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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드’도, ‘그린파인’도 실정법상 전자파 안전성 측정 안 거쳤다

전파법 고시에 ‘최대출력 조건 측정’ 명시, 국방부 측정 참여 전문가들도 문제점 인정

해운대구청 및 구의회 관계자와 주민들이 지난 9월 28일 충북 지역에서 그린파인 레이더가 설치된 부대에서 공군 관계자로부터 전자파 측정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장산마을 주민협의회 제공


국방부가 사드 레이더 등 전자파의 안전성을 내세우며 그동안 측정한 내용이 전파법에서 규정한 ‘최대 출력’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이를 근거로 국방부가 그동안 내세운 안전성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전망이다.

국방부는 과거 주한미군의 성주 사드 레이더부터 최근에는 추가로 도입하는 ‘그린파인 레이더’까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전자파 유해 민원이 발생하자 해당 장비의 ‘출력’은 군사기밀을 이유로 밝히지 않은 채, 현장에서 일회성으로 측정한 전자파 수치만 내세우며 안전성을 주장했다.

부산 해운대구 장산마을 주민들이 해당 지역에 설치될 예정인 ‘그린파인 레이더’의 기지 공사 중단을 요구하자 국방부는 9월 28일 해운대구청의 중재로 충북에 이미 설치된 그린파인 레이더 현장에서 민관군 합동 전자파 측정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해당 장비의 출력 상태는 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당일 측정한 수치가 전파법에서 규정한 기준보다도 미미하다는 것을 근거로 주민들을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성주에 도입된 사드 레이더도 같은 방식으로 전자파를 측정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한 바 있다.

하지만 전파법에 따른 전자파강도 측정 기준 고시(국립전파연구원고시 제2019-3호)는 해당 장비가 ‘최대 출력’ 조건일 경우에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는 ‘무선 기지국’의 전자파 강도 측정은 물론 군사 레이더와 같은 ‘RF 펄스형’ 측정 시에도 “운영 모드 중 최대의 전자파 노출 조건에 해당되는 모드를 설정하고 측정을 한다”고 명시했다.

전파법에 따라 국립전파연구원이 전자파 강도 측정 기준을 고시한 내용에 해당 장비는 ‘최대 출력’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는 고시 내용ⓒ해당 문서 캡처

이에 관해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모든 장비나 시설물은 출력이 높아지면 전자파 강도가 강해짐으로 최대 출력 시의 측정값이 전자파 유해 기준 이내에 들어야 한다는 법적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자레인지나 휴대폰 등 전자장비가 전자파 안점 검증을 통과하려면, 법에 규정된 최대 출력 상태에서 나온 전자파가 유해 기준치 이내에 있어야 인증을 받게 된다는 의미다.

군사장비의 경우 전파법이 정한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전자파 유해 유무를 알 수 없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파연구원 관계자도 “군사 레이더는 군사장비인 관계로 세부 사항이나 출력을 알지 못해 판단이나 설명하기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그린파인 레이더 전자파 측정에 참여한 과기부 산하 전파연구소 관계자도 “법적 규정으로 최대 출력 시에도 기준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맞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는 “우리는 군이 제시한 지점에서 당시 측정한 데이터만 가지고 평가를 한 것일 뿐”이라면서 “당시 출력 상태는 군사장비라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로 함께 측정에 참여한 모 대학 교수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출력이 높아지면 전자파 강도가 세지는 것이 맞다”면서 “당시 군이 지정한 지점에서 측정 장비로 측정해 주파수에 따른 전자파 수치만 적었을 뿐, 해당 레이더의 출력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에 관해서는 군에서 답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 ‘군사기밀’ 핑계만 거듭
내부 안전 규정도 연 1회 형식적 측정에 불과

군 관계자는 전파법에서 규정한 ‘최대 출력’을 전제하지 않은 수치 측정이 유효한지에 대해 “출력은 군사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작전 상황에서 측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최대 출력 상태가 되더라도 (유해)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그동안 ‘최대 출력’ 상태에서의 측정값도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최대 출력 상태에서 측정해본 적이나 관련 자료가 있느냐는 지적에 군 관계자는 “군사기밀인 관계로 더 이상은 알지 못한다”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군의 전자파 안전 규정이 별도로 있는지에 대해서도 “전파법에서 규정한 기준을 근거로 연 1회 해당 장비를 측정한다”고만 답변했다. 전파법 규정은 ‘최대 출력’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연 1회 측정하는 것으로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는 곤혹감을 나타냈다.

국방부 관계자는 법규정에 벗어난 측정이 장병이나 주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지에 관해 “출력 등 세부 사항은 군사기밀인 관계로 군에서도 어려움이 많다”고 답변했다. 이 관계자는 “지적된 문제는 향후 군 내부에서도 보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12일 경부 성주 주한미군 사드(THAAD)기지에서 환경부와 국방부 조사단이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이더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 환경영향평가를 하고 있다ⓒ주한미군 제공

한편, 최근 부산 해운대구 장산마을과 일대 주민들은 산 정상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구청의 약속과는 달리 갑자기 주민 공지나 동의도 없이 그린파인 레이더 등의 설치를 위한 공사가 시작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인구 40만이 거주하는 주거 지역에 위험한 군사시설이 들어서는 문제와 레이더 전자파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장산마을 손웅희 간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자파 측정 당시 공군은 출력 공개를 거부했고 추적 모드 측정 등의 요구도 거부했다”면서 “레이더 스위치만 켠 상태에서 측정한 수치를 가지고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민 의사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레이더 기지 설치 공사 중단을 위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원 해운대구의회 의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구 40만 명이 사는 주거 밀집 지역 근처에 일방적으로 군사 레이더 기지 설치를 강행하는 것은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험에 빠뜨리는 군사정권식 탁상행정”이라면서 “누가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했는지 밝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구민들의 뜻을 모아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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