믿고 정신차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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