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군 복무자 주택 청약 가점 공약을 내고도, 23일 '주택 청약 통장을 만들어 봤냐'는 질문에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본 적 없다"는 이상한 답변을 해 눈총을 받고 있다.
윤 전 총장은 23일 저녁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2차 토론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으로부터 "주택 청약 통장을 만들어본 적 있나"는 질문을 받자, "전 집이 없어서 만들어 본 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를 들은 유 전 의원이 "집이 없으면 (주택 청약 통장을) 만들어야죠"라고 되묻자, "아니,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재차 밝혔다.
이 같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은 그가 주택청약통장이 무엇인지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주택 청약 통장 보유는 공공 또는 민간 아파트를 분양 받기 위해 첫 단계로 갖추어야 할 자격이라, 집이 없어 집을 구해야 한다면 통장을 개설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이 없어 만들어 본 적 없다'는 발언은 비상식적이다.
이날 두 사람 간 공방은 유 전 의원이 주도권 질문에서 윤 전 총장의 '군 복무자 주택 청약 가점 공약'이 자신의 공약을 표절한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벌어졌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발표한 '군복무자 주택 청약 5점 가점' 공약에 대해 "제 공약과 똑같다. 7월 초에 이야기한 공약과 숫자까지 똑같고 토씨 하나 안 틀리다"라고 짚은 뒤, "남의 공약이 좋다고 생각하면 베낄 수도 있지만, 그 공약을 이해하고 계신지 모르겠다"면서 '주택 청약 통장' 질문을 던졌는데 황당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이후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해당 공약에 대해 계속 질문했다. '군 복무 주택 청약 가점이 왜 5점이 되어야 하는지', '왜 직장 경력을 계산해 청약 가점으로 주겠다고 했는지' 매섭게 물었다.
윤 총장은 앞선 질문에 대해선 처음엔 "국가 위해 복무해서 주는 것"이라고 했다가, "왜 5점이냐"고 재차 묻자 "5점은 부양 가족 수에서 자녀 하나 있으면 배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음 질문엔 "청년 원가주택 이야기 할 때 직장 이야기가 나와 기자 질문의 취지 정확히 이해 못해 그랬다"라고 답하고는, "직장이란 말은 잘못된 말이냐"고 재차 묻자 말을 흐렸다.
윤 총장의 이 같은 모습에 대해 최강욱 열린우리당 대표는 24일 SNS에 '윤 전 총장이 주택청약통장을 안 만든 황당한 이유'란 제목의 누리꾼 글을 공유하며 비판했다.
게다가 윤 전 총장의 '집이 없다'는 발언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지난 6월 관보에 게재된 고위공직자 재산 등록 사항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퇴직일인 지난 3월 6일 기준 공시지가 15억 5500만원 가량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을 포함해 71억 6900만의 재산을 신고했다.
물론 현재 윤 전 총장이 살고 있는 아크로비스타는 배우자 김건희씨 명의이긴 하다. 김 씨는 아크로비스타 복합건물과 51억 600만원 가량의 예금, 2억 6000만원 상당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 명의의 재산은 예금 2억 4000만원이 전부였다.
한편, 윤 전 총장의 토론회 발언이 논란이 되자, 이날 해당 캠프에서 해명을 내놨다.
윤석열 캠프는 "(윤 전 총장이) 30대 중반에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는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 청약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직업 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다녀야 했던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이유 중 하나"라며, "그런 취지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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