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기자단 폐쇄적 운영’ 방관한 법원의 무책임성 드러났다

서울 서초구 법원청사 모습ⓒ사진 제공 = 뉴시스

법조 출입기자단의 폐쇄적 운영을 방관하고 있는 법원의 무책임한 행태가 드러났다.

법조 기자단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특정 매체의 출입자격을 제한한 법원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검찰 기자단’으로 알려진 법조 기자단의 카르텔을 깨기 위한 소송이다. 재판부는 법원에 특정 매체의 출입을 막은 ‘합리적인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지만, 법원은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강우찬)에 지난 24일 석명사항에 대한 준비서면과 구석명신청서를 제출했다. 인터넷 언론사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등법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출입증발급 등 거부처분 취소 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열린 1차 변론기일에서 “출입기자단의 의견을 참조해 출입증발급 등을 결정한다”는 법원에 강하게 의문을 표하며 “기자단의 선정 그 자체가 왜 합리적인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석명을 요구했다.

법원·검찰을 취재하기 위해서 기존 출입 매체들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실정이다. 6개월 동안 서초동 소재 법원·검찰청 담당 등 최소 3명의 인력으로 법조 관련 기사를 보도해야 한다는 객관적 조건이 갖춰지더라도, 기자단 재적인원 3분의 2가 출석해 과반수가 찬성하는 투표를 거쳐야 기자단에 가입할 수 있다. 법원은 기자단 가입 후에 출입증발급을 신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은 준비서면에서 “출입증발급 등에 관한 권한을 출입기자단에 위임하지 않았다”면서도 사실상 기자단의 심사결과만 의존하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출입증발급 과정에서 출입기자단의 의견을 어떤 형식과 절차를 통해 확인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서울고법은 “해당 언론사가 출입기자단에 가입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기자단이 어떤 근거로 가입 여부를 결정했는지 전혀 판단하지 않은 셈이다.

또 ‘지난해 일부 매체 기자들에게 출입증을 발급했는데, 당시 출입기자단이 법원에 제출한 의견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서울고법은 “출입증발급과 관련 출입기자단이 법원에 제출하는 신청서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1차 기일에서 “서울고법 측은 출입기자단이 (출입을 희망하는 언론사를) 안 받아줘서 어쩔 수 없다고 하는데, 이런 답변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공물사용권을 사전에 사인들에게 맡긴 것이 돼 있을 수 없는 답변”이라고 비판했는데, 이번 준비서면 역시 이 같은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측이 제시한 법원청사 관리 내규, 법원 홍보 내규 등에서도 출입증발급 등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없었다. 임의적 규정에 따라 비출입 기자의 법정 내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거나 사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 방식으로 법조기자단의 폐쇄적 운영을 지원한 셈이다.

미디어오늘 외에도 뉴스타파·셜록이 서울고검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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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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